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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호VOL.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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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
국제표준화 선점을 위한 노력

혁신적인 기술 혹은 산업이라 할지라도 국제표준으로 인정받지 못하면 세계시장에서 통용될 수 없다. 따라서 국제표준화를 선점하는 것은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세계시장의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제다.



국제표준화 선점 위한 경쟁과 우리나라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시대에 발맞춰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은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국제표준화 선점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인더스트리 4.0(Industrie 4.0)’ 전략으로 제조업 혁신을 추진하는 것과 동시에 ‘독일 표준화 로드맵(German Standardization Roadmap)’ 전략을 세우며 국제표준화 선점을 위한 움직임을 한발 앞서 추진하고 있다. 미국 역시 민간 기업의 주도로 글로벌 플랫폼 비즈니스를 선점하는 등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 국제표준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우리나라는 국가기술표준원을 중심으로 올해 4월 수소경제 표준화 전략 로드맵을 발표해 국제표준화 전략의 기틀을 마련했으며, 지난 6월 20일에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82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 국제표준화 선점 전략’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이날 이낙연 국무총리는 모두발언을 통해 “국제표준화는 세계시장을 선점하고 경쟁력을 지속 가능하게 한다. 우리도 국제표준으로 인정될 만한 세계적 신기술을 더 많이 확보하도록 R&D 예산을 지렛대로 활용해 가장 효과적인 전략을 세워야 한다”라며 국제표준화 선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국제표준화의 중요성은 이동통신 분야의 표준 경쟁 흐름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1990년대 2G 이동통신 표준은 유럽 중심의 GSM 기술과 미국 중심의 CDMA 기술이 혼용되고 있었으나, 미국의 모토로라가 이동통신 분야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확보하고 있었다. 이에 유럽의 26개 통신 회사와 15개 유럽 국가가 협력하며 국제표준 제정에 참여했고, 결국 유럽 중심의 GSM 기술이 국제표준을 선점하게 된다. 이후 유럽을 기반으로 한 이동통신 회사 노키아가 모토로라를 제치고 세계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노키아가 폐쇄적인 시스템 운영으로 경쟁력을 잃어가는 사이, 구글과 애플이라는 새로운 경쟁자가 이동통신 분야에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구글과 애플은 스마트폰 운영체제 시장을 양분하며 국제표준화를 이뤄냈고, 노키아는 급격하게 쇠퇴하며 파산을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반드시 달성해야 할 300·60 프로젝트

우리나라는 국제표준화 선점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300·60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혁신 성장 산업 표준 개발, 산업정책과 표준 연계 강화, 표준화 혁신 기반 조성의 3대 추진 전략과 9개 세부 과제를 마련했다. 특히 지난 7월 22일에는 전자부품연구원, 한국산업기술시험원, 한국로봇산업진흥원 등 20개 기관·기업 대표 및 임원이 참석한 ‘4차 산업혁명 국제표준화 선점 전략 이행·확산 간담회’를 열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국제표준화 선점을 위해 다양한 분야의 협력이 필요한 만큼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자 민관 협업 체계를 가동한 것이다.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전 세계가 하나로 연결되고 전 산업 분야가 하나로 융합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멈추지 않고 가속화될 것이다. 이와 더불어 호환성과 상호 운용성을 특징으로 하는 표준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향후 우리나라가 국제표준화 활동을 선도적으로 이끌어나가지 못한다면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시장의 흐름을 따라가기 힘들 것이다. 우리나라는 국제표준화기구(ISO)가 평가한 국제표준화 활동 국가 순위에서 8위를 차지하며 표준 선진국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표준 강국으로 불리는 유럽·미국·일본 등과 분명한 격차를 보이고, 인도·중국 등의 개도국이 빠르게 쫓아오고 있는 만큼 안심해서는 안 된다. 이에 혁신성장 산업 분야에서 큰 규모의 R&D가 진행되고 있으며, 관련 분야의 국제표준 제안도 적극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국제표준은 뛰어난 기술력만으로 제정되는 것이 아니다. 경쟁이 치열한 분야의 국제표준화 선점을 위해서는 전략적인 표준화 활동이 필요하다. 특히 국제표준화기구에서 표준화 활동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학계와 정부 그리고 기업이 주도적으로 전문가를 육성함으로써 의장단 수를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300·60 프로젝트’의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 간 긴밀한 협업과 노력이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2018년 10월 부산에서 열린 'IEC 부산총회(82nd IEC General Meeting)' 현장.  사진 제공: 국가기술표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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