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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호VOL.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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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눈

동남아의 숨은 보물

황금 제국 브루나이

새해마다 국민이 국왕에게 세배를 하면 세뱃돈을 준다는, 믿기 힘든 이야기의 주인공 브루나이. 아시아에 있다는 사실마저 생소한 브루나이는 그만큼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미지의 나라다. 절대왕권이 지배하는 왕국이자 풍부한 석유와 천연가스 자원으로 1인당 국민소득이 4만 달러가 넘는 곳, ‘황금의 제국’ 브루나이로 떠나볼까?

글·사진    엄냥(blog.naver.com/starchys)



브루나이 경제 개관(2017, 통계청 KOSIS 기준)
•국내총생산 : 121억 2,808만 9,001.6달러 세계127위
•국민총소득 : 128억 8,536만 4,617.3달러 세계123위
•경제성장률 : 1.33% 세계156위
•1인당국내총생산 : 2만 8,290.59달러 세계28위
한-아세안 FTA 협정과 브루나이(KOTRA 통상지원팀 발표자료 참고)
•상품 협정은 2018년 7월, 서비스 협정은 2009년 5월에 발효
•일반품목은 전 품목 및 총 수입액의 90% 관세 철폐
•민감품목은 전품목 및 총 수입액의 10% 관세 철폐
•초민감품목은 HS 코드 6단위 기준 200개 품목
또는 전 품목의 3%, 총 수입액의 3% 관세 철폐


 

 

낯섦의 미학, 브루나이

여행을 결정하고 나자 지인들의 반응은 한결같았다. “브루나이가 어디 있는 곳이야?” 매일 반복되는 일상으로부터 작은 일탈을 꿈꾸다 만난, 낯섦의 미학이 살아 있는 브루나이. 정식 명칭은 말레이어로 ‘평화의 땅’이라는 의미를 지닌 브루나이 다루살람(Brunei Darussalam)이다.
보르네오섬 북서쪽, 말레이시아 옆에 자리하며 인구 43만 명이 살고 있다. 면적이 우리나라 경기도의 절반 정도이고 이슬람교를 국교로 하여 술탄이 다스리는, 우리에게는 다소 낯선 문화를 간직한 나라.
‘황금의 제국’이라 불리는 브루나이다. 아는 정보라고는 듣고도 믿을 수 없는 복지의 파라다이스, 그리고 국왕이 세뱃돈을 주는 나라라는 사실뿐. 이유도 연고도 없는 곳을 향해 낯선 여행을 시작했다.

 

 

 

 

아시아의 허파에서 만나는 자연

천혜의 자연 그대로 보존된 브루나이는 국토의 75%가 숲으로 이루어졌다.
그중에서도 울루 템부롱 국립공원(Ulu Temburong National Park)은 열대우림이 발달한 보르네오섬의 진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브루나이의 대표적인 여행지 중 한 곳이다. 시내에서 약 2시간에 걸쳐 작은 모터보트와 롱테일 보트 등을 갈아타고 레콩강을 따라 달리며 맹그로브 숲을 지나면 1,000개의 계단을 마주하게 된다. 이곳에 올라 높이 약 70m의 철탑에서 열대우림 풍경을 파노라마로 감상하는 것이 정글 투어의 하이라이트다. 총 5개의 철탑 캐노피는 낮은 곳에서 시작해 가장 높은 마지막 철탑까지 올라야 ‘아시아의 허파’라 일컫는 열대우림의 정글을 제대로 경험할 수 있다. 다양한 동식물을 만나는 정글 트레킹이 끝나면 레콩강을 따라 튜브를 타고 내려오는 튜빙 체험이 가능하다. 정글 투어는 폭포를 감상하며 자연에서 야생의 닥터피시를 만나는 것으로 끝이 난다.
맹그로브 사파리 투어는 보르네오에서만 서식 중인 코주부원숭이를 만날 수 있는 매력적인 프로그램이다. 이 투어는 원숭이들이 사는 몽키 포레스트 포인트 지역 몇 곳을 보트를 타고 이동하며 관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보르네오의 원주민’이라 불리는 코주부원숭이를 구경할 수 있다.

