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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무역 인터뷰

해외 인터뷰 ①
Interview 스콧 풀포드 | 美 소비자금융보호국(CFPB) 선임 이코노미스트 “美 강한 성장세 주도 소비 호조… 가계 저축, 팬데믹 전보다 늘어”

“실질임금 상승은 2023년 하반기에도 상당했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하 인플레)이 이전 몇 개월보다 훨씬 낮아졌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이 추세가 계속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스콧 풀포드(Scott Fulford) 미국 소비자금융보호국(CFPB·Consumer Financial Protection Bureau)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이메일 인터뷰에서 “미국의 실질 중위소득 수준이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노동시장이 (빈 일자리 등으로) 여전히 여유가 없어 실업 상태에 놓인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게 됐고, 최저임금이 물가 상승률보다 더 빠르게 상승했다”는 점을 낙관론의 근거로 제시했다.

정원석 기자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금융회사의 불공정 관행에서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2011년 설립된 소비자금융보호국은 금융 상품 및 서비스 규제를 담당하는 미국 정부 기관이다. 이 기관에서 풀포드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금융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서베이 개발을 책임지고 있다. 풀포드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강한 성장세를 주도하는 소비경기 호조 배경으로 △고용 시장 개선 △빠른 경제성장 △저축액 증가 등 소비자금융 상황 개선 등을 지목했다. 최근 우려가 커지고 있는 신용카드 연체율 상승 등 가계 부문 재무 건전성에 대해서는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시기인 2020~2021년 급격히 개선된 후, 서서히 약화하는 상황”이라며 “2023년 청구서 지불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구 비율(38%)이 2022년에 비해서는 높아졌지만, 팬데믹 전인 2019년보다는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터뷰 내용은 개인적인 의견이며, 나의 고용주나 미국 정부 입장과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미국의 소비경기 강세가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연율 3.3%)을 끌어올렸다. 소비경기가 꺾이지 않는 이유는.

“미국의 소비자 지출이 강세를 지속하는 원인은 주로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지난 2년간 높은 고용률과 빠른 실질 GDP 성장률로 전반적인 경제가 좋았다는 점 그리고 2021년과 2022년보다는 덜하지만 평균적인 소비자의 재정 상태가 여전히 2019년보다 더 나은 편이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소득 분포 전반에 걸쳐 소비자는 저축액을 줄이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2019년보다 더 많은 돈을 저축하고 있다.”

강한 소비 증가세 원인이 팬데믹 기간중 정부의 현금 지원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내가 ‘팬데믹 패러독스’ 같은 책에서 썼듯이 미국인은 2020년과 2021년에 지출을 크게 줄이는 동시에 정부의 현금 지원으로 소득이 감소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이 때문에 미국인은 저축을 통해 외부 경제 충격을 완충할 수 있는 쿠션을 쌓을 수 있었다. 초과 저축액 덕분에 소비자는 소비를 계속했고, 연준의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성장세에 도움이 됐다. 팬데믹 저축은 점점 줄어들고 있고, 2024년 중 고갈될 가능성도 있다. 초과 저축이 소진되면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지 않아 미국의 경제성장이 둔화할 수 있다. 하지만 (예측되는) 고갈 시기는 몇 가지 까다로운 가정과 불완전한 데이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신용카드 연체 비율이 오르는 등 미국 가계의 재정 건전성 악화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대부분 미국인의 재정 건전성은 팬데믹을 거치며 2020~2021년 급격히 개선된 후, 서서히 약화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신용카드 및 자동차 대출 연체율은 증가하고 있지만, 모기지 연체율은 여전히 사상 최저 수준에 근접해 있다. 미국 소비자금융보호국이 최근 발표한 ‘2023년 생계유지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청구서나 비용을 지불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가구 비율이 38%로 나타났다. 2022년에 비해서는 증가했지만, 팬데믹 이전인 2019년보다는 약간 낮은 수준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 가계의 중위소득 감소를 소비 제약 요인으로 전망한 바 있다.

“미국의 실질 중위소득이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더 낙관한다. 노동시장이 여전히 여유가 없어 실업 상태에 놓인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게 됐고, 최저임금이 물가 상승률보다 더 빠르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2023년 하반기에도 실질임금 상승은 상당했다. 인플레이션이 몇 달 전에 비해 훨씬 낮아졌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런 추세가) 계속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월 경제활동 보고서(베이지북)에서 “거의 모든 지역에서 구인 증가, 이직률 감소, 기업의 선별적 채용, 임금 압력 완화 등 노동시장 냉각의 징후가 나타났다”고 언급했다.

“노동시장은 지난 2년간 뜨거웠던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냉각되고 있을 뿐이다. 주요 연령대 고용률은 2007년보다 높고 사상 최고치에 이르렀던 2000년에 비해 약간 뒤처진 수준에 불과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고용률이 지금처럼 높아지는 데 10년이 걸렸다. 노동시장의 열기가 팬데믹 이후 이렇게 빨리 그 수준에 도달한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

2023년 7월까지 진행된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미국 소비자금융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지금까지 드러난 바로는 금리 인상은 ‘주택’ ‘자동차’ 두 부문을 제외하고 소비자와 고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거의 미치지 않았다. (고정 이자 비중이 높은) 기존 주택 소유자의 모기지 대출은 대부분 이자율이 매우 낮기 때문에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대출 상환 부담이 증가하지 않아) 많은 사람이 주택을 매각하고 다른 집으로 옮길 의향을 갖지 않게 했다. 그 결과 2023년 판매된 주택은 거의 30년 만에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 주택 구입이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비싸졌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로 높은 이자율과 자동차 가격 상승으로 자동차 대출의 월 상환액이 증가해 연체율이 증가하고 있다.

미국 경제의 연착륙을 자신하나.

“미국 경제는 이미 연착륙했다. 2023년까지 고용과 GDP 성장이 높은 수준을 유지했고, 인플레는 빠르게 하락했다. 지난 6개월 동안 인플레는 (개인적으로 너무 낮다고 생각하는) ‘2% 목표’ 가까이에 있었다. 1인당 GDP는 팬데믹이 발생하지 않았더라면 돌아갔을 곳에 도달했으며, 이는 전반적으로 미국 경제의 대응이 놀라울 정도로 효과적이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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