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발효한 RCEP은 우리나라가 체결한 최대 규모의 메가 FTA이자 일본과 맺은 최초의 FTA로 의미가 크다. 일본과는 일부 품목에서 큰 폭으로 관세가 인하되고, 아세안 지역도 주력 수출품목의 관세철폐가 있으므로 RCEP 회원국 간 공급망을 활용해 그 효과가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RCEP으로 국내 수출기업이 일본과 교역을 좀 더 활발하게 하기를 기대하며 일본 수출에서의 RCEP 활용법을 살펴보기로 한다.
글 임은주 서울세관 수출입기업지원센터 기업지원1팀장
일본은 2002년 1월 싱가포르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이래 2022년 1월 기준 24개 국가(지역)와 21개의 FTA를 체결 또는 발효한 FTA 선진국으로 도약했다. 일본은 새로운 국제질서를 형성하기 위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으로 경제연대 협정에 따른 무역 원활화를 추구하는 한편, 지방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해외기업 유치 또는 매칭을 지원하고 있다. 2018년 12월 CPTPP를 발효하면서 일본은 이제 전 세계를 무대로 무역 측면에서 유리한 고지에 다가섰다고 할 수 있겠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중국, 일본, 아세안, 호주 및 뉴질랜드 등 15개국이 참여하는 RCEP은 일본 전체 교역의 46%에 해당하는 규모다. RCEP은 한국과 일본이 맺은 첫 번째 FTA라는 점, 양국의 무역 및 경제 관계의 개선이라는 점에서 두 나라에게 큰 의미가 있다.
올해 3월 일본으로의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4.4% 증가한 27억6,000만 달러로 석유제품(24.6%)을 비롯해 은(10.5%), 철강의 판(21.4%), 의약품(55.0%), 컴퓨터 주변기기(43.7%), 메모리반도체(11.7%) 등의 수출이 증가했고, 비철금속(△18.5%), 자동차 부품(△11.6%), 가전제품(△6.0%) 등은 감소했다.
양국의 관세철폐 수준은 품목비율이 83%(한국 1만158개, 일본 7,548개)로 두 나라가 동일하나 수입액으로는 일본이 한국에 2% 추가로 관세를 철폐(한국 76%, 일본 78%)했다. 농수산물의 경우 한·일 간 최초 FTA이며, 민감성을 고려해 개방수준이 낮은 편이다. 일본은 RCEP에서 한국에 품목수 기준 83.0%(7,548개), 대(對)한국 수입액 기준 78.0%(290억5,000만 달러)에 대한 관세를 20년 내로 철폐한다.
우리 수출기업이 RCEP을 활용해 혜택을 보기 위해서는 품목별 RCEP의 관세철폐 수준에 따라 활용실익이 있는 품목을 확인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일본의 양허품목을 공산품·농산물·수산물 위주로 살펴보기로 한다.
(공산품) 품목수 기준 6,371개(93.1%), 對한국 수입액 기준 81.5%에 대한 관세를 15년 내에 철폐한다. 즉시철폐 품목은 5,271개(77.0%), 10년 철폐 품목은 455개(6.6%), 15년 철폐 품목은 645개(9.4%)다.
(농산물) 품목수 기준 960개(54.1%), 對한국 수입액 기준 35.3%에 대한 관세를 20년 내에 철폐한다. 즉시철폐 품목은 649개(37.7%), 10년 철폐 품목은 205개(11.9%), 15년 철폐 품목은 74개(4.3%), 20년 철폐 품목은 2개(0.1%)다.
(수산물) 품목수 기준 247개(46.9%), 對한국 수입액 기준 4.1%에 대한 관세를 15년 내에 철폐한다. 즉시철폐 품목은 73개(13.9%), 10년 철폐 품목은 115개(21.8%), 15년 철폐 품목은 59개(11.2%)다.
우리나라는 올해 2월 1일 RCEP을 발효했다. 하지만 RCEP 회원국별 양허 스케줄상 관세인하 적용기간이 다르다. 일본은 RCEP 특혜 관세율을 1년 차는 협정 발효일부터 3월 31일까지 적용하며, 2년 차는 4월 1일부터 다음 해 3월 31일까지 적용한다. 다시 말하면, 올해 4월 1일부터 일본으로 수출하는 경우 2년 차 RCEP 특혜 관세율을 적용하게 된다.
일본으로 수출 시 RCEP을 활용할 경우 유리한 관세율을 적용할 수 있는데, 이러한 관세혜택을 적용하고자 하는 물품은 기본적으로 네 가지 요건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협정에서 규정한 특혜관세 대상 물품으로 원산지결정기준을 충족하는 원산지 상품이면서 RCEP 원산지증명서를 발급해야 하고, 한국에서 일본으로 직접 운송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사실을 모두 증명할 수 있는 증빙서류(원산지증명서·상업송장·선하증권 사본 등)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처음으로 일본에 수출하는 초보기업은 일본의 통관환경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부족하면 RCEP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수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관세청 FTA 포털에는 RCEP 협정문과 함께 일본 수출입통관, FTA 활용절차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데 일본의 관세 부과, 실행관세율표와 확인방법, 일본의 FTA 활용절차, 일본세관의 RCEP 협정 관련 질의응답 자료 등이 있다.
※검색 경로: 관세청 FTA 포털 → FTA 일반현황 → RCEP → 일본 수출입통관, FTA 활용절차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CPTPP; Comprehensive and Progressive TransPacific Partnership)은 호주·브루나이·캐나다, 칠레·일본·말레이시아· 멕시코·뉴질랜드·페루· 싱가포르·베트남 등 11개국이 참여하는 메가 자유무역협정
한국과 일본의 관세철폐 품목비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