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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호VOL.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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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조명

5G, ICT 기반 기술과 산업을 융합하는 촉매

최근 우리는 하루하루 환경이 급변함을 느끼며 산다. 정보통신기술(Information Communication Technology, 이하 ICT)이 고도로 발달하면서 주변의 모든 사물이 서로 연결되고 스스로 소통·발전하는 모습을 미래 세상이 아닌 현실로 체감하는 것이다. 이제 만물은 사물 자체로 지닌 본질적(intrinsic) 가치를 뛰어넘어 새로운 또는 궁극적(ultimate) 가치를 추구할 수 있다. 앞으로 초연결 세상에서는 만물의 새로운 부가가치가 확장되고, 이는 산업·사회·경제 등 전체 시스템에 변화를 이끄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재혁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연구위원

 

 

 

잠시 미래를 다녀온 것만 같은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CES) 2019’와 ‘세계 모바일 전시회(MWC) 2019’의 활황과 함께 한국 5G 미래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CES와 MWC에서 5G를 활용한 사례는 빠른 5G 통신으로 중앙에서 통제하는 브레인리스 로봇, 화상으로 암 등의 종양을 실시간으로 수술하는 5G 원격 수술 등으로, 실생활 속에 5G가 더욱 파고들고 있다. 특히 최근 세계 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5G 및 5G 융합 서비스 분야 상호협력 증진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한국의 5G 기술이 전 세계 표준 등 주도권을 확보하는 데 청신호가 켜졌다.
한국의 5G는 기술 개발 및 상용화, 정책이 세계를 선도할 수 있도록 글로벌 협력 방안 등의 모색이 필요하다. 이러한 배경 및 추진 사항과 더불어 5G 시대의 도래와 상용화를 통해 어떤 글로벌 비즈니스 및 가치사슬이 창출되는지, 나아가 5G는 세계 산업과 무역환경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 향후 5G를 넘어선 미래 기술은 무엇인지 등을 살펴보자.

 

 

 

 

5G 시대를 여는 세 가지 키워드

5G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기술 프레임(초고속, 초연결, 초저지연·고신뢰 통신)이 존재한다. 이 기술 프레임은 다양한 기술 장애 요인을 사용자가 느끼지 못하도록 극복하고 본격적으로 실현해야 한다. 물론 상용화가 안착하는 데 각각의 서비스별로 필수 구현 기술 프레임의 수준 차이는 있으며, 해당 기술과 산업의 특성에 맞춰 프레임을 어떻게 융합하느냐에 따라 5G 제공 서비스 수준 및 종류가 달라질 수 있다.
첫째, 초고속 통신 기술은 기가바이트 전송 및 홀로그램 등의 서비스, 즉 대용량 데이터를 더욱 빠르게 전송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초연결 통신은 스마트 시티와 같이 많은 센서, 가전기기, 통신기기 등이 그물망처럼 묶여 있음을 말한다. 만물이 서로 통신하며 만들어내는 정보의 양은 엄청나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마지막으로 초저지연·고신뢰 통신은 자율주행차에서 차량 간 통신(Vehicle to Vehicle, V2V), 환경 등과의 통신(Vehicle to Infrastructure, V2I), 원격 조작이나 재난·안전 등의 경우에도 사용자가 실감하며 집중할 수 있게 끊기지 않는(seamless) 안정적 네트워크를 지원해야 하고, 사람의 감각이 그 어떤 불편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데이터 통신이 반응해야 한다.
여러 해당 기술 분야와 서비스에 따라 중요도에서 차이가 날 수 있으며, 이 모든 기술 프레임이 동시에 완벽하게 구현된다면 이용자의 만족감과 기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5G는 4G보다 데이터 용량이 1,000배 커졌고, 속도는 200배 빨라졌다. 특히 5G의 핵심 기술인 네트워크 슬라이싱(network slicing)은 1개의 유선망을 다수의 독립 가상 네트워크로 분리, 많은 장치를 수용하는 기술로 초고속, 초연결, 초저지연·고신뢰 통신을 현실화했다. 이처럼 5G 서비스를 폭넓게 제공할 수 있는 유·무선 인프라 개발이 5G 실현을 앞당긴 것이다.

