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베트남사회주의공화국, Socialist Republic of Vietnam)은 33만㎢(한반도의 1.5배)의 면적과 인구 약 9,580만 명(2021년 기준)을 보유한 국가다. 전체 인구의 90%를 낀(Kinh)족이라고도 불리는 비엣(Viet)족이 차지한다. 정치 구조로는 공산당 일당체제이자 집단지도체제를 가지고 있으며 5년마다 개최하는 전당대회를 통해 최고지도부와 국가의 경제정책을 결정한다. 현 당서기장 응우옌푸쫑(Nguyên Phu Trong)은 최고 권력자로 최초로 세 번 연임(2011~2026년)에 성공했다.
글 이요한 부산외대 아세안연구원 연구교수
베트남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2020년 기준)은 2,710억 달러이며, 1인당 GDP는 2,779달러다. 코로나19 발생 이전 베트남은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6~7%를 기록하면서 포스트 차이나로서 부상했다. 특히 미·중 분쟁의 격화로 중국을 탈출한 기업이 베트남을 대체지로 선택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베트남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대규모 봉쇄와 공장 폐쇄로 2020년과 2021년의 GDP 성장률은 2%대로 크게 후퇴했다. 특히 2021년 3분기는 –6.7%를 기록해 개방경제 이후 최대의 역성장을 했다.
베트남 정부는 2022년과 2023년에 6%대 경제성장률을 목표로 반등을 원하고 있으나, 오미크론 확산 등 변수에 따라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베트남 교역은 호조를 보여 2021년 수출액은 3,362억 달러로 전년도에 비해 19% 증가했고, 수입액도 3,322억 달러로 전년도에 비해 26.5%나 증가했다. 주요 교역 대상은 중국, 미국, 한국이 나란히 1~3위를 기록했다. 외국인직접투자(FDI, 2021년 기준)는 311억 달러로 전년도에 비해 9.2% 증가했다. 싱가포르, 한국, 일본이 나란히 1~3위를 기록했다. 베트남 내 외국인 투자의 수출 비중은 73.6%로 외국 투자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베트남은 외국인 투자에 대한 국가적·국민적 환영과 정치적 안정 및 개방경제 유지, 고도 성장으로 해외 투자자들의 매력적인 투자지로 부상했다. 베트남 중산층의 총 소비 규모는 2030년 9,400억 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전력공급의 불안정과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은 외국인 투자 유입에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 복잡한 세무규정 및 만연한 부정부패 역시 극복해야 할 과제다. 최저임금은 최근 몇 년 동안 7%대로 꾸준히 상승했으며, 베트남 국가임금위원회는 올해도 7월 1일을 기준으로 6% 이상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베트남 정부는 코로나19로 위기를 겪고 있는 기업을 위해 다양한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다. 법인세 30% 인하 조치와 더불어 연매출이 적은 소기업의 경우 추가적인 세제혜택을 제공하고 있고, 해외 기업의 최대 애로사항 중 하나인 노동허가서 발급조건도 완화하는 등 외국 투자기업의 적극적인 유치를 도모하고 있다.
베트남은 1986년 개혁개방 정책인 도이머이(奇i Mơi·쇄신) 정책을 도입한 이후 2007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2015년 아세안경제공동체(AEC) 참여로 글로벌 경제에 빠르게 편입했다.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동시에 참여하는 7개국 중 하나다. CPTPP 가입을 통해 회원국 관세 인하로 인한 수출액의 증가와 시장 다변화, 무역수지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베트남의 CPTPP 회원국인 멕시코와 캐나다 수출액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RCEP은 베트남 다자 협력의 또 다른 축이다. 최근 싱가포르 DBS 은행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이 RCEP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DBS 보고서는 베트남의 인건비, 경쟁력, 중국과의 접근성, 정치적 안정 같은 장점으로 인해 해외투자의 유입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RCEP 가입 이후 정보기술(IT)·통신·자동차 산업을 대표적인 수혜 분야로 보았다. 베트남은 RCEP과 CPTPP 동시 가입을 통한 실용적인 외교전략으로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고자 한다.
1992년 한국과 베트남이 수교한 이래 올해는 양국 관계 수립 30주년이 되는 해다. 2009년 양국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에 합의했으며, 2022년에는 이를 ‘포괄적·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할 예정이다. 한국은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과 별도로 VKFTA(Vietnam-Korea FTA)를 2015년 체결한 이후 양국의 교역과 투자가 더욱 활발해졌다.
2021년 한국의 베트남 수출액은 511억 달러, 수입은 218억 달러로 약 293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한국은 베트남에 반도체·휴대폰 부품·철강 제품 등 중간재와 생산재 위주로 수출하며, 베트남에서 의류·신발·원유·해산물 등 경공업 제품과 원자재 위주로 수입하고 있다. 2021년 한국의 베트남 투자액은 약 33억 달러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한국 기업의 투자 위축, 베트남의 대규모 봉쇄 정책 등의 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베트남의 시장 잠재력을 고려할 때 코로나19 종식 이후 한국 기업의 진출은 다시 본격화될 것이다.
