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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A to Z
경제안보 관점에서 본 글로벌 공급망 재편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면서 ‘경제 안보’ 개념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랜들 슈라이버(Randall Schriver) 전 미국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차관보의 인터뷰를 통해 복잡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 한국 기업의 기회 및 위협 요인을 살펴보도록 한다.
자료 글로벌공급망분석센터

최근 글로벌 공급망 붕괴 이슈와 관련해 경제안보와 국가안보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중국은 자국의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무역과 경제, 투자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이전에는 경제안보의 개념을 특정한 사안에 국한되어 있는 문제로 인식해왔으나 이제는 공급망 안정성, 인프라, 항만 등으로 범주가 확대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경제 및 무역 문제에 정통한 국가안보 전문가를 필요로 한다.

미국의 경제안보 방향에 관해 어떤 견해를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수십 년간 미국은 이익을 최적화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세계화에 의존해왔다. 이 과정에서 비우호적인 공급자나 거래 관계에서 취약성에 의한 문제가 발생했다. 미국은 세계화로 인해 발생했던 문제에 대한 간극을 조정하고자 노력 중이다. 또한 미국의 무역 파트너 중 일부는 이러한 미국의 경제안보 행위가 보호무역주의와 같은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인식하고 있음을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과 같은 우려국의 경제·국가 안보 전략에 대응하기 위해 경제안보 측면의 특정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보완해 인도·태평양 지역의 공급망 복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리라고 보는지.

미국은 2024년 대선이 예정돼 있는 만큼 현재 CPTPP 가입을 논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하지만 공급망 다양화와 리쇼어링(해외 진출기업의 국내 복귀), 프렌드쇼어링(동맹국·우호국 간 공급망 구축) 등 조치가 공급망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고, IPEF가 그것을 위한 잠재적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은 CPTPP와 유사한 관점에서 파트너 국가가 원하는 것을 일관되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파트너 국가가 원하는 바와 일치하지 않는 동맹관계와 새로운 공급망을 구축할 수밖에 없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경제적 접근 방식은 어떠한가. 미국과 동맹국 간 안보 이익 확보, 인권보호, 중국과 공정한 경쟁 추구, 기후변화 등 글로벌 협력 과정도 포함되나.

인권보호 측면에서 중국 신장의 강제노동이 근절될 수 있도록 ‘강제노동방지법’을 통과 시킨 것은 적절하다. 이를 통해 인권을 지키는 행위가 우리 전략의 일부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기후변화 측면에서 중국은 탄소 최대 배출국으로서 책임이 있기 때문에 기후변화에 대한 협력을 위해 중국을 설득하거나 협상을 시도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다만 중국은 기후변화에 대한 공동의 조치가 자국의 이익과도 상통함을 알아야 한다.

중국의 핵심광물에 대한 독점지배력은 미·중 지정학적 경쟁 심화의 주요 원인이 됐다. 글로벌 탈탄소화와 국제안보 관점에서 핵심광물의 공급망 확보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핵심광물 확보는 모든 과정의 기초가 되기에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중국이 여전히 지배하고 있는 광물이 있다면 우리는 경제적 안보를 확보하기 어렵다. 지난해 10월 7일 행해진 대중국 반도체 수출통제 조치 이후에도 중국은 여전히 패키징과 테스트 분야에서 공급망 내에 존재하고 있고, 우리의 공급망은 여전히 취약하다. 최근 미국은 파트너 국가와 공급망을 견고히 하기 위해 호주, 일본과 핵심광물 협정을 체결했다. 미국은 여전히 잠재적인 단절에 매우 취약한 만큼 이러한 방식으로 핵심광물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

한·미·중 3국 관계와 관련해 한국 중소기업들에 해줄 수 있는 조언이 있다면.

미국이 실제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들을 통해 배운 것은 중국에서 사업을 할 때 그에 상응하는 대가가 따른다는 점이다. 또한 중국의 군·민 간 융합 전략은 겉보기에 우호적으로 보일 수 있는 무역관계가 실제 군사적으로 활용 및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극히 우려되며, 특히 첨단기술 분야에서 이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때로는 정부가 개입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상당수의 회사가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것이 공정한 경쟁으로 이어지지 않음을 깨달았다고 본다

랜들 슈라이버(Randall Schriver)

2018~2019 미국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 담당 차관보

2020~현재 싱크탱크 프로젝트 2049 이사회 의장

2020~현재 미중경제안보심의위 비상근위원

2008년 아시아 안보문제에 초점을 맞춘 워싱턴 싱크탱크 ‘프로젝트 2049 연구소’를 직접 설립했으며, 중국 및 북한 등에 대한 안보 이슈 전문가로 꼽힌다.

글로벌공급망분석센터

글로벌 공급망 이슈에 대한 상시·전문적 분석 역량을 갖춘 국내 유일의 공급망 분석 전문기관으로, 2022년 2월 9일 출범했다.
정부부처, 무역관, 업종별 협회 및 주요 기업 등으로부터 수집된 주요 산업 관련 국내외 동향을 심층 분석하고, 정부·민간의 대응전략 수립을 지원하며 <글로벌 공급망 인사이트>를 주간으로 발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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