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무역 지상 중계

전복 생산부터 수출까지, 신선함 그대로

누리영어조합법인 김송금 대표이사·권현용 사장

국내 전복의 약 70%를 수확하는 전남 완도. 청정 지역에서 생산한 전복을 우리나라뿐 아니라 일본·중국 등에 최상의 품질로 공급하는 누리영어조합법인은 설립한 지 3년 만에 150억 원을 훌쩍 넘는 매출을 달성했을 정도로 크게 성장 중이다.

누리영어조합법인은 농수산물은 무역 과정에서 피해를 보는 산업이라는 편견을 깨뜨린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전복에 대해 오랜 노하우를 지닌 김송금 대표이사와 유통 및 수출 판로를 넓혀나간 그의 아들 권현용 사장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생산, 수매, 수출까지 새로운 판로 개척

전복의 주 먹이인 미역과 다시마의 최대 생산지인 완도는 1990년대부터 전복 생산 붐이 조금씩 일기 시작했다. 김송금 대표이사는 남편과 함께 완도에서 줄곧 어업을 해왔다. 2000년대에 마지막 정착지로 전복을 선택한 뒤, 처음엔 소포장 판매로 시작하다 아들인 권현용 사장이 합류하면서 관리부터 유통, 수출까지 전복의 판로를 점점 넓혀갔다. 2018년에는 전복 생산량 40여 톤, 수매량 500여 톤으로 하림과 본아이에프 등 국내시장은 물론 중국, 일본에 수출하며 입지를 다지고 있다.
누리영농조합법인은 설립한 2015년 이후 직영 양식장을 운영해 수출의 기반을 만들며 본격적으로 전복 유통에 날개를 달기 시작했다. 주변 어민들과 여러 지원 혜택을 받고자 설립한 법인은 양질의 전복 물량 확보로 이어졌다. 나아가 (사)한국전복유통연합(이하 유통연합) 등 국내외 유통망을 넓히는 협회의 일원으로 활동하며 박람회에 참석했고 바이어도 점차 늘었다. 중국은 유통연합이 현지에 사무실을 내면서 진출했으며 가격에 따라 수출 물량의 변동 폭이 큰 편이라면, 일본은 해마다 안정적으로 수출을 늘려가고 있다. 일본과 중국 모두 활전복을 주로 수출하는데, 선별과 분리를 거쳐 활어용 수조 컨테이너에 실어 보내면 반나절에서 하루 정도면 현지에 도착한다.

권현용 사장은 특히 까다로운 일본 시장을 상대하며 구매부터 판매까지 전 과정을 차근차근 밟아나갔다. 그런데도 활전복이라는 생물의 특성상 여러 가지 변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여름엔 기후변화로 인한 열대 현상과 해수 온도 상승으로 산지 양식장이나 육상 수조에서 전복이 폐사하는 비율이 높다. 누리영어조합법인은 육상 수조에 냉각 시설을 설치해 선도를 유지하는 방법으로 대응했다.
“국내 유통용으로는 바닷물과 산소를 넣은 소포장을 주로 쓰고, 수출할 때는 컨테이너를 활용하는데요. 활전복 상태의 선도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수출용 전복은 신축 양식장에서 순치(안정) 기간을 유지함으로써 최상의 상태로 수출하는 것이 노하우죠.”
또 일본 시장에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거래처를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것은 물론, 현지 반응을 즉각적으로 수렴해 수정해나갔다.
“좋은 전복을 생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선별하고 관리하는 일이 전복 사업의 생명입니다. 이는 기술보다는 숙련도, 즉 오랜 시간 전복을 직접 보고 만지면서 노하우가 쌓여야 가능한 일이죠. 부모님께서 그 역할을 해주고 계십니다.”

완도 청정 지역에서 나는 귀한 전복

누리영어조합법인은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있는 외딴섬 횡간도(완도군 소안면)의 오염되지 않은 청정 바다에서 좋은 다시마와 미역을 먹고 자란 전복을 키운다. 횡간도는 적조가 없고 난류와 한류가 교차하는 지역으로, 영양 염류가 풍부해 전복 껍데기가 얇고 육질이 부드럽다.
“이 지역 일대는 게르마늄이 많은 맥반석 지반이에요. 게르마늄이 전복의 생리 활성을 돕는 촉매로 작용해서 다른 지역 전복에 비해 뛰어난 맛과 향을 유지하고, 식감이 쫄깃한 것이 특징이죠.”
김 대표의 전복 자랑에 아들 권 사장이 덧붙인다.

“도시에서 대학을 다니다 도중에 전복 양식을 하시던 부모님을 도우러 내려왔어요. 취업을 고민하던 시기였는데, 수산물에서 미래가 보이더라고요. 초반엔 대규모 전복 양식이 어려워 폐사하는 등 어려움이 있었지만, 가족을 비롯해 주위에서 도움을 많이 주신 덕분에 꾸준히 성장해왔습니다.”
또 조합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까지 aT ‘우수수산물지원자금’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귀띔한다.
“지원 자금 등을 통해 2018년 12월에 더 넓은 공장으로 이전했습니다. 올해는 전복 종자 생산 시설 투자를 완료해 전복 종자 보관 연구 및 신종자 개발을 위해 힘쓸 예정입니다. 2020년에는 2차 가공 공장을 설립하고, 전복 반조리 제품을 개발하려고 하고요. 누리영어조합법인은 이제 시작하는 단계입니다. 어민들과 소통하는 기업, 산지에서 소비자까지 믿고 먹을 수 있는 전복을 대표하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들의 열정과 굳은 의지를 보며 누리영어조합법인의 전복이 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머지않은 그날을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