베트남의 역사는 ‘불굴의 저항’의 연속이었다. 베트남은 중국에 약 1,100년, 프랑스에 약 100년의 식민 지배를 받았지만, 이를 모두 극복하고 현재의 베트남을 지켜냈다. 특히 독립을 위한 프랑스와 미국과의 연속된 전쟁은 베트남이 패할 것이라는 대부분의 예상을 뒤집고 승리한 역사를 갖고 있다. 따라서 베트남인에게 가장 추앙받는 영웅 역시 저항의 상징성을 갖는 인물들이다. 쩐홍다오 장군은 13세기 당시 세계 최강국인 몽골의 침략을 탁월한 전략으로 격퇴한 인물로서, 한국의 이순신 장군과 비슷한 위상을 가진 영웅이다. 강대국의 힘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저항헤 베트남을 지켜낸 베트남인의 자부심을 인지하고 존중할 필요가 있다.
베트남은 동남아 국가 중 유교 사상이 가장 많은 영향을 준 국가로서 한국과 문화적 유대감이 매우 크다. 베트남은 한국의 설날에 해당하는 ‘뗏’과 중추절에 해당하는 ‘뗏쭝투’를 큰 명절로 지키고 있다. 1990년대 한류가 베트남에서 가장 먼저 큰 인기를 거둔 요인도 양국의 정서적 공감대가 큰 덕분이었다. 한국과 베트남 관계는 무역·투자와 같은 경제적 분야를 넘어 국제결혼, 노동자 이주, 유학 등 사회문화적 유대관계로 확산되는 중이다.
A ‘왕의 칙령도 촌락 문 입구에서 멈춘다’라는 베트남 속담에서 알 수 있듯이 베트남에서 촌락은 행정적·생활문화적으로 독자성을 보유한 ‘국가 속 국가’로 자치성을 갖는다. 이러한 자치성은 지방정부의 자율성이 최대한 보장되는 분권화된 통치체제로 최근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중앙정부에서 정책방향을 발표하면 지방정부가 이를 구체화하는 시행령을 통해 추진하는데, 이 과정에서 지방정부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하며 중앙정부의 정책방향과 괴리를 보이는 일도 있다.
우리 기업이 현지 공장을 짓고 투자할 경우 외국인 채용계획 승인 및 비자 신청부터 투자 허가 및 법인 설립까지 5개 직할시와 58개 성 정부의 허가가 필요한 사항이 많아서 주의가 필요하다.
A 베트남은 1억 인구를 보유한 역동적 소비시장으로, 최근 중산층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소비자 구매력도 커지고 있다. 올해는 소매시장의 성장이 9.2% 전망돼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 제품의 진출 확대도 기대된다. 그중 한국 드라마와 가요 등 한류 확산에 따른 화장품과 건강식품, 가전제품의 인기가 주목된다. 한국은 베트남의 최대 화장품 수출국이다. 최근에는 코로나 이후 면역력 강화 등 건강관리를 위해 건강식품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소득증가에 따라 프리미엄 전략을 추구해온 한국의 소형가전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베트남의 그린·디지털 경제 전환 시도에 따라 전기오토바이 등 그린 모빌리티, 다양한 정보기술(IT) 제품의 수요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천천히 YES, 빨리빨리 NO
베트남 사람들은 약속한 시간보다 늦게 오는 경우가 많다. 교통체증이 심한 이유도 있지만 대체로 느긋한 경향이 있다.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한 한국 사람이 보기에는 답답하지만, ‘넙짜 뚜이쭉’이라는 베트남 속담처럼 베트남에서는 베트남 풍속을 따라 여유로운 마음으로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하다.
꾸준한 관심이 필요
베트남인과 첫 만남 시 가족관계 등 개인적인 부분을 너무 많이 물어와서 당황스러운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그들에게 첫 만남은 서로를 소개하는 자리로,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 친해지기 위한 방식이다. 한 번의 큰 관심보다는 조금씩 자주 지속적인 관심을 통해 파트너로 인식돼야 한다.
문서가 중요한 나라
베트남에서 중요한 사항은 항상 문서로 보내 의사소통을 한다. 전화 및 이메일로 면담 관련 시간 및 장소를 다 논의했어도 최종 결정은 서명과 날인이 있는 문서로 알린다. 빠른 결정이 필요한 사항이라면 미리미리 문서를 우편 혹은 인편으로 전달해서 상대방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선물 문화
베트남 기업이나 기관을 방문할 때 빠뜨려서는 안 되는 것 중 하나가 선물이다. 한국의 홍삼과 화장품은 베트남인이 좋아하는 선물이며, 대개 브랜드가 있는 제품을 좋아한다. 인맥을 중요시하는 베트남에서 선물은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드는 중요한 수단이다. 포장지는 원색지를 선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