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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포커스
2023 통상 현안 세미나 개최
통상 규제, 정부와 기업 협력 통해 기회로 살린다
우리나라의 국익을 지켜낸 대표적인 통상 성과를 점검하고 향후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통상전략을 논의하는 ‘2023 통상 현안 세미나’가 개최됐다. 민간 전문가와 4개 업종별 협회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이날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미·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이 공급망 내 대한민국의 역할을 인정한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이선민 기자  사진 박충렬

지난 10월 24일 서울 트레이드타워에서 ‘2023 통상현안 세미나’가 개최됐다. 이번 세미나는 △미국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통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이후 우리 산업 영향 분석 △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주요 내용 및 전망 등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였다.
이날 세미나에 참가한 민간 전문가와 주요 업종별 협·단체 등은 강대국의 보호주의와 기후변화를 앞세운 수출통제 조치 강화에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협의에 나서면서 산업 피해를 최소화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반도체 수출통제’에 대해 토론한 고종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센터장은 “미국이 10월 13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내 반도체 공장을 ‘검증된 최종사용자(VEU)’로 지정한 것은 반도체 공급망에서 우리 기업의 역할을 인정한 것”이라며 “앞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우리 기업은 별도 허가 절차 없이 무기한 장비를 공급받을 수 있게 돼 우리 기업의 중국 현지 영업활동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실장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이후 우리 산업 영향 분석’ 발표를 통해 “IRA 요건을 적용받지 않는 리스차 위주로 전기차 판매를 늘리면서 국내 업계 실적을 방어할 수 있었다”며 “오히려 대미 배터리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하는 등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배터리 제조사의 미국 진입이 제한돼 우리 기업이 미국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뿐더러, 배터리 광물 내재화 및 조달처 다양화로 높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효과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주요 내용 및 전망’을 토론한 홍정의 한국철강협회 실장은 “‘CBAM 이행규정’의 최종안에 우리 측 요구사항인 공정별 배출량 산정방식이 반영된 점은 우리 기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번 배출량 산정방식 변경으로 인해 우리 주력 수출제품인 철강의 경우 배출량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협력 채널 활용해 국익 우선 통상정책 추진할 것

양병내 산업부 통상차관보는 개회사를 통해 “주요국은 우리나라의 핵심산업인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산업 공급망 관련 정책을 새로 도입하고 있어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그간 정부는 우방국들과 정상외교를 통해 쌓아온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긴밀히 협의해 최근 주요 통상 현안에 대응해왔다”고 전했다.
산업부는 앞으로도 거세지고 있는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파고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 공급망 산업대화, 한·미·일 산업장관대화, 한·EU 무역위원회 등 협력 채널을 활용해 국익 우선의 통상정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미니인터뷰
mini interview

고종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정책지원본부 전략연구센터장

반도체 수출통제, IRA, EU CBAM 등 현안에 대해 다양한 논의가 이어졌는데요, 이번 세미나는 어떤 의미를 갖나요?

해결점이 나왔다기보다는 최근에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산업에 있어서 정부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해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반도체 지원정책이나 미국의 대중국 수출통제와 같은 글로벌한 통상 변화는 기업이 단독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늘 정부와 산업계가 주요 현안에 대해 정보를 공유하고 해결책을 함께 고민함으로써 반도체와 같은 첨단 전략산업 발전 전략을 수립하는 데 중요한 자리였다고 생각합니다.

미·중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대미·대중 수출관계를 어떻게 진행해야 할까요?

우리나라가 반도체 강국이라고는 하지만 반도체를 제조하는 데 필요한 상당 부분의 기술은 미국 기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 한편으로 중국은 우리나라 최대의 반도체 수출시장이라서 중국을 배제할 수 없고 오히려 중국과 더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미국과 중국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수출통제와 같은 변수가 발생했을 때 우리 수출기업에 악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미국과 중국 모두와 소통하며 전략적으로 계속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통상지원센터 실장

IRA로 인해 국내 산업계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그러한 규제 속에서도 대미 수출이 증가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정부와 기업이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한 것이 가장 주효했다고 봅니다. 정부는 업계에 미칠 영향, 대응 방향 등을 청취해 미국과 지속적으로 협의하며 설득하고, 기업도 자체적으로 또 공동으로 IRA의 한계와 부정적 영향을 미국 방식으로 설득했습니다. 그 결과 IRA를 개정할 수는 없었으나 이익을 최대한 지킬 수 있는 실리를 선택해 상용차 지침, 핵심광물 지침에서 방법을 도출하고 이를 적극 활용했습니다.

미국의 수출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우리의 전략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미국 입장에서는 자국 산업 경쟁력 강화가 최우선 순위일 수밖에 없으므로 규제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단일한 모델이 있지 않고 복잡한 산업과 기술의 특성을 반영하면 부담이 큰 것도 사실입니다. 기존과 다른 해법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정부와 기관, 통상전문가를 활용하고 통상 뉴스와 정보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지켜보며 우리에게 미칠 영향을 파악하면서 대응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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