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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호VOL.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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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섭사 속 그날

코발트 구슬이 전하는 가야인의 중계무역

잊힌 가야의 유적, 김해 양동리 고분군에서 푸른색의 유리구슬이 출토됐다. 이것은 어떻게 가야로 오게 되었을까? 누가 전해주었을까? 그 수수께끼를 풀어보자.

  김현경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술사학과 석사

 

봉황동에서 출토된 가야의 선박 일부. 금관가야 시대, 길이 약 390cm, 국립김해박물관 소장

 

 

푸른빛의 매력에 빠지다

파란색은 예로부터 귀족이나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의 권력을 상징하는 최고의 사치품으로 여겼다. 가야의 대표적 유적인 김해시 주촌면 양동리 고분군은 1969년 우연히 출토된 유물을 통해 학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모두 550여 기의 무덤을 확인했고, 5,000여 점의 유물을 출토했다. 양동리에서 발견한 출토 유물에는 각종 토기, 다양한 철제 무기, 유리, 수정, 마노, 호박 등이 있으며, 그중 단연 돋보이는 것은 푸른빛의 코발트 구슬이다.
코발트 구슬은 한반도에서 구할 수 없는 광물로, 전 지구에서도 0.001%밖에 없는 희귀 광물이기도 하다. 이런 귀한 것이 가야의 무덤에서 발견되는 것은 무역이 아니고서야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 코발트 구슬은 김해뿐 아니라 태국의 푸카오통, 스리랑카 만타이, 베트남 옥애오에서도 발견됐다. 김해를 포함한 네 곳은 바닷가와 인접한 해안 도시로서 활발한 해상교역이 이루어진 곳으로 추정된다. 바닷길에는 유리 교역 루트가 존재했던 것이고, 가야는 그런 해상 무역의 중계 역할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중계무역의 허브, ‘철의 왕국’ 가야

해상무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선박이다. 2012년 김해 봉황동에서는 길이 390cm의 선박 부재가 발견되었다. 실제 선박의 크기를 추정해보면 8~15m 이상의 배로, 대략 15~30명이 탑승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점은 선박에 사용한 나무의 종류인데, 분석 결과 녹나무와 삼나무였다. 녹나무는 중국과 일본 그리고 한반도 남해안 일부 지역에서 자생하지만, 삼나무의 경우 일본 고유 수종으로 일본 선박에 사용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이는 가야와 일본 사이의 교류 모습을 보여주는 단서가 된다. 그렇다면 가야는 어떤 상품에 주력했을까. 철의 왕국 가야는 풍부한 철의 생산과 이를 능숙하게 다루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 쇠는 철기 제작의 원재료로, 무기나 다양한 철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되었다. 즉 가야의 우수한 철 생산은 중국, 일본을 넘어 동아시아 무역상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갔으며, 귀한 푸른빛 구슬과 맞바꿀 만큼 중요한 물품이었다. 가야가 해상 무역으로 번성했던 그 옛날, 김해의 항구는 여러 나라의 무역상이 모여 소란했을 것이다.

 

 

양동리에서 출토된 목걸이. 삼한 시대, 대롱옥 길이 2.0cm, 국립김해박물관 소장

함안 도항리 10호에서 출토된 덩이쇠. 가야 시대, 길이 48.4cm 내외, 국립김해박물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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