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의 정부 통계기관인 Stats NZ에 따르면, 뉴질랜드의 인구는 510만 명, 면적은 한반도의 1.2배 크기인 27만㎢다. 호주에서 남동쪽으로 1,600km 떨어져 있으며, 남섬과 북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뉴질랜드의 최대 도시인 오클랜드와 수도 웰링턴은 북섬에 위치해 있다. 뉴질랜드의 공용어는 인구의 95%가 사용하는 영어 외에 마오리어, 수화가 있다. 뉴질랜드 정부는 1987년 마오리 문화를 보존하기 위해 마오리어를 공용어로 지정한 데 이어 2006년엔 세계 최초로 청각 장애인을 위한 수어를 공용어로 제정했다. 뉴질랜드의 민족 구성은 유럽인(70.2%), 마오리족(16.5%), 아시아계(15.1%)로 이루어져 있다.
글 조승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동남아대양주팀 부연구위원
뉴질랜드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2020년 기준)은 2,125억 달러이며, 1인당 GDP는 4만1,792달러다. 뉴질랜드는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연평균 경제성장률 2~4%를 기록하며 견실한 성장세를 유지했으나 2019년 세계경기 하강과 2020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둔화됐다. 뉴질랜드는 성공적인 코로나19 방역조치와 중앙은행의 통화완화 정책으로 2021년부터 경기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질랜드 중앙은행은 2021년 10월에 7년 만에 처음 금리를 인상했다. 올 들어 4월과 5월에는 금리를 각각 0.5%p 인상하며 인플레이션에 대처하고 있다. 0.5%p 인상 규모는 2000년 이후 최초다. 뉴질랜드의 연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022년 1분기 6.9%로 32년 만에 최고 수치를 보였으며, 5월 기준 실업률은 3.2%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현재와 같은 형태의 실업률 집계를 시작한 1986년 이후 최저치다. 뉴질랜드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4월부터 1년간 여행업은 직·간접적으로 뉴질랜드 GDP의 9.8%를 담당했으나,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은 2020년 4월 기준 연간 수치는 4.8%로 크게 하락했다. 뉴질랜드는 오는 7월 31일부터 국경을 전면 개방할 예정으로 관광업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뉴질랜드는 안정적인 정치환경과 우호적인 기업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뉴질랜드는 2022년 1월 국제투명성기구에서 발표하는 ‘부패인식지수(CPI; Corruption Perception Index)’에서 3년 연속 1위를 기록했으며, 세계은행이 발표한 ‘기업환경평가(Doing Business 2020)’에서도 역시 1위를 차지했다. 또한 뉴질랜드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높은 국가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뉴질랜드는 해외투자법(Overseas Investment Act 2005)을 통해 외국인의 뉴질랜드 투자에 관해 승인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2021년 국가이익 심사(national interest test)의 대상 범위 축소 및 예외 확대를 골자로 해외투자법을 개정했다. 법안 개정으로 코로나19로 인해 위축됐던 한국을 포함한 해외 투자자들의 뉴질랜드 투자확대 효과가 기대된다. 뉴질랜드 정부는 2028년까지 연구개발 세액공제(R&D Tax Incentive)를 시행하며, 기업투자 활성화를 위한 과감한 투자유인책을 제시하고 있다.
뉴질랜드는 GDP 대비 무역 비중이 50% 이상으로 무역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다. 뉴질랜드는 세계 각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며, 글로벌 경제의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뉴질랜드 정부는 2030년까지 뉴질랜드 수출의 90%를 충당하는 지역과 FTA를 체결할 계획이다. ‘모두를 위한 무역(Trade for all)’ 어젠다를 바탕으로 뉴질랜드뿐만 아니라 글로벌 이슈 해결에 공헌하고자 한다. 뉴질랜드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역내포괄적동반자협정(RCEP) 등 다자간 무역협정에 가입하고 있으며, 최근 출범한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에도 참여하고 있다. 2020년 6월 뉴질랜드와 칠레 정부는 세계 최초의 복수국 간 디지털 분야 협정인 디지털경제동반자협정(DEPA)을 체결하며 디지털화를 선도하고 있다. 뉴질랜드는 총 수입액의 약 95% 이상에 무관세 혜택을 제공하는 등 개방형 통상정책 기조를 채택하고 있다.
2015년 12월 한국과 뉴질랜드는 양자 간 FTA를 발효했다. 2021년 한국은 뉴질랜드와의 교역에서 수출 19억2,000만 달러, 수입 15억4,000만 달러로 3억8,000만 달러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한국은 뉴질랜드의 교역국 중 중국, 호주, 미국, 일본에 이어 5위의 무역 파트너다. 한국의 대뉴질랜드 수출품목은 석유화학제품, 자동차, 합성수지이며, 수입품목은 낙농품, 알루미늄이다. 한국과 뉴질랜드의 상호보완적 산업구조가 양국 간 수출입 품목에도 반영돼 있는 모습이다. 한국은 수소연료전지 분야, 뉴질랜드는 수소 생산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이에 2021년 5월 제15차 한·뉴질랜드 경제공동위원회에서 양국 간 수소 분야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2022년 1월 한국은 뉴질랜드, 칠레, 싱가포르가 체결한 DEPA 가입을 위해 첫 협상을 진행하는 등 디지털 협력 강화를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2020년 한국 기업이 뉴질랜드 해군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군수지원함인 아오테아로아함을 진수하며, 방산 분야의 협력 강화도 모색하고 있다.
