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udi_arabia #성장세_예상 #교역규모_회복

이슬람과 아랍 세계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

사우디아라비아는 서아시아(중동)의 아라비아반도에 위치한 왕국으로 인구의 대부분이 아랍어를 사용하고 이슬람교를 믿는다. 국왕의 호칭이 이슬람의 두 성지, ‘메카와 메디나의 수호자(The Custodian of Two Holy Mosque, Makkah and Medinah)’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슬람과 아랍 세계에서 지도력을 유지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나라다.

 성일광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책임연구원

usmca 발효
코로나19 리스크 감소 추세, 2022년 플러스 성장세 예상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의 2021년 국내총생산(GDP)은 약 8,330억 달러, 1인당 GDP는 2만3,310달러다. 2021년 1분기 성장세가 플러스로 돌아서 꾸준히 산업구조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1년 2분기부터 석유 분야의 약 3% 회복세와 더불어 비석유 분야가 약 6.5% 성장세를 보이면서 GDP 또한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됐다. 2021년 3분기 국제유가가 75달러 선까지 회복됨에 따라 석유 분야는 16%의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비석유 분야는 감소율을 보였으나 2021년 1분기와 비교하면 1.7%가량 증가해 사우디 내 코로나 리스크가 감소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8월 사우디아라비아 경제가 석유 수입 급증에 힘입어 올해 7.6%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당초 예상치였던 4.8%보다 2.8%p나 높은 수치다. 기존 국가 주도 프로젝트 대부분이 코로나19 리스크가 큰 제조, 건설, 플랜트 등이었으나 사우디 내 코로나 상황이 진정되면서 점진적으로 공사가 재개돼 추가적인 해외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특히 국제유가가 지속적인 강세를 보이고, 중국 등 대형 시장에서 비석유 분야의 국제수요 반등으로 인해 2021년 대비 2022년 플러스 성장세를 예측하는 전망이 늘어나고 있다.

니어쇼어링 수혜국
한국은 ‘사우디 비전 2030’ 중점 협력국

2016년 무함마드 빈 살만(MbS) 왕세자는 중장기 국가경제 개조 계획을 발표했는데 핵심은 석유에 편중된 국가경제구조의 산업다각화였다. 지난 9월 총리로 임명된 그는 특히 ‘사우디 비전 2030’ 프로젝트 결정권자로서 국영기업 아람코(ARAMCO)와 사빅(SABIC) 등을 통한 민간투자 계획뿐만 아니라 관광, 엔터테인먼트 등 비석유 분야 개발 계획 등을 주도하고 있다. 빈 살만 왕세자가 이끄는 사우디 국부펀드(PIF)는 올 초 ‘3N’이라 불리는 한국 3대 게임사 가운데 엔씨소프트와 넥슨에 총 3조5,000억 원을 투자해 각각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지난 5년간(2017~2021년) 사우디의 대(對)한국 직접투자액(약 3조 원)을 웃도는 금액을 쏟아부었다. 한국은 미국, 중국, 일본, 인도와 함께 ‘사우디 비전 2030’ 5대 중점 협력국으로 에너지 및 제조업, 정보통신기술(ICT), 인력양성, 보건의료, 중소기업 교역 및 투자확대 등 5개 분야 30여 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행정수도 이전 예산 324 억 달러
교역 규모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1년 한국·사우디 전체 교역액은 273억5,1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54%가량 증가했다. 사우디로의 수출액은 총 33억2,4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 증가했으며, 수입액은 240억2,7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55% 증가했다. 양국 간 교역액은 전년과 달리 2021년 코로나19 글로벌 팬데믹이 점차 누그러지고 회복세를 보이면서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감염병이 몰아친 2020년 유가 하락과 경기침체가 동반하면서 산업 전반의 프로젝트가 중단되고 전 세계 구매력도 감소했다. 그 결과, 2021년 1~2월 수출 및 수입 또한 전년 대비 감소세가 지속됐다. 2021년 2월 이후부터 코로나 백신 개발 및 위드 코로나 정책 기조가 국제유가 회복세로 이어져 교역량 상승세를 보였다. 2021년 9월까지의 교역액만으로 전년 교역액의 93.6%를 회복한 점이 놀라운 상승세를 보여준다.

2022년 7월부터 자체 개발 백신 사용 목표
입국 및 방역조치 대폭 완화

사우디의 코로나 확진자 수는 총 81만6,000명 수준이다. 최근 하루 확진자 수는 평균 100명 이하로 낮아졌다. 코로나 백신 접종률은 전체 인구 중 72.6%로 2,530만 명이 접종을 완료했다. 사우디는 올해 코로나19 방역규제를 대폭 완화해 성지순례(하지) 참가인원을 100만 명까지 늘렸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2020년 1,000명, 2021년 6만 명으로 제한했던 성지순례객 수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사우디 내무부는 코로나19 관련 입국 및 방역조치를 대폭 완화했다. 내무부는 야외는 물론 실내공간 내 모든 활동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폐지하고 실내외 마스크 착용 의무도 해제했다. 사우디 입국 시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과 신속항원검사 음성확인서 제출이 필요 없다. 다만, 방문 비자 소지자는 입국 시 사우디 체류기간 중 코로나19 확진 시 발생할 비용을 보장하는 여행자보험 가입이 필요하다.

