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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 부국 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는 보르네오섬에 위치한 동말레이시아와 말레이반도에 위치한 서말레이시아로 이루어져 있으며 원유, 천연가스, 팜오일, 천연고무, 주석 등 천연자원이 풍부한 자원 부국이다. 우리나라와는 2019년부터 한·말레이시아 FTA 협상을 시작했으며 현재는 한·아세안 FTA 및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통한 다자간 FTA 체결국이다.

 조승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동남아대양주팀 부연구위원

usmca 발효
코로나19 발생 이전 경제수준 회복

말레이시아는 2021년 경제성장률 3.1%를 기록하며 명목 국내총생산(GDP) 3,727억 달러, 1인당 GDP 1만1,371달러로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수준을 회복했다. 2022년 2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8.9% 성장했다. 이러한 경제회복은 코로나19 엔데믹 전환(2022년 4월), 국내 노동시장 회복, 전기 및 전자 품목의 수출확대에 기인한다.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추세 속에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은 2022년 5월과 7월 각각 기준금리를 0.25%p 인상했으며, 6월부터 인플레이션 대책위원회(Special Task Force on Jihad Against Inflation)를 운영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닭 사료의 주원료인 옥수수 가격이 상승하자 말레이시아는 국내 닭고기 가격 급등을 막기 위해 지난 6월 닭고기 수출을 중단했다. 이는 말레이시아 의존도가 높았던 싱가포르에 영향을 주기도 했다. 말레이시아는 제조업, 건설업, 농업 등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가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봉쇄 조치로 다수의 외국인 노동자가 본국으로 귀환해 현재 노동력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외국인 노동자 입국 허가에 속도를 가하며, 산업계의 인력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니어쇼어링 수혜국
말레이계 우대 정책, 부미푸트라 실시

2022년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발표한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말레이시아는 싱가포르에 이어 아세안 2위(전체 32위)를 차지했다. 세계적인 반도체 업체인 인텔, AMD와 도요타, 혼다와 같은 자동차 기업이 말레이시아에 투자하고 있다. 2021년 주말레이시아 대한민국 대사관이 109개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말레이시아 투자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말레이시아 투자에 대체로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100점 만점에 평균 79점 획득).
말레이시아는 1970년대부터 말레이계 우대 정책인 부미푸트라(Bumiputera)를 경제, 교육, 취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시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부미푸트라 정책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부미푸트라 정책으로 정부·공공기관이 발주하는 프로젝트에 부미푸트라 기업들이 파트너로 참여해야 하는 경우가 있으며, 부미푸트라 말레이시아인을 일정 비율 이상 채용한다.

행정수도 이전 예산 324 억 달러
한·아세안 FTA와 RCEP 통해 다자간 FTA 체결

2021년 한국의 대말레이시아 수출은 101억1,000만 달러, 수입은 104억6,000만 달러다. 양국 교역액이 최초로 200억 달러를 돌파하며 말레이시아는 한국의 13대 교역국(아세안 국가 중 3위)이 됐다. 한국의 주요 수출품목은 집적회로반도체, 휘발유, 합성고무이며, 수입품목은 집적회로반도체, 천연가스, 중유다. 최근 양국은 경제협력의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말레이시아 사라왁주에 그린·블루 수소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최근 1조 원 규모의 말레이시아 경전투기 사업을 수주했으며, 디지털 정부 및 스마트시티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2022년 7월에는 8,900억 원 규모의 가스플랜트 사업을 한국 기업이 수주하는 등 건설부문 협력은 지속되고 있다. 2019년 6월 시작한 한·말레이시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은 현재 진행 중이다. 한·아세안 FTA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통해 말레이시아와 다자간 FTA를 체결하고 있다.

2022년 7월부터 자체 개발 백신 사용 목표
코로나19 방역 실패로 총리 사퇴 등 홍역 치러

말레이시아는 전체 인구의 약 14.5%가 코로나19에 감염됐는데 2021년 9월과 2022년 3월에 가장 많이 발생하며 하루 확진자가 각각 2만2,000명과 3만2,000명에 육박했다. 2022년 3분기에는 하루 확진자가 2,500~5,300명 사이를 오르내리고 있다. 전체 인구의 약 85%가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정부가 수차례 이동제한조치를 실시하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전역에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코로나19 방역 실패에 대한 시위가 발생했고, 2021년 8월 무히딘 야신 당시 총리가 사퇴하게 됐다. 석 달 뒤인 11월 말레이시아는 싱가포르와 육상으로 여행안전권역(VTL; Vaccinated Travel Lane) 제도를 시행하며 2020년 3월 이후 20개월 만에 국경을 개방했다. 주변국인 캄보디아, 태국과 VTL을 순차적으로 도입했고, 지난 4월 엔데믹 체제로 전환했다. 말레이시아는 현재 실내와 대중교통에서의 마스크 착용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2014년 직선제 채택
4개국 식민통치 역사를 거쳐 건국   

