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EU 경제 안보를 해치는 회원국의 역외 투자, 외국인의 역내 투자를 구체적으로 모니터링해 규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군사적 용도로 전용될 가능성이 있는 이른바 ‘이중 용도 품목’에 대한 수출 통제 강화 필요성도 제기했다. 사실상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두고 서방과 대립 중인 러시아와 중국을 겨냥한 조치로 분석된다.EU 집행위원회(이하 집행위)는 1월 24일(이하 현지시각) ‘EU경제안보전략’을 구체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EU경제안보전략은 기술 전환 가속화, 지정학적 긴장 고조 등으로 초래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2023년 6월 채택된 경제 안보 정책이다. 이니셔티브는 구체적으로 △외국인 투자 심사 강화 △EU의 역외 투자 심사 도입 검토 △이중 용도 상품 수출 통제 강화 △잠재적 이중 용도 기술 연구개발(R&D) 지원 △연구 보안 강화 등 5가지다. EU는 2019년부터 경제 안보에 대한 외국인 투자의 잠재적 위험성을 심사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왔다. 외국인직접투자(FDI)가 고용 창출과 경제성장에 기여하지만, 일부 투자는 경제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번 이니셔티브를 통해 집행위는 3년간의 외국인 투자 심사와 규정 이행 현황을 평가하고, EU 회원국에 의무 심사 산업 섹터를 지정하자고 제안했다. 집행위는 또 EU의 모니터링 시스템 부재로 역외 투자의 잠재적 위험성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추후 3개월간 이해
관계자의 의견을 조사하고 1년간 모니터링을 거쳐 정책 대응 여부와 방법을 결정하기로 했다. 민간·군사용으로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이중 용도
품목에 대한 수출 통제 강화도 제안했다. 이중 용도 품목에는 인공지능(AI), 반도체 등을 활용한 첨단 전자 제품과 독극물, 원자력·미사일 등이 포함된다. 집행위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 지정학적 긴장이 커지면서 이중 용도 품목에 대한 일관된 효율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의 목적을 러시아와 중국에 대한 견제로 해석하고 있다. EU가 경제 안보 전략을 구상하게 된 배경으로 러시아의 자원 무기화로 인한 유럽 에너지 대란 등이 꼽히고 있어서다. 집행위는 “가능한 한 많은 국가와 협력해 EU의 경제 안보를 증진하는 접근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4월 정상회담 개최를 추진한다. 요미우리신문과 교도통신 등은 1월 18일 기시다 총리가 4월 10일쯤 미국 워싱턴 D.C.를 국빈 방문하는 정상회담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시다 총리는 방미 기간 미·일 동맹 강화를 피력하기 위해 미 의회 연설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일본 총리가 미국을 국빈 방문하는 것은 2015년 아베 신조 전 총리 이후 처음이다. 9월 차기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둔 만큼, 기시다 총리가 미국과 협력을 내세워 정권 부양을 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의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며 유럽 증시 시가총액 3위 기업이 됐다. AI 열풍을 기반으로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1월 22일 블룸버그는 이날 ASML 주가가 전날 종가 대비 약 3% 상승하며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시가총액은 3060억달러(약 409조원)에 달했다.주가 상승 원인으로는 반도체 제조 업체들의 첨단 장비 수요 증가가 꼽힌다. ASML은 반도체 초미세 공정에 필요한 EUV(극자외선) 장비를 만드는 유일한 기업이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황이 시장의 기대보다 빠르게 회복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주도하는 한국 반도체 수출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국이 자국 내에 공장을 건설하는 반도체 기업들에 수십억달러 보조금을 지급할 전망이다. 1월 2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바이든 대통령이 3월 7일 예정된 의회 국정 연설 전 대규모 반도체 기업 보조금 지원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의회 국정 연설에서 자신의 경제정책인 ‘바이드노믹스’ 성과를 강조해, 11월 대선 유권자의 표를 얻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WSJ는 애리조나·오하이오·뉴멕시코·오리건주(州)에서 반도체 제조 시설을 확장 중인 인텔과 애리조나주 피닉스 인근에 공장을 건설 중인 대만 TSMC가 먼저 혜택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인텔과 TSMC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애리조나주와 오하이오주는 대선 격전지로 간주되는 지역이다. 이 밖에 텍사스주 댈러스 인근에서 173억달러(약 23조원) 규모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삼성전자 등도 수혜를 입을 후보로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EU의 ‘기업의 지속 가능한 공급망 실사 지침(Corporate Sustainability Due Diligence Directive)’ 법안이 EU 이사회 표에서 좌초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크리스티안 린트너 독일 재무장관이 1월 23일 “지금은 공급망 지침을 추가할 때가 아니다”라며 해당 지침이 상당한 법적 불확실성을 야기한다는 업계 비판에 힘을 실어줬기 때문이다.이에 대해 독일 정부 대변인은 “해당 지침에 관한 연립여당 내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라며 “정부는 협의 결과를 EU 이사회 표결 시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린트너 장관은 독일 자유민주당(FDP) 소속으로, FDP가 EU 법안 추진에 제동을 건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23년에는 EU의 ‘2035년 신규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 금지 법안’이 최종 확정되기 직전에 반대 의사를 밝혀, 법안 채택을 연기시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