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합중국(USA; United States of America)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은 아메리카 대륙에 있는 여러 국가의 연합체를 의미한다. 여기서 America는 콜럼버스가 1492년에 신대륙을 처음 발견했을 당시 사용된 지리적 명칭이고 State는 미국에 있는 개별 주(예: 캘리포니아주, 뉴욕주 등)를 뜻하는데, 이때의 주가 국가의 개념에 해당한다. 따라서 미국의 각 주는 국가에 준하는 독립성을 지니며, 이를 바탕으로 중앙정부와는 다른 방향의 정책을 펼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이유로 우리는 미국의 행정부를 주 정부와 구분하기 위해 미국 연방정부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글 강구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세계지역연구센터 미주팀장
2022년 미국 경제는 부문별로 상이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그중 국내총생산(GDP)의 약 70%를 차지하는 민간소비지출이 주춤하며 1분기(-1.6%)와 2분기(-0.6%)가 연속 역성장했다. 또한 급격한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는 2023년 상반기까지 경기가 위축될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2021년에 이어 코로나19 팬데믹의 부정적 영향이 완화되면서 2022년에도 소매판매액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으나 극심한 인플레이션에 따른 부담으로 전년 동월 대비 소매판매 증가율은 2021년에 비해 하락한 모습을 보인다. 소비심리지수 역시 매우 낮은 수준을 기록하며 고물가에 대한 미국 소비자의 불안심리를 여실히 보여준다. 주택시장의 경우, 기존 및 신규 주택 판매 건수 모두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했던 2020년 4월에 큰 폭의 하락을 경험한 이후 오름세와 내림세를 반복한 뒤 2022년 들어서는 하락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편 2022년 9월 기준 미 ISM 제조업지수는 50.9를 기록하며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기업들에는 물가상승에 따른 인건비 부담 압력이 계속해서 가중되고 있다. 이에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있으며, 이러한 기조는 2023년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듯이 미국은 전 세계 혁신을 이끄는 국가로 통한다. 이러한 혁신의 중심에는 실리콘밸리(Silicon Valley)가 자리 잡고 있다. 실리콘밸리에 입지한 유수의 기업들이 오늘날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배경에는 전 세계로부터 혁신의 중심지를 찾아 몰려온 글로벌 인재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에서 배출된 우수한 인력들이 계속해서 실리콘밸리에 공급되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또한 실리콘밸리 기업을 대상으로 한 벤처캐피털의 적극적인 투자는 이 지역에서 사업을 시작하는 벤처기업이 충분한 자금을 조달하기에 매우 유리한 사업 환경을 제공하고 있으며, 개인 투자자들이 돈을 모아 신생 기업에 필요자금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주식을 받는 에인절투자(angel investment) 규모 역시 늘어나는 점도 미국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들에는 장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통상정책은 동맹 또는 파트너국과의 협력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와 같은 바이든 행정부의 통상정책 기조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이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Indo-Pacific Economic Framework)’라고 할 수 있다. IPEF는 역내 최대 경제안보협력체 구상으로서 전 세계 GDP의 60%를 차지하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역내 국가들과의 경제안보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겠다는 목적으로 제안됐다. IPEF는 총 4개 필라(무역, 공급망, 청정경제, 공정경제)로 구성돼 있으며, 미국을 비롯해 인도·태평양 지역 총 14개 국가(한국·미국·호주·뉴질랜드·일본·인도·싱가포르·말레이시아·베트남·인도네시아·브루나이·태국·필리핀·피지)가 참여하고 있다. 참여국들은 2022년 9월 8일과 9일 양일에 걸쳐 IPEF 장관회의를 갖고 공식 협상 개시를 선언했으며, 향후 필라별 협상을 통해 규범과 협력의 세부 내용 및 방향을 구체화하기로 합의했다.