15세기 초 말라카 왕국이 성립된 이후 1511년 포르투갈을 시작으로 네덜란드, 영국이 차례로 말라카 왕국을 점령했다. 1874년 영국 보호령이 시작되며 영국의 말레이반도에 대한 본격적인 지배가 시작됐다. 1941년부터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날 때까지 일본이 말레이시아를 점령했다. 제국주의 시대, 말레이시아는 지정학적 요충지에 위치해 있어 4개 국가의 식민통치를 경험하게 됐다. 1963년 싱가포르와 보르네오섬의 사바와 사라왁이 참여하는 말레이시아(Malaysia)가 성립됐으나 1965년 8월 복잡한 인종 간 갈등이 원인이 되어 싱가포르는 말레이시아로부터 분리했다. 말레이시아는 때때로 민족갈등이 증폭되는 모습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다민족 다문화를 인정하고 수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말라카해협의 역사 도시인 말라카와 조지타운은 말레이시아의 역사를 잘 함축하고 있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유네스코는 말레이, 중국, 인도 등 3개 유럽 식민국가의 건축, 도시형태, 기술, 예술이 두 도시에 잘 반영돼 있으며,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잘 표현하고 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현지인터뷰
이승현
안효찬 코트라 쿠알라룸푸르 무역관 과장
Q말레이시아 진출 기업이 꼭 알아야 할 현지 관행이나 주의사항을 말씀해주세요.

A 말레이시아는 다민족 국가로 이슬람, 불교, 힌두 등 다양한 종교를 숭배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부미푸트라(말레이시아 이슬람계) 인구가 약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현지 바이어와의 만남에서 이들 문화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다. 또한 이들과 비즈니스를 하는 것은 신뢰를 기반으로 하기에 처음 미팅 시 사실과 정보를 교환하기보다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을 우선시하는 게 좋다. 기본적으로 이슬람 신도의 경우 돼지고기와 술을 먹지 않기 때문에 음주, 식사 접대보다는 선물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불가피하게 식사 접대 시 메뉴는 현지인이 가장 선호하는 닭고기 요리가 무난하다. 말레이시아는 아세안 국가 중 우수한 투자지원 정책과 인센티브를 갖춘 매력적인 투자처다.

Q현재 가장 인기 있는 한국의 제품이나 진출 유망 산업군을 소개해주세요.

A 최근 말레이시아 넷플릭스 드라마 순위 10위 내 한국 드라마가 5개 이상 포진할 정도로 한류콘텐츠가 상당히 인기가 많다. 이러한 영향으로 화장품 등 K소비재에 대한 인기도도 같이 높아진 상황이다. 또한 한국 편의점(CU, e-mart 24)이 현지 시장에 진출하면서 한국 식품에 대한 판매량이 급증했으며, 코로나19 이후 건강에 대한 트렌드가 형성되면서 안전하고 품질 좋은 한국산 유아용품의 선호도도 높아진 상황이다. 이 외에도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은 말레이시아 내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건설경기도 다시 살아나고 있으며 오일&가스 관련 플랜트 기자재 수요도 많아지고 있어 향후 해당 분야의 산업도 한국 기업이 참여할 기회가 많다.

비즈니스 에티켓
이것만은 꼭 알아두세요

왼손 사용 자제
이슬람교도인 말레이시아계 바이어를 만나는 경우 서류, 명함 등을 건네줄 때 오른손을 사용해야 한다. 이슬람교도는 왼손(좌욕 등에 사용)을 불결한 것으로 간주한다.

말레이시아만의 칭호
현지인은 이름 앞에 다토(Dato), 다툭(Datuk), 탄스리(Tan Sri) 등 작위 또는 닥터(Dr), 피에치디(Ph.D) 등 학위를 나타내는 칭호를 붙여 부르는 것을 좋아한다.  

서류 작성은 필수
거래 관련 제반사항을 서면으로 처리하고 이를 보관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말레이시아는 영국으로부터 오랜 통치를 받아 제반 제도 및 관행이 영국식으로 이루어져 있어 모든 비즈니스 관계는 서면에 의해 진행된다. 따라서 계약서를 작성할 때 문구 하나하나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친근함으로 먼저 다가가기
정부나 기관, 공기업에 많이 근무하는 말레이시아계, 다양한 비즈니스를 하는 중국계,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인도계 모두 영어에 능숙한 만큼 미팅 시 자신감 있고 오픈된 자세로 적극적인 대화를 하는 편이다. 신뢰 관계를 빠르게 형성하는 게 중요한 만큼 적극적인 자세로 대화에 임한다면 원하는 협의를 빠르게 진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