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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호VOL.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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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눈

바람마저 잠든 수평선, 날것의 자유를 찾아

캄보디아 시아누크빌

해안선을 따라 자리한 해변은 저마다의 생리로 그곳에 존재한다. 자연 풍경은 날것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며, 바람마저 잠든 수평선은 고요하기만 하다. 정해진 규율은 없고 광활한 자유만이 존재하는 곳, 이곳에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무죄.

   엄용선(blog.naver.com/wastestory)



캄보디아 경제 개관(2017년 통계청 KOSIS 기준)

•국내총생산 : 221억 5,820만 9,502.6달러 세계 104위
•국민총소득 : 208억 20만 9,502.6달러 세계 108위
•경제성장률 : 6.81% 세계 19위
•1인당 국내총생산 : 1,384.42달러 세계 128위

한·아세안 FTA 협정과 캄보디아

•2008. 11. 1. 한-ASEAN FTA 상품 협정 발효
•2009. 11. 29. 한-ASEAN FTA 서비스 협정 발효
•2010. 10. 17. 한-ASEAN FTA 투자 협정 발효
•2018. 일반 품목군에 등재된 모든 상품의 관세 철폐


 

 

시아누크빌, 그곳의 여행자 거리

“캄보디아에 가면 시아누크빌에 가봐. 멋진 해변과 한가로운 시간이 널 맞이할 거야.”
방콕에서 만난 한 여행자는 앙코르와트(Angkor Wat)를 보러 캄보디아를 간다는 내게 거듭 시아누크빌(Sihanoukville)을 추천했다. 그곳에 가면 분명 다른 매력의 캄보디아를 발견할 수 있을 거라나? 흔한 여행자의 호들갑이라도 괜찮았다. 낯선 지명은 호기심을 일으켰고, ‘바다’라는 요소 또한 매력으로 다가왔으니. 캄보디아에서 휴양이라니, 뜻밖의 기대에 부푼 발걸음은 이미 그곳을 향하고 있다.
프놈펜의 소야 버스터미널에서 시아누크빌을 향하는 버스는 벌써 5시간째 도로를 달리고 있다. 애초 4시간이 걸린다는 버스 회사의 말이 무색하기만 하다. 버스는 낡았지만, 엔진의 힘이 달릴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니 지체의 원인은 낙후된 도로 사정에 있는 것이다. 시아누크빌에 접어들자 버스는 몇 개의 작은 정류장에 정차한다. 때마다 툭툭 기사들이 몰려왔고 그중 몇몇은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아쉬움을 감추지 못한 채 시무룩한 표정으로.

저 멀리 황금사자상 두 마리가 비로소 도시에 입성했음을 알려온다. 저녁 나절이면 주변이 금세 어스름한 기운에 휩싸이니 바쁜 걸음으로 곧장 숙소로 향한다. 채 100m가 되지 않는 길 양쪽으로 게스트하우스와 호텔 등 각종 숙박 시설이 빼곡히 서 있다. 이곳은 시아누크빌 유일의 여행자 거리로 음식점과 카페, 펍과 노점 등 여행자를 위한 각종 편의 시설이 집중되어 있다.

이곳의 영화관은 규모로 보자면 비디오방에 가깝다. 1층에는 로비가 있는데, 관람객들은 여기서 책이나 음식을 고르고 영화를 선택한다. 방은 2인실에서 6인실까지 다양하다. 볼 수 있는 영화라고는 그저 복제품에 불과하지만, 방대한 리스트는 우선 충만한 기쁨을 안겨준다.
영화관을 나서자 어디선가 흥겨운 음악이 들려온다. 소리에 이끌려 간 곳에는 소박한 라이브 카페가 자리한다. 15m2 남짓한 공간 안에 빼곡히 앉아 있는 사람들, 라이브가 한창인 무대로 다국적 환호가 이어진다. 끝없이 앙코르를 외치는 이들 손에는 앙코르 비어가 들려 있다. 캄보디아를 대표하는 맥주는 알싸하고 깊은 맛이 일품이다.

