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허파, 아마존을 남미 9개국 중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나라 브라질. 경제규모와 인구도 중남미 국가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세계은행(World Bank)’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브라질의 국내총생산(GDP)은 중남미 전체 GDP의 약 29%, 인구는 약 2억1,400만 명으로 중남미 전체 인구의 약 33%를 차지한다.
글 홍성우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미주팀 연구위원
브라질은 중남미 전체 GDP의 약 29%를 차지할 정도로 경제규모가 큰 나라지만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역성장을 기록했다. 2021년에는 기저효과로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했고, 이후 2022년 2분기까지 플러스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브라질 지리통계청(IBGE; Instituto Brasileiro de Geografia e Estatística)에 따르면 2022년 2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3.2% 올랐다. 2022년 민간부문 근로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2분기 실업률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 또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원자재를 주로 수출하는 브라질은 일정 부분 수혜를 보기도 했다. 그러나 세계경제가 긴축정책을 실시하며 경기회복이 둔화되는 가운데, 몇몇 지표는 2023년 브라질의 경제를 어둡게 보여준다. 우선 브라질 중앙은행 목표치를 상당히 상회하는 높은 물가를 꼽을 수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당분간은 높은 정책금리를 유지하면서 긴축 기조를 이어갈 전망인데, 이로 인해 투자와 소비가 위축될 가능성이 우려된다. 여기에 더해 브라질은 재정지출의 딜레마에 직면할 수 있다. 경기회복을 위해서 재정지출을 늘려야 하지만, 동시에 과도한 정부부채와 헌법에 명시된 재정지출의 상한선으로 인해 재정지출을 확대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다.
브라질은 철광석, 니켈, 흑연 등 핵심광물의 매장량이 풍부하고, 대두, 사탕수수, 옥수수 등 농산물 생산량이 세계 1, 2위를 다투고 있다. 인구가 많고 내수시장이 탄탄해 많은 기업이 관심을 기울이는 국가다. 하지만 기업의 비즈니스 환경이 매우 기업친화적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세계은행이 발간한 <Doing Business 2020>에 따르면 브라질의 비즈니스 환경은 190개 국가 중 124위를 기록해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특히 창업 및 납세 등의 과정이 길고 복잡한 점, 주(state)마다 다른 비즈니스 환경 등은 브라질 내 기업들이 직면하는 대표적인 걸림돌로 꼽을 수 있다. 복잡한 조세제도와 과세표준에 대한 이중 과세 문제도 기업들이 호소하는 어려움 중 하나다. 브라질 정부는 기업들의 이러한 어려움을 인지하고 다양한 부문에서 제도 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22년 10월 30일 치러진 대선 결선투표에서 룰라 전 대통령(2003~2010 재임)이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을 이기고 3선에 성공하면서 2023년 1월 1일 취임을 앞두고 있다. 룰라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 이후 통상정책의 방향은 변화가 예상된다. 향후 브라질의 통상정책에서 주목할 것은 아르헨티나, 브라질, 파라과이, 우루과이로 구성된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의 무역협정이다. 20여 년의 길고 긴 협상 끝에 메르코수르·유럽연합(EU) 간 무역협정이 체결됐으나, 보우소나루 정부하에서 빈번히 발생한 아마존 삼림 벌채와 같은 환경문제 우려로 EU에서 비준 절차가 중단됐다.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삼림 벌채 제로화를 추진하고자 하는 룰라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현재 교착상태에 빠진 메르코수르·EU 무역협정 절차에 물꼬가 트일 수 있다. 다만 대선 과정에서 룰라 당선인이 메르코수르·EU 무역협정을 재협상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점은 신속한 타결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한국과 브라질의 교역규모는 눈에 띄게 증가해왔는데, 2022년 10월 누계 기준 우리나라는 43억 달러어치를 브라질로 수출했고, 65억 달러어치를 브라질에서 수입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우리나라는 브라질에 전자기기 및 부품, 기계류 및 부품, 자동차 및 부속품, 플라스틱 및 관련 제품 등을 수출하고, 브라질로부터 석유, 철광석, 대두 및 대두유, 옥수수 등을 수입했다. 