 

 

 

 

한국의 5G 특징과 상용화

5G 시대의 도래는 변화의 큰 흐름을 파악하고 그 핵심에 편승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의 문을 열었다. 획기적 기술 변화와 산업 추세에 유연하면서도 적시적기에 대처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융합이 더욱 강력하게 작용 및 활용할 것으로 보여 5G 통신에 기반을 둔 인공지능, 센서 및 사물인터넷 (Internet of Things, 이하 IoT), 빅데이터 등의 기술적·산업적 융합 적용과 능동적 대처가 절실하다.
또한 5G 이동통신은 넓은 전송 대역폭을 지원할 수 있는 주파수 대역을 확보해야 한다. 국내 통신 3사는 K-ICT 스펙트럼 플랜과 미국 등에서 결정한 28GHz 5G 이동통신용 주파수 대역 등을 고려해 최종적으로 다음과 같이 주파수를 확정했다. 3.5GHz 대역에서 SKT·KT가 각 100MHz를, LG U+가 80MHz 폭을 낙찰받았고 28GHz 대역은 SKT·KT·LG U+가 800MHz 폭으로 확정, 5G의 상용화를 활성하기 위한 5G 고속도로의 폭을 넓혔다.
이 밖에 더 빠른 전송 속도를 보장하기 위한 기술로서 전파의 전달 특성이 좋아 음영 영역의 통신을 제공하는 밀리미터파 전송 기술, 동시 전송 기술을 사용해 데이터 전송 속도를 높일 수 있는 다중 안테나 기술, 여러 기지국을 동시에 통신하며 전송 속도를 높이는 고밀도 네트워크 기술 등으로 5G의 상용화를 촉진한다.

 

 

사진 제공 연합뉴스

 

 

글로벌 비즈니스 및 신(新) 가치사슬 창출

5G 통신과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 자율주행 자동차, 헬스케어, 스마트 시티, 스마트 팩토리 등의 분야에서는 신산업·고부가가치 서비스에 5G 통신 인프라를 접목하는 파괴적이고 혁신적인 ICT 융합 서비스 모색이 필요하다. 5G 핵심 서비스로는 가상·증강현실(VR·AR) 콘텐츠가 있다. 점차 5G 대중화에 맞춰 대중을 사로잡는 킬러 콘텐츠나 사용자 활용 편의성 위주의 또 다른 콘텐츠 등장을 예상한다.1 또한 5G 상용화 초기의 민간 기업은 비즈니스 모델로 지능형 로봇, 스마트 팩토리 등 기업 간 거래(B2B) 영역을 정조준하고 있어 일반 사용자가 5G의 발전된 변화상을 체험하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듯하다. 5G 전국망 구축 기간은 4G의 구축 완료 기간인 약 9개월보다 2~3배 소요될 수 있다. 구축 상황과 시기 등을 고려해 5G 서비스 및 콘텐츠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를 통해 글로벌 비즈니스에서 성공하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와 특화 콘텐츠로 접근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신가치 창출이라는 관점에서 5G 활용을 전망하면 5G 전용 스마트폰, 5G 유·무선 네트워크, 5G 전용 네트워크 장비 등을 기본 품목으로 볼 수 있으며, 5G와 동반 협력자 역할인 지능형 센서 및 센싱(센서 네트워크), 에지 컴퓨팅2, 정보 보호 기술 등으로 새로운 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기반 기술 및 산업의 시대가 펼쳐질 것이다. 나아가 위에서 열거한 5G와 연관된 산업·분야로는 가상·증강현실 콘텐츠, 자율주행 자동차, 헬스케어, 스마트 시티, 스마트 팩토리 등에서 촉발될 수 있는 5G 킬러 기술 및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
이를 세부적으로 분리하면 5G와 연관성이 높은 소재, 소자, 모듈, 시스템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스마트폰 및 반도체 소재·소자, ▲AR·AR 소자·모듈, ▲노브레인 및 표준 로봇 소자·모듈, ▲IoT 소재·소자·모듈, ▲원격 의료 소자·모듈·시스템, ▲V2V·V2X3 소자·모듈, ▲웨어러블 소재·소자·모듈·시스템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5G 상용화를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및 가치 창출은 5G 기술 개발의 상호 보완재로서 새롭고 혁신적인 가치사슬을 형성하고 초기 진입하지 않는다면 진입장벽은 더욱 높고 견고해질 것으로 예상하는 바, 이를 위해 전 분야 산·학·연·관의 노력과 협력이 더욱 간절한 시점이다.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글로벌 협력 방안, 나아가 세계 산업 및 무역환경 변화