한국의 주력 수출 업종인 반도체 및 배터리 산업은 미국과 공급망으로 긴밀하게 얽혀 있다. 글로벌 반도체 가치사슬은 1980년대와 1990년대를 거치면서 핵심원천기술(IP)에 기반해 반도체 설계에 주력하는 팹리스(fabless)와 설계된 반도체를 위탁생산하는 파운드리(foundry) 형태로 국제 분업화를 이뤄냈다. 여기서 미국은 팹리스 중심의 시스템반도체 부문에 특화했고, 대만과 한국은 각각 파운드리와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비교우위를 갖추게 됐으며, 중국은 반도체 후공정인 패키징과 테스트 부문에 강점을 갖게 됐다. 특히 글로벌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제2 파운드리 공장 건설(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 인공지능(AI) 및 낸드플래시 R&D센터 설립(실리콘밸리) 등 대규모 대미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반도체와 배터리가 갖는 전략물자로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한국과의 협력을 통해 두 산업에서 자국 중심의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미국은 국가 개념의 개별 주가 모여 형성된 연방국가다. 영국의 식민지였던 동부의 13개 주로 연방국가가 출발했으나, 현재 50개 주와 1개의 특별구인 수도 워싱턴DC로 구성됐다. 우리가 미국을 자유의 나라라고 부르는 이유는 신대륙에 정착한 초기 식민지 이민자들의 특징을 통해 알 수 있다. 이들 대부분은 주로 구대륙에서 극심한 가난을 겪거나 종교의 자유를 박탈당한 평민 또는 하층민 출신이었다. 따라서 이들에게 신대륙은 전쟁 또는 절대 권력의 압제를 벗어나 자유와 행복을 선사해줄 수 있는 꿈의 낙원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초기 신대륙에서의 삶은 척박한 땅과 열악한 기후, 원주민과의 극심한 대립, 외로움과 굶주림 등으로 인해 당초에 이민자들이 생각했던 이상향과는 큰 괴리가 있었다. 이러한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결국 식민지 이민자들은 자신들에게 곧 자유와도 다름없는 주인 없는 땅을 일궈냈고 이를 지키기 위해 무기를 소지할 수밖에 없었다. 이와 같은 초기 신대륙 이민자들의 삶의 방식이 전해져 미국에서는 무기 소지의 권리가 자유권, 재산권과 함께 헌법적 기본권으로 보장되고 있다.
A 미국 진출 기업이 가장 먼저 어려움을 겪는 분야 중 하나가 현지 채용과 고용에 관한 문제다. 고용 절차나 관계에 대한 접근이 한국과는 상이해서 소송 등의 문제로 번질 수 있다. 미국의 일반적인 고용 계약은 ‘임의 고용 제도(employment-at-will doctrine)’라는 형태다. 고용 기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고 언제나 어떤 이유로든 고용 관계가 종료될 수 있다. 이 제도에서는 고용주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고용 계약서 대신, 업무 시작일, 직책, 급여 등 기본정보를 표기한 ‘고용 제안서(Job Offer Letter)’를 주로 사용한다. 미국은 주마다 관할 법령이 다르다. 최근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채용 공고 시 급여 범위 명시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통과해 시행을 앞두고 있다.
A 최근 미국 내에서 인기가 급상승 중인 분야로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가 대표적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집콕 생활이 장기화되면서 수요가 급증했다. 넷플릭스, 훌루, 디즈니+, HBO 등 각종 구독 스트리밍 플랫폼 간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색다른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는 추세다. 이에 따라 미국 주요 스트리밍 플랫폼의 한국 콘텐츠 제작·유통이 늘어나고 있다. <기생충>, <미나리>, <오징어 게임> 등 이미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며 작품성과 화제성 모두를 입증한 한국 콘텐츠 산업의 더 많은 미국 진출이 기대된다. 화장품과 식품, 의류 등 소비재 관련 품목도 미국 내에서 점점 인지도를 높이고 있으므로 관련 업계에 있는 우리 기업들은 진출 기회를 모색해볼 수 있겠다.
개인정보·신상 관련 질문 금물, 차별적 발언 조심
상대방의 연령이나 결혼 여부, 수입 등 개인 신상에 관한 정보를 물어보면 상대방에게 불쾌함을 줄 수 있다. 특정 종교, 민족, 인종, 성별에 대한 차별적 발언은 농담조차도 절대 금물이다. 칭찬이라 할지라도 외모에 관한 언급은 되도록 피하자.
전화보다는 이메일 연락을 선호
미국은 우리나라보다 업무에 이메일을 더 많이 활용하고 답변도 빠르게 오는 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빠른 시간 내 많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전화를 업무에 적극 사용하는 경향이 있는데, 미국은 콜드콜을 잘 받지 않을뿐더러, 선호하지 않는다.
시차 등 고려한 연락 및 비즈니스 미팅 요청
오전 9시에서 5시까지가 일반적인 업무시간으로 알려져 있으나 회사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 시차까지 고려해 업무시간 외 연락이 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하며, 비즈니스 미팅에 필요한 접대라 할지라도 가급적 평일 점심으로 제안하는 것이 좋다.
업무에 있어서는 직설적이고 효율적 대화
업무 제안이나 요청한 정보에 대해서는 최대한 정확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우리나라와 같이 상대방의 마음을 고려해서 빙빙 돌려 말하거나 에둘러 거절하려 하는 경우에는 의사 전달이 잘되지 않을 수도 있다. 비즈니스에서 직설적인 의사 표현은 실례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