이처럼 풍부한 원자재 및 핵심광물을 보유한 브라질은 우리나라의 경제안보 측면에서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중요한 국가로 고려될 필요가 있다. 한편 우리나라는 남미 신흥시장으로의 진출과 중남미 역내 자유무역헙정(FTA)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메르코수르와의 무역협정을 추진하고 있다. 2018년 9월 첫 협상을 시작해 2021년까지 총 7차례의 협상이 진행된 이후 현재까지 협상이 중단된 상태다. 룰라 당선인 취임 이후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 추진전략 마련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중남미의 다른 국가와 달리 브라질은 포르투갈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고 있다. 이는 1494년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체결한 토르데시야스 조약(Treaty of Tordesillas) 때문이다. 영토분쟁 중이던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유럽 외에 새로 발견한 영토를 분할하기 위해 맺은 조약이다. 이 조약의 체결로 포르투갈령인 케이프베르데(Cape Verde·베르데곶)와 콜럼버스가 첫 항해에서 도착한 섬 사이에 남북으로 경계선을 그어 동쪽은 포르투갈이, 서쪽은 스페인이 차지하게 됐다. 이 경계선 동쪽에 브라질 해안 지역이 위치하고 있었기 때문에 남미 대륙에서 브라질이 유일하게 포르투갈의 식민지가 됐다. 한편 브라질은 백인, 아프리카계 흑인, 혼혈(백인과 원주민, 백인과 아프리카계 흑인), 동양계 이민자 등으로 구성된 다인종 국가다. 브라질 하면 떠오르는 삼바는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태동한 것으로 아프리카계 브라질인의 전통춤과 문화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브라질의 대표적 축제인 카니발은 리우데자네이루, 상파울루, 살바도르, 헤시피 등 4개 도시를 중심으로 매년 2월 말부터 3월 초까지 성대하게 개최된다.
A 브라질은 초도 거래 시 소량 거래를 한다. 관계가 무르익고 나서 대규모 거래가 이루어지는데 신뢰가 쌓이고 나면 웬만해서는 거래선을 바꾸지 않는다. 2022년 11월 기준 브라질의 기준금리가 13.75%에 달하므로 바이어들은 외상거래를 선호한다. 우리 기업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바이어 신용상태를 파악하고 수출보험에 들어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 회의 도중 통역사와 한국어나 영어로 장시간 대화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며 통역 역할 이상의 개입을 하지 않도록 주의를 주어야 한다. 친밀한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브라질인들의 특성상 담당자가 수시로 바뀌면 관계 형성이 힘들기 때문에 한 사람이 꾸준히 담당하면서 지속적으로 신뢰감을 쌓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A 한국의 자동차가 인기가 많다. 항상 ‘브라질에서 판매되는 상위 차종’ 10위에 오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냉장고, TV, 세탁기 등은 고급 전자제품 대우를 받는다. 한류가 브라질에도 넓게 퍼지면서 한국의 음악·음식·굿즈(goods)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상파울루 한인타운 봉헤찌루(Bom Retiro)는 한식, 베이커리 등을 체험하려는 브라질 사람들로 붐빈다. 카레, 비빔밥, 삼겹살 등 한국 음식을 집에서 해먹기 위해 한인슈퍼를 찾는 브라질 사람들도 늘어났다. 코로나19 이후 제약·의료기기 회사들의 진출이 활발해졌다. SD바이오센서와 씨젠 등은 현지 투자를 완료했거나 검토 중이며 제약회사들도 진출해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정장 등 단정한 옷차림 권유
브라질 사람들은 가족·친구 모임 등에서는 편한 복장을 선호하나 정부 인사·비즈니스맨들은 대부분 복장에 세심한 신경을 쓴다. 비즈니스 상담회, 사업장 방문, 양해각서(MOU) 체결 등 공식적인 자리에 참석할 때는 정장 착용을 추천한다.
선물은 부담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브라질에서는 일반적으로 점심은 예의를 의미하고 저녁은 어느 정도 비즈니스가 진전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선물은 이러한 절차를 거치고 나서 상대방의 취향을 파악한 후 결정하는 것이 좋다. 회사 로고가 찍힌 선물은 비즈니스 상담 기념으로 아주 좋다.
무난한 인사는 악수
비즈니스 만남 시에는 악수를 하는 것이 정석이며, 브라질 사람들은 친밀감을 표시하기 위해 어깨나 등을 가볍게 치거나 포옹을 하기도 한다. 사교적이고 외국 문화에 개방적이기 때문에 새로 만난 사람들과도 금방 어색함을 풀 수 있다.
‘아이스 브레이킹’ 대화 선호
비즈니스 자리에서 단도직입적으로 본론으로 들어가는 것보다 ‘아이스 브레이킹’ 대화를 일정시간 나눈 뒤 서로를 알아가는 것을 좋아한다. 상담에 앞서 보통 날씨나 축구, 음식 등에 관한 얘기로 말문을 트고 본론으로 들어갈 것을 권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