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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트렌드

수출 산업 분석
Deloitte. Report 탄소 중립에 수소 무역 뜬다…
2050년 세계 수소 생산 20% 국경 넘어
전 세계가 탄소 중립(net zero·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만큼 흡수량도 늘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늘어나지 않는 상태)
달성을 위한 노력으로 에너지 전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2.0도 이하 수준으로 유지하되,
1.5도보다 낮은 수준으로 제한하기로 한 파리기후변화협약의 이행과 점검의 시간이 다가오면서다.
화석연료에 의존한 기존 발전 시스템을 재생에너지 같은 저탄소 에너지원으로 전환하는 것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정리_ 이선목 조선비즈 기자

저탄소 에너지원으로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전 산업의 ‘전기화(electrification)’가 근본적인 대안일 수 있다. 하지만 고온 가열 공정이 요구되는 중공업과 제품 원료 조달을 담당하는 교통 및 중대형 화물 운송 분야까지 전기화하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태양광, 풍력 등을 활용한 전기화가 발전 단가 하락으로 확장세를 보인다 해도 에너지원의 가변성과 송배전 네트워크 안정성 등의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

청정수소(Clean Hydrogen)는 이 모든 장애와 문제를 해소하는 대안 기술로서 혁신성과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수소는 연료전지의 연료로 산소와 화학반응을 일으켜 전기에너지 생산에 직접적으로 기여하기도 하지만, 간접적으로 에너지 유도체로 활용돼 수소에 질소 또는 탄소를 첨가해 암모니아, 메탄올, 지속 가능 항공연료(SAF) 등 연료를 만들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 대부분 수소는 천연가스 개질과 석탄 가스화로 생산된다.이는 탄소 집약적 공법으로, 연간 1GT(기가톤·1GT=10억t)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그래서 수소가 실질적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수소 생산 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 저감 방안과 대규모 새로운 잠재 수요처 발굴이 필요하다.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수전해 장치로 생산되는 그린수소와 천연가스 개질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를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로 제거해 생산한 블루수소가 지속 가능한 기술로 평가받는 이유다.

탄소 중립 전환 흐름 속 청정수소 경제성장

청정수소인 그린수소1)와 블루수소2)는 재생에너지와 함께 탄소 중립 실현의 핵심 수단으로 꼽힌다. 청정수소 경제 규모는 2030년 연 6420억달러(약 871조원)에서 2050년 연 1조4000억달러(약 1898조원)까지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정수소 생산 규모도 2030년 1억7000만t에서 2050년 6억t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청정수소는 탄소 배출 저감에도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청정수소를 통해 누적 배출량 기준 2050년까지 최대 850억t의 탄소를 저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2021년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두 배 이상에 달하는 규모다. 이에 따라 청정수소 수요는 2050년까지 철강, 화학, 시멘트같이 고온 가열 등의 필수 공정이 수반되는 산업 부문에서 42%를 그리고 항공, 해운, 도로 등 교통 및 수송 부문에서 36%를 각각 점유할 것으로 보인다. 청정수소 수요는 산업화가 이미 진행된 선진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할 것이며, 이는 신흥국에 지속 가능한 성장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러나 현재 청정수소는 환경적 외부 효과를 가격에 거의 포함하지 않는 화석연료와 가격 경쟁이 어렵다. 이에 각국 정부는 친환경 수소 경제 도입을 지원하고 수소 생산 및 최종 활용 측면에서 과감한 정책 결정을 해야 한다. 일례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호주 청정에너지금융공사(CEFC)의 자금 지원, EU 공통 관심 분야 주요 프로젝트(IPCEI) 기금 지원 프로그램 등이 있다. 이런 정책들을 기반으로 수소와 암모니아는 2035년 이전, 메탄올은 2045년, SAF는 2050년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전망이다.



+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는 청정수소 생산량


수소 무역으로 연결되는 세계

2050년 국가 간 수소 무역량은 수소 생산의 약 5분의 1에 해당하는 1억1000만t에 달할 전망이다. 대표적 수소 무역 제품은 장거리 운송이 용이한 암모니아, 메탄올, SAF 같은 수소 유도체와 운반체다. 2050년까지 중동, 북아프리카, 북미, 호주 지역은 수소 생산량의 약 45%, 수소 무역량의 90%를 차지할 것이다. 북아프리카(4400만t)와 호주(1600만t)가 수출 잠재력이 높아 자국 내 수요량보다 수출량이 더 클 것으로 예측된다. 북미(2400만t)와 중동(1300만t) 지역이 뒤를 잇고, 남미와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 지역도 수소 무역량의 약 10%를 점유할 전망이다. 한편, 한국과 일본은 2030년부터 2050년까지 수소 수요량의 90%를 수입에 의존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과 중국, 인도는 상당한 규모의 수소 생산 역량을 보유하겠지만 이행 과정에서는 수소 수입에 의존할 가능성이 크다.