뉴질랜드의 첫 번째 정착민은 마오리족의 조상으로 1200년에서 1300년 사이 폴리네시아에서 온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뉴질랜드 럭비 대표팀은 경기 전 마오리족의 전통 춤인 하카(haka)를 추는 것으로 유명하다. 1840년 2월 6일 뉴질랜드 초대 총독인 윌리엄 홉슨은 마오리족 추장들을 만나 와이탕이 조약(Waitangi Treaty)을 체결했다. 이 조약으로 마오리족은 뉴질랜드의 주권을 영국에 이양했다. 뉴질랜드는 1907년 영국자치령 지위를 획득했고, 1947년 11월 25일 영국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했다. 뉴질랜드는 1893년 세계 최초로 모든 여성에게 참정권을 보장했고, 1930년대에 세계 최초로 종합적인 사회복지제도를 수립하는 등 세계 역사를 선도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뉴질랜드는 2027년부터 담배 판매 연령을 18세에서 매년 한 살씩 올리는 법안을 추진하며,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흡연 규제에 앞장서고 있다. 뉴질랜드인을 일컫는 ‘키위’는 제1차 세계대전 때 다른 참전국들이 뉴질랜드 군인을 부르는 것에서 유래됐다. 화폐에도 등장하는 키위새는 뉴질랜드를 대표하는 상징으로 뉴질랜드를 지칭하는 각종 표현에 사용되고 있다.
A 뉴질랜드는 1차 산업이 경제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국가다. 외부 바이러스나 천적의 반입으로 생태계 교란 시 국가의 산업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 그래서 생물 검역 보안(biosecurity)에 대해서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엄격하다. 뉴질랜드 입국 시 농산물·육류 반입 신고는 필수이며, 신발에 묻은 흙까지 검사한다. 미신고 적발 시 벌금은 무관용의 원칙을 적용한다. 우리 기업인들이 식품을 수출입할 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영문 라벨의 성분 표시에 치킨맛(chicken flavour)이라고 쓴다면, 닭이 재료로 직접적으로 들어 있지 않더라도 세관검사를 각오해야 한다. 또한 꿀 함유 제품은 반입 불가다.(특별허가 제외) 꿀맛의 식품을 수출한다면 영문 라벨링부터 바꿔야 한다.
A 뉴질랜드는 세계적인 낙농제품 수출국이다. 반대로 인구 500만의 작은 경제 규모로 제조업의 발달이 미약하다. 따라서 뉴질랜드 시장에는 기계나 장비 등 산업재의 수요가 제한되어 있어 이보다는 소비재 또는 완제품의 수출이 유망하다고 할 수 있다. 최근 뉴질랜드에서도 한류의 영향을 느낄 수 있다. 뉴질랜드 도시 어디서나 한국 식당과 한국 화장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국 자동차 수입도 급격히 늘고 있으며, 2019년 처음으로 뉴질랜드 최대 백화점 체인 F사에 입점한 한국 화장품의 인기에 힘입어 한국 화장품 코너를 올해부터 늘리고 있다.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아시안의 이민 인구를 생각하면, 한국 소비재에 대한 수요는 한류와 맞물려 더욱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약속 이행은 필수!
철저한 신용사회로 시간 엄수와 약속 이행은 필수다. 일반적인 업계의 비즈니스 관행에 대해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를 지키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투명한 사회시스템과 행정 프로세스 등으로 뉴질랜드는 각종 비즈니스 환경이 우수한 국가로 손꼽힌다.
뉴질랜드 3대 키위
뉴질랜드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키위(Kiwi)라는 단어를 종종 듣게 된다. 대부분 과일 키위만을 연상할 것이다. 그러나 키위라는 단어는 과일 외에도 ‘뉴질랜드 사람’과 ‘뉴질랜드 국조인 키위새’라는 뜻도 있다. 특히 뉴질랜드 사람을 키위라고 하니 반드시 사전에 알고 있어야 한다.
다문화 존중의 사회
뉴질랜드는 원주민 마오리 문화를 보존하고 존중한다. 공용어가 영어와 마오리어이며 공식 행사와 문서에는 마오리어가 병기돼 있다. 마오리어 ‘KIA ORA(안녕하세요)’라는 말을 흔히 들을 수 있다. 다양한 이주 민족에 대한 존중의 문화가 정착돼 있기 때문에 제3국에 대한 편향적 의견을 주의해야 한다.
미국 오클랜드와 헷갈리지 말 것!
종종 우리 기업인들이 오클랜드 하면 미국의 Auckland와 뉴질랜드 Oakland를 혼돈하는 경우가 있다. 대부분의 바이어는 웃어넘길 수 있으나, 일부는 지명을 헷갈리는 것에 대해서 기분 나빠하거나 다소 프로페셔널하지 못하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혹시 영문으로 지명을 쓰게 되면, 반드시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