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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호VOL.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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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우지 벗어나 펠리컨으로,
소재·부품·장비 육성해 산업 체질 개선한다

일본의 낚시꾼들은 가마우지의 목 아래를 끈으로 묶고, 먹이를 잡으면 삼키지 못하게 하여 고기를 가로챘다.
우리 산업 구조가 ‘가마우지’에 비유되는 것은, 수출을 많이 해도 실익은 일본이 챙겨가기 때문이다.
이제 큰 부리로 먹이를 낚아채고 입속에 새끼까지 키우는 ‘펠리컨’처럼, 소재·부품·장비 육성을 통해 산업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



고부가가치 소재·부품·장비 육성의 필요성

일본의 수출 규제와 함께 우리나라 제조업에 대한 문제점이 드러났다. 특히 핵심 산업인 반도체 분야의 위기감이 고조됐는데, 생산을 위해 필요한 핵심 소재·부품을 일본에 의존해왔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정부와 기업은 일본의 수출 규제로 인한 위기를 빠르게 수습하는 한편, 장기적 관점에서 소재·부품·장비 산업 육성에 대한 의지를 다지고 있다. 결론적으로 일본의 수출 규제가 우리나라 제조업 전반에 대한 평가를 냉철히 바라보는 계기가 된 것이다. 특히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8월 5일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대책’ 발표 자리에서 국내 소재·부품·장비 산업을 ‘가마우지’에서 ‘펠리컨’으로 바꾸겠다고 밝히며, 이번 대책의 궁극적인 목표가 산업 체질을 개선하는 데 있음을 명확히 했다. 우리나라 산업구조가 가마우지 로 불린 이유는 핵심 소재·부품·장비를 일본에서 수입하므 로 완제품을 수출해도 부가가치의 상당 부분을 일본이 가 져가기 때문이다. 이는 글로벌 가치사슬(이하 GVC)의 구조 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GVC란 제품의 설계, 부품과 원재 료의 조달, 생산, 유통, 판매 등의 기업 활동을 다수 국가와 지역에 배치하는 글로벌 분업 구조를 말한다.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기획·디자인, 핵심 소재·부품, 마 케팅·서비스 등의 부가가치는 높은 반면 중간재, 제조 등의 부가가치는 낮은 구조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주로 중간재 를 생산하고 수출했다면, 이제는 고부가가치 산업인 핵심 소재·부품·장비를 육성함으로써 제조업 전 분야의 강건화 를 이뤄내야 할 시점이다.




한·중·일 분업 구조 변화와 소재·부품·장비 대책

소재·부품·장비 산업 육성의 필요성은 한·중·일 글로벌 분업 구조의 변화에서도 기인한다. 일본은 아세안을 중심 으로 새로운 가치사슬을 추구하고, 중국은 ‘제조 2025’와 ‘ 홍색공급망 구축’ 등을 통해 자국 완결형 가치사슬을 만들 어나가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일본의 소재·부품 수입 이 어려워지고, 중국에 대한 중간재 수출 역시 축소되고 있 다. 따라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 소재·부품·장비 산업 대 책의 핵심을 전략 품목 조기 공급 안정화와 산업 전반의 경 쟁력 강화, 그리고 강력한 추진 체제를 통한 대대적 지원으 로 설정했다. 먼저 공급 안정화를 위해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전기전자, 기계·금속, 기초화학 등 6대 분야의 100 대 핵심 전략 품목을 지정했다. 이 중 20개 품목은 1년 내 공 급 안정화를 달성하고, 80개 품목은 중·장기적 자립화를 위 해 5년 내 공급 안정화를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한다. 아울러 소재·부품·장비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수요· 공급 기업 및 수요기업 간 협력 모델도 발굴한다. 또한 자금· 입지·세제·규제특례 등을 지원하고 화학연구원 등 4대 소 재연구소를 소재·부품·장비 품목의 테스트베드(Test-bed) 로 구축할 방침이다. 특히 내년도 소재·부품·장비 예산은 올 해 대비 23% 증액된 9조6,608억 원을 편성해 소재·부품·장 비 산업에 대한 대대적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 부의 이번 대책을 통해 고부가가치이자 제조업의 근간인 소 재·부품·장비 산업을 육성함으로써 대외 의존형 구조에서 탈피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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