2014년 직선제 채택
영화 ‘와즈다’가 일으킨 사회적 변혁

엄격한 이슬람을 표방한 사우디는 이슬람법 ‘샤리아’에 어긋난다고 판단한 문화에 대해 철저하게 금지했기 때문에 영화, 공연, 춤, 노래 문화는 활성화돼 있지 않다. 2012년 최초로 사우디에서 장편 영화 <와즈다(Wadjda)>가 제작됐고, 제69회 베니스국제영화제 3개 부문 수상을 하면서 국제적으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 자국 내에서 상영되지 못했음에도 여성의 자전거 탑승이 허용되는 등 사회적 변혁을 불러왔다. 빈 살만 왕세자의 ‘사우디 비전 2030’ 개혁안 발표 이후 정부는 상업영화 금지령을 폐지하고, 2030년까지 총 350개의 영화관 건립을 허가했다. 수도 리야드에서는 미국 영화 체인점인 AMC 극장이 운영을 시작하면서 이전까지 금지됐던 할리우드 영화가 상영됐다. 또한 엔터테인먼트 부문 육성 개혁안에 따라 공연부문도 개선돼 2019년에는 방탄소년단(BTS) 콘서트를 개최했다. 최근 사우디는 여성의 경제활동 확대를 위해 남성 후견인제도 완화, 운전 허용, 육아 지원제도 도입 등 사회활동 제약 요인을 일소했다.

현지인터뷰
김태민
코트라 리야드무역관 과장
Q사우디 진출 기업이 꼭 알아야 할 현지 관행이나 주의사항을 말씀해주세요.

A 사우디는 왕세자가 2016년 발표한 ‘사우디 비전(Saudi Vision) 2030’에 따라 전방위적 국가 개혁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대표적인 정책이 ‘사우디제이션(Saudization)’으로 제품, 서비스, 노동력의 자국화다. 자국 제품·서비스 이용 장려는 현지화청(LCGPA)에서 총괄하며 자국민 고용률 제고는 인력사회개발부(HRSD)에서 총괄한다. HRSD는 니타카트(Nitaqat)라 불리는 자국민 의무고용 제도를 통해 외국인 투자기업들이 일정 비율 이상 사우디인 고용을 의무화한다. 업종별·기업 규모별로 비율은 다르지만 최소 20% 이상의 사우디인을 채용해야 한다. 이는 필수적으로 발생하는 예상비용인 만큼 현지 진출에 앞서 철저한 경제성 평가와 시장조사가 필요하다.

Q사우디에서 현재 가장 인기 있는 한국 제품이나 진출 유망 산업군을 소개해주세요.

A 세계 최대의 산유국인 사우디는 국가경제 대부분을 석유산업에 의존해왔기 때문에 제조업 기반이 상당히 약한 상황이다. 전통적 산유국 역할을 넘어 제조업 등 신산업 분야로 산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자국 내 제조업 기반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대부분의 기자재, 부품, 공산품 등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한국산 차량 및 자동차부품과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높다. 2021년 기준 현대자동차의 현지 시장 점유율은 16.6%로 일본의 도요타에 이어 2위다. 화장품의 경우, 최근 K팝과 한국 드라마 열풍을 타고 관심을 끌고 있으나 소비층이 다소 젊은 층에 국한돼 있고 기존 진출한 글로벌 브랜드와 경쟁 시 진입장벽이 존재해 고전이 예상된다.

비즈니스 에티켓
이것만은 꼭 알아두세요

변수가 많은 사우디 타임, 열린 마음으로 접근하라
사우디 바이어들은 약속을 해도 잊어버리는 경우가 흔하다. 약속을 확정한 후, 정기적인 확인으로 리마인드시키는 것이 중요하며 우리는 반드시 약속을 지키는 것이 좋다. 이슬람 종주국으로 교리에 따른 삶의 방식을 상당히 중요시하므로 기도시간은 피해서 약속시간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대면 협상·설득 선호
대면 협상과 설득에 익숙해 기업 간 비즈니스 진행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다면 대면 만남을 통해 인사하고 보다 발전시키는 것을 선호한다. 이때, 바이어들에게 간단한 선물을 준비하거나 이슬람어로 인사를 준비해 간다면 상당히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으며 상담을 긍정적으로 이끌어나갈 수 있다.  

비즈니스는 천천히, 지속적으로
사우디는 관료적 문화가 강해 의사 결정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경우가 많다. 연락을 재촉하면 오히려 안 좋은 결과를 낳는 경우가 많으므로 초반 거래 진행 시에는 바이어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샬라, ‘지켜보자, 고민해보겠다’
비즈니스 초기 단계에서 바이어가 ‘인샬라’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이때 ‘인샬라’는 ‘지켜보자, 고민해보겠다’ 정도의 의미로 이해하면 된다. 문화를 존중하되 기업 사정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면 바이어 측에서도 책임감을 가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