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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공급망 협력의 핵심, USMCA
지난 1월 10일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nited States-Mexico-Canada Agreement, USMCA)의 당사국인 미국·멕시코·캐나다 북미 3국 정상은 회담을 갖고 반도체 및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역내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미 3국은 역내 반도체 공급망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반도체 포럼’을 신설하기로 합의했으며, 각국이 보유하고 있는 핵심광물 자원량 및 매장량에 관한 내용을 상세히 파악할 수 있도록 북미 핵심광물 자원지도 작성을 위해 적극 노력하기로 약속했다.
강구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미주팀 팀장

2020년 7월 1일 발효  

USMCA의 전신은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미국·멕시코·캐나다 간에 1992년 체결돼 1994년 1월부터 발효된 ‘북미자유무역협정(North American Free Trade Agreement, NAFTA)’이다. 동 협정은 북미 3국 간 지역경제 블록을 형성하기 위한 무역협정으로서 시장효율성 추구, 규모의 경제 및 경쟁 촉진, 불확실성 해소를 목표로 3국 간에 교역되는 대부분의 상품에 대한 관세를 단계적으로 인하 및 철폐했다. 하지만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폭을 키우는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한 NAFTA의 재협상 절차가 개시돼 2020년 7월 1일부터 USMCA가 발효됐다.

미국 의존도가 높은 미국·캐나다·멕시코 역내 교역

미국의 세계 총 수출액은 1조6,300만 달러를 기록했는데, 그중 캐나다와 멕시코의 비중이 각각 15.9%, 15.2%로 1, 2위를 차지했다. 한편 미국은 전 세계 각국으로부터 2조7,300만 달러에 달하는 상품을 수입했는데, 수입액 규모로 보면 멕시코(13.2%)와 캐나다(13%)가 중국(19.4%)에 이어 각각 2, 3위 자리에 포진하고 있다. 미국의 캐나다 수출품목 중에서는 승용차(5.3%), 화물자동차(4.61%), 자동차 부품 및 액세서리(3.79%) 등 자동차 관련 제품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캐나다로부터의 수입품목은 원유(22.2%), 승용차(7.44%), 석유가스(3.77%)로 원유가 큰 격차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캐나다의 세계 수출액 및 수입액은 각각 4,840억 달러, 4,670억 달러를 기록했고, 그중 대미 수출 및 수입 비중이 각각 73.4%, 55.6%나 돼 미국에 대한 교역의존도가 상당히 높다. 한편 미국의 멕시코 수출품목은 정제석유(10.5%), 석유가스(5.68%), 집적회로(3.56%), 사무용기기(3.55%) 순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주요 수입품목은 컴퓨터(7.83%), 승용차(7.41%), 자동차 부품 및 액세서리(7.4%) 등이다. 멕시코의 세계 수출액 및 수입액은 각각 4,740억 달러, 4,590억 달러를 기록했는데, 여기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76.2%, 53.8%에 달한다.

노동·환경·디지털 무역과 관련된 조항 신설  

USMCA에서는 기존에 NAFTA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노동·환경·디지털 무역과 관련된 조항이 신설됐으며, 원산지 규정은 한층 강화됐다. 먼저 자동차 분야에서 역내 노동가치비율 요건이 강화됐는데, 특히 시간당 최소 16달러의 임금을 받는 노동자가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의 40~45%를 생산하도록 규정한 점이 눈에 띈다. USMCA는 미국이 체결한 무역협정 중 가장 높은 디지털 무역 규범 수준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예를 들어, 한·미 FTA와 달리 USMCA는 국경 간 데이터 이전 제한 및 금지를 못하도록 이를 의무 조항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컴퓨팅 설비의 지역화(localization) 조치 요구 금지는 물론 소스 코드 공개 금지 역시도 의무 규정으로 포함하고 있다. 아울러 USMCA는 자동차 관련 품목별로 강화된 원산지 기준을 포함하고 있는데, 일부 품목을 제외한 대부분의 승용차와 경량 트럭의 경우 기존 NAFTA에서 규정한 북미 역내부가가치 비율인 62.5%를 순차적으로 상향 조정해 최종적으로 북미산 비중을 75%에 맞추도록 설계돼 있다.

4대 핵심품목 6대 산업 중심의 공급망 재편 

미국은 이미 USMCA를 통해 캐나다, 멕시코와 함께 강력한 지역경제 블록을 구축했다. 올해 1월에 개최된 북미 3국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멕시코의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에게 최근 미국에서 일고 있는 반도체 투자 붐을 활용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도록 권고했다. 이러한 권고는 미국이 보조금과 투자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반도체 제조 기반을 자국 내로 유치하는 한편, 멕시코·캐나다와 공급망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동아시아 지역이 갖고 있는 반도체 생산 주도권을 북미 역내로 가져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을 북미에서 최종적으로 조립된 전기차에 국한해 제공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배터리 구성품의 경우에도 북미산 비중을 50%(2023년 기준, 2028년 100%)에 맞출 것을 요구하는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한국과 USMCA

한국과 USMCA 협정 당사국 간 상품교역 현황에 따르면 먼저 한국의 2021년 기준 대미 수출액(959억 달러)은 세계 총 수출액(6,530억 달러) 중 14.69%를 기록하고 있으며, 대미 수입액은 664억 달러로 전체 수입액 중 11.49%를 차지했다. 이와 더불어 2016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한국의 대미 수출액 및 수입액의 연평균 증가율은 각각 7.0%, 10.5%인데, 특히 2020년 대비 2021년 대미 수출액 및 수입액 증가율은 각각 27.9%, 24.1%에 달할 만큼 큰 폭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2021년 기준 한국의 대미 주요 수출품목은 승용차(18.3%), 사무용기기 부품(7.92%), 자동차 부품 및 액세서리(5.98%) 등이며, 수입품목으로는 원유(12.1%)와 석유가스(9.96%)의 비중이 높다. 다음으로 한국은 2021년 기준 멕시코에 123억 달러어치를 수출했는데, 수출품목 비중은 자동차 부품 및 액세서리(9.33%), 도금압연강판(7.55%), 사무용기기 부품(6.23%) 순이다. 한편 2021년 한국의 대멕시코 수입액은 64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는데, 여러 수입품목 중에서 원유 비중(44.3%)이 압도적으로 높다. 끝으로 2021년 기준 한국의 대캐나다 수출액은 74억6,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USMCA 당사국 중 가장 적은 수출 규모를 보여주고 있다. 1위 수출품목은 승용차로 무려 40.5%의 비중을 나타내고 있으나 그 외 품목은 5% 미만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 2021년 캐나다로부터 53억4,000만 달러어치의 상품을 수입했는데, 주요 수입품목으로는 석탄브리켓(18%), 동광(13.8%), 철광석(10.2%) 등 원자재 비중이 상당히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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