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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호VOL.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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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통상과 경제 협력은 원샷 게임이 아닙니다”

정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원장

 

 

 

대외경제정책연구원(Korea Institute for International Economic Policy, 이하 KIEP)은 세계경제 환경의 변화에 따른 외부적 도전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21세기를 향한 우리 경제의 국제적 역할과 위상을 정립하기 위해 1989년에 설립한 국책 연구 기관이다.
전 세계 7,800여 개의 연구 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7년 ‘글로벌 싱크탱크 평가(Global Go To Think Tank Index)에서 전체 31위, 국제경제 정책 부문에서 당당히 5위를 거머쥔 KIEP는 국제경제를 연구하는 싱크탱크로, 다양한 정보를 수집·분석함으로써 우리나라 대외경제 정책 수립의 근거를 마련하는 곳이다.
KIEP의 살림을 도맡아 할 뿐이라며, 미소로 취재진을 맞이한 정철 부원장은 개인의 발전과 기업의 성공, 그리고 정부 정책의 방향에도 일관된 메시지를 전했다. 양적 성장을 충분히 이뤄낸 만큼 이제는 질적 성장을 향해 나아가야 할 때라는 것. 정 부원장의 폭넓은 사유를 바탕으로 나눈 이야기 가운데 일부를 Q&A로 간추렸다.

 

 

세계경제와 통상정책을 깊이 있게 연구하고 이를 필요한 곳과 나누는 기관으로

Q) 개원 30주년(2020년)을 향해가는 KIEP. 독자에게 어떠한 기관으로 소개하면 좋을까요?

A) 아시다시피 KIEP는 세계경제 흐름과 가치 체계의 중요성을 알고 이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 정책적 뒷받침을 하는 연구 기관으로 탄생했습니다. 30년 가까운 세월을 사람 나이 서른 살에 비하자면, 성숙한 어른이 떠오릅니다. 지금껏 충분히 잘해온 부분도 있지만, 2019년과 2020년에는 조금 더 국제적인 영향력을 갖추고 담론을 주도해가는 모습, 뚜렷한 성과를 내는 모습을 보여드릴 것입니다.
요새는 어딜 가나 4차 산업혁명이나 디지털 경제를 이야기합니다. 디지털 경제나 무역에서 아직 제대로 된 규범이 없고, 이를 만들어가는 시기인데, 우리나라가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시대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고 산업을 선도할 수 있습니다. 이에 KIEP는 조금 더 새롭고 창의적인 아이디어에 기초한 연구나 국제적 네트워크의 강화, 깊이 있는 담론을 생산하는 세미나 개최 등을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또 KIEP의 연구 성과를 정부 기관뿐 아니라 기업 등 필요한 분야에서 더 많이 활용할 수 있도록 대외 접촉을 늘려가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Q) 산·학·연의 연계를 더욱더 단단하게 하고자 색다르게 시행한 프로그램도 있나요?

A) KEEP(KIEP Emerging Economies Pathfinder) 프로그램은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청년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프로젝트입니다. KIEP의 가장 큰 프로젝트는 아니지만, 산·관·학의 동반 성장을 꾀하고 본 기관의 연구 결과와 지식, 노하우를 필요한 곳에 나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고 뜻깊은 사업입니다.
2018년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웹소설 플랫폼 기업이 인도 시장 진출의 거점을 마련하는 등 참가 기업에 실질적 성과가 있었습니다. 세계 지역 전문가를 꿈꾸는 청년에게는 멘토링과 현지 비즈니스 환경을 경험하고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기회가 되었고요. 올해는 KEEP 프로그램을 더욱 확대해 추진할 계획입니다.

 

 

Q) 이 밖에 KIEP의 특성화된 프로그램이나 활용할 수 있는 내용을 소개해주신다면요?

A) 중국이나 신흥 시장 지역의 전문 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다른 지역에 비해 수요가 적을 수 있지만, 그렇기에 막상 찾으려고 하면 막막한 정보들이지요.
KIEP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뉴스레터나 만화로 최신 정보를 알기 쉽게 전하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각종 연구 보고서의 원문 PDF나 세미나의 자료집도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고요.
성격이 조금 다르지만, 방문학자 프로그램은 국제 교류를 촉진함으로써 연구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세계 지역 연구 활성화를 도모하는 KIEP의 대표 프로그램입니다. 현지에서 전문성을 갖춘 그리고 한국에 호의적인 학자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상생의 길로 가는 걸음걸음 작아도 진심 담아 나아가야

Q) 기업이 실천할 수 있는 사회적 책임에는 어떤 게 있을지요?

A) 사업 한 건 한 건이 생존과 직결하는 중소기업에는 사회적 가치, 즉 상생과 협력이 먼 이야기로 느껴질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파트너에게 정의롭고 신뢰를 주는 경제활동은 훗날 매우 중요한 자산이 될 것입니다. 현지 직원을 동등하게 대우하고 이익 일부를 환원하며, 하다못해 거리를 청소하는 등 작은 실천이 쌓일 때 큰 차이를 만듭니다. 실제로 우리 중소기업이 해외에서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SR)을 다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현지 인력을 교육하여 근로자로 채용하거나, 지역 학교에 책을 기증하고 보육원에 방문하는 등의 활동은 비용이나 시간을 많이 들이지 않고도 현지와 친밀도를 높이는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기업 혼자 하기 어렵다면, KOICA가 지원하는 민간기업 연계 공적개발원조(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ODA) 사업에서 도움을 받을 수도 있고, 정부 부처나 기관, 협력 대기업에 역으로 CSR 지원을 요청할 수도 있겠죠.
우리는 이미 FTA 등을 통해 경제 영토를 많이 넓혔잖아요. 양적 성장은 언젠가 한계에 도달하지만, 질적 성장에는 끝이 없습니다. 통상은 일회성의 원샷 게임이 아닌 만큼, 파트너와 지속해서 윈윈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든 것이 중요합니다.

 

 

Q) 성공적인 상생과 협력, 공존의 길로 가기 위해 어떤 자세가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A) 통상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진다고들 하죠. 우리는 세계무대에서 가치관과 경험이 다른 이들과 어울려야 하고, 도전적 상황을 마주하기도 합니다. 이는 무역과 통상에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개인과 기업, 국가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 규모와 관계없이 진심을 담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단 도전해보세요. 그 도전이 아무리 무모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용기를 갖고 열린 마음으로 현지에 진출한다면, 어느새 그곳은 상생과 질적 성장을 이뤄갈 기회의 땅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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