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앤마켓의 ‘2028년까지 서비스로의 AI시장 전망(AI as a Service Market - Global Forecast to 2028)’에 따르면 2028년까지 클라우드 기반의 AI 서비스에 대한 활용이 기업에서 빠르게 증가할 것이며, 사전 구축된 기계 학습 모델, 자연어 처리, 컴퓨터 비전,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등에 통합된 다양한 AI 기반 솔루션에 대한 기업의 수요가 시장 활성화를 이끌 것으로 진단했다. 또한 서비스로의 AI(AI as a Service) 시장 규모가 2023년 93억 달러에서 2028년 550억 달러로 크게 증가하며, 연간 42.6%의 초고속 성장을 기록할 것을 전망했다. 이는 다양한 기업과 분야에서 AI 선택과 도입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기존 시스템들에 저렴한 비용으로 효율적인 방법들을 통합해 활용할 수 있는 솔루션에 대한 요구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IT시장 분석 및 컨설팅 기관인 인터내셔날데이터코퍼레이션코리아(International Data Corporation Korea Ltd.,)는 최근 발간한 <국내 인공지능(AI) 분석 시장 전망, 2023-2027> 연구 보고서에서 국내 AI시장은 2023년 전년 대비 17.2% 성장해 2조6,123억 원의 매출 규모를 형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시장은 5년간 연평균 성장률 14.9%를 기록하며 2027년까지 4조4,636억 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며, 다양한 산업에서 AI 채택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디지털 기술과 산업 기술이 융합된 AI 생태계가 강화되고 여러 서비스 사업 혁신이 이루어지면서 시장을 견인할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AI 글로벌 시장에서 AI 패권경쟁이 본격화된 만큼 우리 정부도 2024년에 핵심 국가전략 기술인 AI 육성에 약 1조2,000억 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초격차 AI기술에 투자해 생태계를 완성한다는 것이 국내 전략이다.
AI 활용 산업 분야의 표준화 현황으로 유럽연합(EU)의 AI 법안(EU AI Act)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EU AI 법안은 AI가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을 예방하고 AI의 안정성과 책임성을 담보함과 동시에 관련 기술과 산업혁신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취지에서 제안된 법안으로, AI 분야에서는 세계 최초의 법안이다. 2023년 6월 15일 EU 의회에서 압도적으로 통과해 승인됐다. EU 집행위원회와 EU 의회의 공동결정절차로 진행되는데, 빠르면 올해 말이나 2024년 초에 입법이 마무리될 수 있어서 2024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법안이 적용될 것이다.
EU AI 법안은 국제표준기구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AI 대표 국제표준기구인 ISO/IEC JTC 1/SC 42 AI위원회에서는 EU의 표준기구인 CEN/CENELEC(Comitéeuropéen de normalisation en électronique)와 협력해 국제 AI 표준을 개발하기 위한 그룹 설립을 2023년 승인했다. 2018년에 신설된 ISO/IEC JTC 1/SC 42 AI위원회는 현재 총 57개국이 참여하고 있고, 20개 표준이 개발·완료됐고, 30개 표준이 개발 중에 있는 등 다른 신설 위원회보다 많은 참여국과 개발표준을 보유하고 있다.
정부는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 해법을 기술혁신을 통한 생산성 향상으로 설정하고 기술혁신 이니셔티브를 위해 산업기술 연구개발 분야의 임팩트 있는 성과창출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산업부는 국정과제인 목표지향·성과창출형 연구개발(R&D) 시스템으로 개편하려는 과정의 일환으로 2023년 4월 40대 초격차 프로젝트를 선정·발표하고 전문성과 혁신역량을 갖춘 민간이 실질적인 권한을 갖도록 투자·기획·수행체계를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특히 산업·시장·기술 분야에서 산업기술 R&D의 70% 이상을 투입하는 세부 추진계획을 수립했다.
프로젝트별 세부 추진계획에는 목표 달성을 위한 기술·특허·표준·인프라·인력 사업의 구체적인 지원방안을 포함할 예정이며. 11대 핵심투자 분야로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미래모빌리티, 핵심소재, 첨단제조, 지능형 로봇, 항공·방산, 첨단바이오, 차세대 원자력, 에너지 신산업을 선정했다. 11개 분야에서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기술이 AI다.