2019년 3월 초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보도 자료에서 기존 2020년 5G 상용화를 2019년 3월로 앞당기고 관련 기술 및 표준을 선도하며 전후방 산업 육성, 5G의 전 산업 융합 등을 통한 글로벌 시장 선점을 추진하는 5G 플러스 전략을 발표했다. 또한 정부는 5G 관련 투자에 최대 3% 세액 공제를 통한 세제 지원과 관련 R&D 추진, 인증 및 규제 개선 지원 등으로 민간 투자를 촉진하고자 한다. 이로써 기술로 세계를 선도해 우위적·선제적 위치를 점하고 기술 선진국으로서 이끌 수 있는 5G 선진국·경쟁국과의 국제 공동 연구, 개도국의 기술 이전·지원 등으로 글로벌 협력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전 세계 5G 추세에 따른 산업 및 무역환경 변화를 보면 IT 민간 기업의 주도로 5G 기술 개발을 추진하는 미국은 전용 주파수 대역을 선(先) 할당해 5G 상용화에 불을 지폈으며, 특유의 튼튼한 저변(底邊) 과학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유럽은 표준화와 상용화에서 주도권을 회복하기 위해 5G 기반을 광범위하게 구축·추진 중이다. 또한 기존 방식과 달리 정부 차원의 연구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일본은 국가 차원의 산·학·연 연계와 구체적 역할 분담으로 체계적인 대응 전략을 마련했다. 최근 IT 산업의 광대한 규모와 잠재력을 자랑하는 중국은 선진 기술을 추격해 유선 통신기기에서 세계를 석권하면서 5G 국제표준을 선점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국가 주도의 경제 시스템은 위협적이고 경쟁적인 상대로 부각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서 기술 선점의 의미는 중요한 성공 요인일 수밖에 없으며, 세계 기술 열강 속에서 5G 표준화와 관련해 국제표준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또한 5G 공용 주파수를 확보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측면이 있어 글로벌 시장 부합 여부 등 다양한 제안 및 평가 단계를 거치기 위한 시작 단계에서 난관이 예상된다. 물론 한국의 5G 상용화도 일정 부분 기술 표준화를 선점하고자 하는 측면이 있으므로 독자적인 한국 5G 규격의 제출 및 채택으로 5G 시장에서 선도적 역할을 차지하기를 기대한다.

 

 

 

 

향후 5G를 넘어선 기술과 미래

다양한 센서와 단말 등의 획기적 확산과 함께 엄청난 정보량의 생산과 처리, 분석, 디스플레이를 위해서는 5G 통신이 필수적이다. 또한 홀로그램, 실감 가상·증강 현실, 16K UHD 등의 고품질 영상 데이터 기반 서비스, IoT 기반 서비스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이를 위해 5G 기반 신(新)서비스는 ICT 기반의 기술별·산업별 융합 기폭제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이에 정부는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하고 5G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5G 상용화를 추진했다. 5G를 기반으로 여러 융합 산업 및 서비스를 도출하고 새로운 가치와 국부가 창출될 것이다.
향후 미래 신성장 동력의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6G의 필요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통신은 그 특성상 인프라적인 성격을 띤다. 따라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6G 핵심 원천기술 개발에 정부가 주도하는 도전적이고 고위험 R&D의 수행이 필요하다. 5G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6G의 핵심 사항에 대한 준비가 필수적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5G가 단순히 속도가 빠른 이동통신 수단이 아니라 초연결, 고신뢰를 기반으로 새로운 시장 및 사업을 창출할 기회를 제공하고 ICT 기술의 토양으로 타 기술·산업 간 융합을 촉발하는 매개체로서 기여하길 희망한다.

 

 

무역과 5G 기술의 관계가 더 궁금하다면?

WTO는 지난 2018년 10월 3일 스위스 제네바 본사에서 <2018 세계 무역 보고서(World Trade Report, 2018)>를 발표했다. 아제베두 사무총장은 이 보고서를 소개하며 “무역과 기술은 긴밀하게 연관돼 있고, 무역 방식을 만드는 건 기술”이라며, “지금 우리는 전례 없는 기술혁신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블록체인, 인공지능, IoT, 3D 프린팅 등 (5G를 기반으로 한) 획기적인 기술의 혁신이 세계 시장과 무역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기술 혁신이 2030년까지 매년 1.8~2.0%가량의 무역 성장을 이뤄낼 것이라고 전망한다. 인터넷과 통신기술의 엄청난 발달은 경제와 사회 전반에 걸친 변화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기술하며, 특히 블록체인, 인공지능, IoT, 3D 프린팅 등과 같은 디지털 기술 혁신은 상품의 생산원가를 낮추고 경제적인 이익을 높인 내용을 상세하게 다룬다.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가 기술의 발달로 인해 시작되는 무역의 변화를 정확하게 알고 대비해야 하며, 이러한 이해는 세계 무역의 범주를 확장하기 위해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1   실시간 렌더링이나 라이브 스트리밍 등 5G 기술을 활용한 가상·증강현실 콘텐츠 사례는 본 호 ‘한류, 꽃피우다’ pp.38-39 참고
2   Edge Computing, 데이터 생성과 처리되는 서버 사이에서 현장 중심의 실시간 처리 방식으로 데이터 가공 가속화를 지원하는 컴퓨팅 방식
3   V2V : Vehicle to Vehicle (communication), 차량과 차량 간 통신을 뜻하며, 차량 자체적으로 차량 내부의 프로토콜 등으로 차량 간 네트워크, 인터넷 기술 등을 이용하여, 차량 간의 정보 위주로 서로의 정보를 통신하는 기술
V2X : Vehicle to Everything, 차량이 자율주행을 위해 V2V, V2I 등의 다양한 요소를 포괄하여 모든 관련 사물과 소통하는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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