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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트렌드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
홍해 이어 호르무즈해협까지 커지는
중동발(發) 공급망 리스크
세계 물류·에너지 교역의 핵심 지역인 중동 아라 비아반도 일대에서 미국을 위시한 서방 세력과
이란 및 친이란 세력이 충돌하면서 역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자칫 국제 유가 급등과 물류 대란 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23년 11월 25일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항공모함 전단과 유도탄 구축함 USS스테템, 프랑스 해군 호위함 FS랭귀독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1월 11일(이하 현지시각) 아라비아반도 동쪽 호 르무즈해협에서 이란 해군이 미국 유조선 ‘세인트 니콜라스호’를 나포했다. 이란은 해당 유조선이 이란산 석유를 훔쳐 간 데 따른 사법적 조치라는 입장이다. 반면 미국 정부는 선박 나포에 정당한 사유가 없다며 이란 측에 즉시 석방을 요구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란은 그간 서방과 갈등 을 빚을 때마다 이곳을 지나는 각국 유조선을 ‘인 질’로 삼은 전례가 있다.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당 시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맺은 핵 협상을 일방적 으로 탈퇴하자, 이란은 2019년 5월 호르무즈해협 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등 외국 선박 네 척을 나포 했다.

같은 해 6월에는 미군의 드론까지 격추, 양 측이 무력 충돌 직전까지 갔다. 문제는 호르무즈해협이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이라크, 이란,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요 산유국의 핵심 해상 운송로란 사실이다. 전 세계 천연가스 교역량 3분의 1, 석유 6분의 1이 이곳을 통과한다. 한국의 경우 석유 수송량의 67%가 이곳을 지난다. 실제로 이란의 미국 유조선 나포 소식이 전해진 1월 11일 북해 브렌트유 가격이 2.2% 상승하기도 했다. 전 세계가 가장 우려하는 시나리오는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는 경우다. 골드만삭스 원유 리서치 부문 수석인 다안 스트루이벤은 최근 CNBC에 “호르무즈해협이 한 달 동안 폐쇄된다고 가정하면 유가는 20%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동 지역 일대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 동시다발 충돌에 격랑 휩싸이는 중동


친이란 무장 세력들은 이라크와 시리아에 있는 미군 기지에 연달아 공격을 가하고 있다. 1월 27일에는 요르단 동북부 시리아 접경 군기지에서 드론 공격으로 미군 세 명이 사망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미군도 반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1월 4일 드론으로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 무장 세력의 수장을 사살한 데 이어, 1월 23일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 시설 세 곳에 공습을 가했다. 특히 미군 사망 사건과 관련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번 공격의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는 입장이다. 홍해에서 상선을 무차별 공격 중인 친이란 반군 세력 후티를 상대로도 미군은 1월 12일부터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1월 22일에는 호주, 바레인, 캐나다, 네덜란드의 지원을 받아 8개 후티 표적을 공격했다.

미국은 후티의 상선 공격 능력을 없앨 때까지 공습을 이어가겠다고 밝히고 있다.이처럼 ‘원유 동맥’으로 불리는 호르무즈해협과 ‘수출 길목’ 홍해에서 군사적 충돌이 동시 발생하면서 새해 세계경제가 암초를 만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장 석유 전문 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은 국제 유가가 올해 3월 말 110달러(약 14만6190원)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물류비는 이미 치솟고 있다.

글로벌 해운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월 19일 기준 2239.61을 기록, 2023년 12월 1일(1010.81) 대비 약 122% 폭등했다. 물류 대란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독일 베를린 외곽 테슬라 그륀하이데 공장은 1월 29일부터 2월 11일까지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홍해 항로가 막히며 부품 수급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볼보도 자동차 기어박스 납품 지연으로 벨기에 헨트 공장 가동을 중단할 방침이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재발 가능성도 제기된다. JP모건체이스는 홍해발(發) 배송 지연이 장기화할 경우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소비자 물가가 0.7%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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