+ 급성장 예상되는 세계 수소 시장

2050년 전 세계 주요 지역 간 수소 무역을 통한 수출액 규모는 연간 2800억달러(약 379조428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북아프리카(1100억달러), 북미(630억달러), 호주(390억달러), 중동(200억달러) 지역순으로 수소 무역 규모가 클 것으로 예측된다.자유롭고 다변화된 수소 무역은 비용 절감과 에너지 안보 강화에 효과적인 수단이다. 또한 개발도상국과 신흥 시장의 경제 발전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청정수소 수출을 통한 수익은 오늘날 화석연료 수출국들이 석유, 천연가스, 석탄 등의 수출 수익 감소를 보전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또 지역 간 무역은 수요와 낮은 원가 공급 사이의 지리적 불균형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전체 수소 시장은 2022년 1600억달러(약 217조원)에서 2030년 6400억달러(약 868조원), 2050년에는 1조4000억달러(약 1898조원)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청정수소 공급량이 급증하며 비용이 저렴해지고, 2030년부터 2040년까지 가격 상승(연평균 상승률 1% 미만)보다는 규모 확대(연평균 성장률 9%)를 중심으로 시장이 성장할 것이다. 2040~2050년에는 수소 생산성이 점차 개선됨에 따라 가격과 규모 확대가 균형을 이룰 가능성이 크다.

딜로이트는 2050년 넷제로 달성에 이르기까지 세계 수소 공급망 전반에 약 9조달러(약 1경2204조원) 이상의 투자가 필요3)하고, 이때 신흥국가에서도 약 3조1000억달러(약 4204조원)의 투자가 수반될 것으로 본다. 투자 규모로는 상당한 금액이지만, 실제로 해당 기간 연평균 투자액은 2022년 전 세계 석유 및 가스 생산에 실제 투자된 4170억달러(약 565조원)보다 작은 규모다. 만약 정부와 기업이 석유 및 가스 생산에 투입된 자본을 청정수소 생산에 투입한다면 수소 공급망 구축으로 넷제로 달성은 충분히 실현 가능할 것이다.


+ 2050년 수소 자급률과 무역 경로 추정


청정수소 경제 추진 정책 필요

청정수소 경제 실현과 확대 그리고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한 에너지 전환은 필연적이다. 현시점에서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88%를 배출하고 있는 140개국 이상의 정부는 국가적 과제로 넷제로 목표를 채택했다. 그러나 발표된 청정수소 프로젝트를 기준으로 2030년까지 수소 생산능력은 총 4400만t(tH₂eq)으로 예측되는데, 이는 해당 기간 청정수소 수요 예측량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각국 정부가 이를 인지하고 있다면, 초기 프로젝트가 경쟁력을 가지면서 시장에 진입하고 규모의 경제를 이룰 때까지 선별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선 정부 정책 결정자들은 청정수소 경제 추진에 앞서 국가적인 전략과 지역 차원의 계획을 면밀히 수립해야 한다. 국가 전략과 연계해 수립된 계획은 실행 과정의 투명성과 결과의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청정수소 사업 추진 시 요구되는 청정수소의 생산, 처리, 운송 등과 관련 절차와 기준에 대한 견고한 인증 체계와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이는 청정수소 생산 과정이나 특성에 대한 명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제공으로 관련 이해 관계자들에게 신속하고 올바른 의사 결정을 지원할 수 있다. 또한 특정 기술에 종속되는 상황을 피하고 사업 투명성 확보를 위해 필요한 요소다. 아울러 각국 정책 수립 과정에서 법적 의무 조항, 직접 보조금, 탄소 가격 차이 보전 계약, 재정 인센티브, 정부 보증, 수소 기반 제품에 대한 목표 설정, 시장 창출 등 청정수소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해야 한다. 화석연료 대신 청정수소 도입으로 발생하는 비용 차이를 보전해 주는 것도 필요하다.

독일의 H2글로벌(H2Global)4) 프로젝트 같은 장기 공급 계약 체계(Offtake Mechanism)는 프로젝트 리스크를 완화하고, 판매 가격과 수요처의 지불 의사 가격 격차를 해소하며 가격 안정성 또한 강화할 수 있다. 특히 국가 차원의 전략은 시장 팽창 과정에서 고비용 병목현상을 방지하고 시장 탄력성을 강화하기 위해 거래 파트너부터 장비 및 원자재 공급 업체까지 가치 사슬 전반에 걸쳐 다각화를 목표로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청정수소 상품 운송을 위한 인프라 설계(파이프라인 및 해양 도로)와 저장(전략적 비축)에 대한 광범위한 정부 지원 또한 필요하다.마지막으로 국제 협력도 매우 중요하다. 정부 간 협약, 정부 간 수소 산업 정책의 조율 등 국제적인 협력을 통해 지역 통합을 촉진하고 에너지, 기후 및 개발 정책 간 시너지를 강화할 수 있다.

용어 설명

1) 그린수소 탄소가 발생하지 않는 친환경 에너지로 물을 전기분해해 생산한 수소.

2) 블루수소 화석연료로 만든 수소지만, 이 과정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지하 등에 저장해 탄소 배출을 최소화한다.

3) 주요 수소 수요 지역이자 전 세계 수소 생산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유럽, 북미에서 각각 2조달러, 1조2000억달러, 1조달러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예측된다.

4) H2글로벌(H2Global) 독일 연방 정부가 9억유로를 지원해 2021년 12월 출범한 재단. 이 기관은 EU 역외 수소 생산자와 EU 내 수요자를 중개하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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