 

 

 

 

취향껏 택하는 다채로운 해변들

북쪽 끝 빅토리 비치(Victory Beach)에서 남쪽 끝 오트레(Otres Beach) 비치까지! 장장 10km에 달하는 해안선에는 이름을 다 알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해변이 있다. 그중 가장 번화한 곳은 여행자 거리 인근의 세렌디피티 비치(Serendipity Beach)와 해양 레저 시설로 유명한 오트레 비치다. 쾅쾅 울리는 1980년대 록 음악과 여기저기서 쏘아대는 불꽃이 흡사 8월의 해운대를 연상시키는 곳. 해변의 노천 레스토랑과 카페에서는 밤새 라이브 공연과 함께 칵테일 쇼가 이어진다. 오츠티알 비치(Ochheuteal Beach)는 현지 서민을 위한 해변으로, 야자수와 함께 늘어선 백사장이 장장 4km에 이른다.
반면 캄보디아의 권력자나 부자들이 휴식을 취하고자 즐겨 찾는 하와이 비치(Hawaii Beach)는 아담하고 고즈넉한 분위기가 일품이다. 인디펜던스 비치(Independence Beach)와 소카 비치(Sokha Beach) 또한 명성대로 조용하고 한적하다. 이는 각각 동명의 호텔에서 관리하는 사유지로,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된 덕에 여유롭게 일광욕을 즐길 수 있다.

마지막으로 배낭여행자들이 장기간 머무는 곳으로 유명한 빅토리아 비치(Victoria Beach)가 있다. 이곳에는 근처 코롱섬이나 밤부 아일랜드(Bamboo Island)를 가는 선착장이 위치해 늘 들고 나는 사람들로 북적이며 유난히 활기가 넘친다. 수많은 해변 중 어디에 머물 것인지는 오로지 여행자 스스로의 결정에 따른 것! 목적과 취향에 맞는 선택의 폭이 넓다.
사람의 손때가 덜 묻은 풍경은 날것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품는다. 모래바닥에 앉아 그저 멍하니 있어도 시간은 하릴없이 흘러가고 바람마저 잠든 수평선이 눈앞으로 광활하다. ‘그곳에 가면 멋진 해변과 한가로운 시간이 맞이할 거’라던 방콕 여행자의 추천은 틀리지 않았다. 그러니 이곳에 오길 참 잘했다.

 

 

 

 

인근 섬 여행, 태초의 자연을 가다

하루 종일 해변에서 뒹굴뒹굴 자유를 즐기다 지칠 때면 여행자의 촉은 인근 섬을 향한다. 그 중 밤부 아일랜드(Bamboo Island)는 사람이 살 수 있는 가장 원시적인 곳이다. 오로지 숲과 바다, 그리고 방갈로만 존재하는 이곳은 오후 7시면 전기조차 들어오지 않아 섬은 오롯한 어둠에 휩싸인다. 그 속에서 하늘의 별만 유난히 반짝이니 머리 위로 쏟아지는 빛의 향연은 평생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한다.
배를 타고 한두 시간 정도면 닿는 코롱섬(Koh Rong Island, 몽키아일랜드)은 인근 섬 투어 중 가장 대중적인 코스로, 스노클링과 함께 색다른 해변의 모습을 즐길 수 있다. 이곳은 시아누크빌 여행자 거리의 데이 트립 상품을 이용해 갈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이동에 빼앗기기 쉬우므로 여유가 있다면 섬으로 들어가는 쾌속선을 타거나 개별 보트를 빌리는 것이 좋다.

끝까지 걸어봐야 20분 남짓한 작은 비치, 고운 모래가 맨발을 간질이고 눈앞으로 광활한 바다가 옅은 코발트색 물빛을 뽐낸다. 해변을 따라 띄엄띄엄 들어선 방갈로, 그곳에는 있으나 마나 한 문짝과 침대가 전부다. 에어컨은 없거나, 있다고 해도 정전이 잦아 그 모든 것이 어우러진 풍경은 실로 한가롭기 그지없다. 그러니 기왕 섬에 들어간 김에 코롱 삼로엠(Koh Rong Sanloem)이나 코롱섬에서 하룻밤 묵는 것도 추천한다.
스노클링이나 다이빙을 예약할 수 있는 가게는 코롱섬 항구에 즐비하다. 공기탱크 2개를 쓰는 펀 다이빙에 점심 식사가 포함된 패키지가 60달러, 스노클링은 15달러 선이며, 호핑 투어는 10~15달러에 즐길 수 있다. 일몰이 지고 나서는 플랑크톤을 보러 간다. 어둠에서 유난히 빛나는 플랑크톤은 우리 몸의 움직임을 그대로 따르니 빛을 몰며 어둠을 유영하는 경험은 그 어디에서도 느끼지 못할 특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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