 

 

세계 최대의 수상 마을, 캄퐁 아예르

브루나이에서도 이국적인 풍경을 간직한 곳이라면 아름다운 수상 마을 캄퐁 아예르(Kampong Ayer)를 빼놓을 수 없다.
캄퐁 아예르는 이색적인 풍광을 자랑할 뿐 아니라 세계에서 손꼽히는 부국이라는 그들의 생활상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브루나이 도심이 생기기 전 브루나이의 중심지이던 캄퐁 아예르는 총 22개의 마을이 이어진, 세계에서 가장 큰 수상 가옥 마을이다. 브루나이는 대학 등록금 전액 면제 등과 같은 교육 복지뿐 아니라 최첨단 의료 서비스를 1달러에 이용할 수 있는 의료 복지로도 유명한데, 수상 가옥도 국가가 국민에게 무상으로 제공한다고. 수상 가옥 내에 전기·전화·상수도·정화 시설까지 갖추었고, 마을에는 수상 가옥을 활용한 학교·소방서·마켓·모스크 등 공공시설도 있으니 캄퐁 아예르에서 브루나이 수상 가옥의 독특한 생활 문화를 경험해보는 것도 좋겠다.

 

 

 

 

황금과 이슬람의 나라

브루나이에서 가장 빼어난 건축물이자 랜드마크인 술탄 오마르 알리 사이푸딘 모스크(Sultan Omar Ali Saifuddin Mosque)는 현 브루나이 국왕의 아버지인 제28대 술탄 오마르 알리 사이푸딘 3세를 기리기 위해 건립한 것이다. 먼 곳에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황금빛 돔이 인상적인 사이푸딘 모스크는 ‘황금 모스크’로도 불린다. 밤이면 조명과 어우러져 인공 호수에 비친 아름다운 모습에 브루나이를 여행하는 이들의 필수 코스로 알려져 있다.
브루나이 여행에서 가장 많은 여행자를 만난 곳이자, 브루나이 왕국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자메 아스르 하사날 볼키아 모스크(Jame’ Asr Hassanal Bolkiah Mosque)는 사이푸딘 모스크와 또 다른 매력으로 여행자를 유혹하는 대표적 명소다.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 즉위 25주년을 기념해 금 25톤으로 축조했으며, 29대 왕이라는 상징성을 더해 29개의 돔을 만들었다. 이곳이야말로 황금의 나라, 브루나이를 인증하는 가장 큰 모스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볼키아 모스크 내부로 입장하려면 여자는 차도르를 반드시 입어야 하는데, 모스크에서 무료로 빌려준다.

 

 

 

 

밤이 즐거운 가동 야시장

오후 5시, 브루나이의 또 다른 얼굴을 만나기 위해 야시장 투어를 선택한다면 여행의 묘미를 극대화할 수 있다. 브루나이 최대 번화가인 가동 근처의 광장에서 열리는 가동 야시장(Gadong Night Market)은 공산품 상점부터 식료품 가게, 다양한 로컬 음식을 판매하는 점포까지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곳이다. 현대적으로 리모델링한 야시장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즐기는 사테(Sate, 꼬치구이), 나시르막(Nasi Lemak), 다양한 시푸드는 물론 로컬 팬케이크에 화려한 색감을 뽐내는 브루나이식 디저트까지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가히 식도락 여행의 끝판왕이라 할 만하다. 이슬람 국가로 술과 음주를 금지하는 나라. 브루나이 여행 중 밤이 심심하게 느껴진다면, 하루쯤 가동 야시장에서 푸드 파이터가 되어보는 건 어떨까?

 

 

 

 

새롭게 떠오르는 여행자들의 히든 스폿

낯선 여행지로 떠나는 설렘은 어쩌면 당연하다. 익숙하지 않아 짜릿하고, 어떤 도시 경관을 품고 있을지 가늠하기 어려워 더욱 새로운 여행! 일상은 물론 문화적 공감대까지 우리와 다른 브루나이는 여행 전 충분한 이해가 필요한 곳임에는 분명하다. 그런데도 제주도 크기의 3분의 1도 되지 않는 작은 술탄의 왕국에 여행자들이 몰려드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아름다운 자연을 간직한 것은 기본이고, 일반적인 국가에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과감한 복지제도로 국민의 행복지수를 높인 나라. 전 세계에서 단 2개뿐인 7성급 호텔 내 이색적인 휴식, 금으로 장식한 모스크의 화려한 매력 등 하루 24시간이 부족한 황금의 나라. 브루나이 여행에 적기가 있다면 바로 지금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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