지능형 로봇 분야의 경우 국내 지능형 로봇 시장 규모가 2021년 1조6,798억 원에서 2026년 5조1,673억 원으로 증가할 전망이고, 국내 전체 로봇 시장에서 산업용 로봇 비중은 77%로 세계 로봇 시장의 비중인 56.5%보다 높으며, 국내 서비스 로봇 시장이 9,000억 대 수준(2021년 국내 로봇실태조사)으로 잠재력이 무한하다고 평가돼 선정됐다. 우리나라는 로봇 분야에서 비교우위에 있으므로, 서비스 로봇 개발 추세에 따라 표준 주도가 가능하다. 특히 정보통신기술(ICT), AI, 로보틱스(robotics)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을뿐더러 개발경험도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표준을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능형 로봇은 단순 반복 작업을 위한 제조용 로봇에서 탈피해 AI, 빅데이터 기술들을 물류 배송 산업에도 적용,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효율적인 작업이 가능하도록 개발 중인데, 최근 인구고령화, 로봇 가격 하락, 삶의 질 향상 추구 등이 로봇 도입을 촉진하면서 로봇산업 성장의 축이 산업용 로봇에서 ‘서비스 로봇’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능형 서비스 로봇은 ‘지능형 서비스 제공’이 가장 핵심이 되는 기능이고,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구조, 미들웨어, 지능, 인간-로봇 상호작용, 자율주행 등과 같은 기술이 핵심기술이다. 서비스 로봇은 대부분 인간생활 지원을 위한 기술로 개발되고 있으며 코로나19 이후 지능형 서비스 로봇 시장은 2027년까지 연평균 21.9%의 성장률로 1,409억4,000만 달러(약 189조1,668억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지능형 서비스 로봇은 센싱 AI, 인지 AI, 상호작용 AI 등 AI기술의 복합으로 개발되고 있으며 관련 표준들도 개발되고 있다. 다양한 센서를 융합해 로봇이 주변 환경을 다각도로 감지하고 해석하는 능력을 향상시키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으나 일본 소프트뱅크, 중국 센스타임, 미국의 아마존 알렉사 등에 비해 AI 성능이 좀 더 복합적으로 개발돼야 한다.
국내에서는 지능형 서비스 로봇 관련 표준들이 한국표준정보망(www.kssn.net)을 통해 검색됐는데, 대부분 서비스 로봇의 외형·통신·요구사항 등이며, AI 관련 복합지능 부분은 부족한 상황이라 디지털 전환(DX)시대에 걸맞은 표준개발이 시급하다.
국제표준종합지원시스템에서 조사한 결과, 대표적 국제표준기구인 ISO/IEC의 참여와 임원수임률이 다소 증가하고 있으나, 신규 표준안 채택률이 2019년이나 2020년에 비해 최근 크게 늘지 않는 이유는 기존 웹 기반이 아닌 디지털 전환 시대에 맞는 새로운 표준이 더 많이 필요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것이 국내 산업계에서 새로운 AI 분야로의 R&D가 필요한 이유다.
지금까지 AI산업 분야 전망과 표준화를 설명했는데, 몇 가지 시사점과 전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국제적 AI 경쟁체제 대응이 필요하다. 국내에서 이미 발 빠르게 움직여서 11대 핵심투자 분야에 투자하면서 초격차 시장 선점을 선포했다. 이는 기술뿐 아니라 특허, 표준, 인프라 등에서 초격차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기존 R&D 중심의 정부 지원과는 다른 차원이라 생각된다.
둘째, AI 국제표준화 활동의 질적 고도화가 필요하다. 표준화를 디지털 전환 전후로 구분한다면, 그동안 디지털 전환 이전의 표준 활동은 우리나라가 정보기술(IT) 강국이란 점을 부각하면서 프로토콜이나 통신 분야에서 표준화의 두각을 보여왔다. 그러나 디지털 전환 시대를 맞이해 생성형 AI, 음성인식 등의 기술이 개발되면서 AI 표준의 질적인 고도화(내용·인력)가 필요하게 됐다. 따라서 그동안의 표준 추진 방식을 분석하고 디지털 전환 시대 AI의 질적 표준 고도화 전략에 투자를 해야 할 것이다. 표준은 국력과 연관되고 ‘IT 분야의 법’과 같은 의미로 사용되므로 특히 새로운 분야인 AI의 표준 패권경쟁이 매우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셋째, EU AI 법안에 대한 철저한 대응이 필요하다. 미국은 EU AI 법안 이후 AI 관리프레임워크(AIMF)를 발표했고, 국가 표준 8대 전략중 하나로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을 선포했다. 우리나라는 표준에 대해서는 그동안 특허나 논문보다 관심도가 약했으나, 글로벌 흐름은 AI가 미칠 사회적 이슈 등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위험관리나 법안 마련을 통해 자국을 보호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AI는 우리 산업 전반에 걸쳐서 파급될 것이며, 인간의 생활과 공존하는 또 다른 ‘인간’이 될 것이므로, 어떻게 이러한 ‘인간’과 공존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