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가 ‘글로벌 통상 중추 국가’로의 전진을 목표로 통상정책 3대 비전을 수립했다. 산업부는 1월 11일 제16차 통상교섭민간자문위원회에서 3대 비전인 △글로벌 연대를 통한 시장·공급망 다변화 △신통상 블록·분야 선진 통상규범 주도 △글로벌 투자·기술·인력 허브로의 도약 등을 향해 통상정책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월 11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 정대진 통상차관보 등 산업부 관계자와 통상교섭민간자문위원 19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6차 통상교섭민간자문위원회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는 향후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를 전망하고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열렸으며, 중장기 통상정책 비전, 2023년 글로벌 통상환경 전망 등의 안건을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졌다. 이날 회의는 안건 보고에 이어 자유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안덕근 본부장은 이날 회의에서 “전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와 자국우선주의의 확산 등으로 수출 중심의 개방경제를 지향해온 우리나라로선 녹록지 않은 통상환경이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어려운 통상환경 속에서도 기업의 새로운 수출시장을 개척하고 우리 산업에 유리한 통상환경을 선제적으로 조성하는 통상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회의를 주재한 정인교 통상교섭민간자문위원장(인하대 교수)은 “현 경제안보 리스크를 관리하고 대응하는 데 통상정책과 협상의 중요성이 커진 만큼 이번에 발표된 통상비전 실현을 통해 우리의 경제안보를 보다 튼실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 중점적으로 논의된 사안은 산업부에서 마련한 중장기 통상정책 비전이었다. 안 본부장은 통상정책 비전을 내놓게 된 배경을 설명하며 급변하는 글로벌 통상환경에서 새로운 수출시장을 확보하고 우리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글로벌 연대와 선진 통상규범 논의, 글로벌 투자·기술·인력 유치 등의 통상정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우리나라는 소규모 개방국가로서 보호주의 정책을 통한 공급망 안정화와 시장 확보가 어려운 만큼 글로벌 연대를 강화해 새로운 수출시장을 확보하고, 국내 기업에 유리한 통상환경 조성을 위해 선진 통상규범 논의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하며, 제조업 기반과 안정적 경제 환경, 우수한 인력을 활용해 글로벌 투자·기술·인력을 유치해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시각이다. 이에 따라 산업부는 ‘글로벌 통상 중추국가로의 전진’을 목표로 △글로벌 연대를 통한 시장·공급망 다변화 △신통상 블록·분야 선진 통상규범 주도 △글로벌 투자·기술·인력 허브로의 도약을 통상정책의 3대 비전으로 설정, 이를 중점 추진하기로 했다.
글로벌 연대를 통한 시장·공급망 다변화를 위해서는 올해 20여 개국과 무역·투자·공급망·에너지 등 포괄적 협력체계인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를 체결한다는 목표다. 또 시장 개방 중심의 기존 자유무역협정(FTA)은 신통상 분야 협력을 더한 경제동반자협정(EPA) 방식으로 과감하게 전환해 올해 10개 이상 국가와 새 FTA 타결에 나설 계획이다. 이와 함께 주요국과의 통상 현안에 대한 선제적 대응 시스템을 구축하고, 자원 부국이나 기술 선진국과의 핵심광물·원자재 공급망 협력도 강화한다. 주요 경제 블록별로 새롭게 형성되는 통상규범 대응에도 나선다. 인도·태평양 13개국 시장에 우리나라가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올해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협상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한다는 방침이다. 또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TP) 가입 여건을 조성하고,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이행체계 구축과 사무국 설치 등을 통해 협정 활용도를 제고하기로 했다. 신통상 이슈별 주도권 확보를 목표로 규범 협상에도 적극 참여한다. 이르면 올 1분기 중 싱가포르·뉴질랜드·칠레가 참여하는 환태평양 디지털 경제협력체인 디지털경제동반자협정(DEPA) 가입 협상을 마무리 짓고, IPEF 디지털 협상 시 우리 기업에 유리한 방향으로 디지털 통상 네트워크를 적극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을 글로벌 투자·기술·인력의 허브로 만들기 위한 외국인 투자 촉진 관련 법령 정비에도 착수한다. 공장 신·증설, 공정 교체 투자 등 첨단산업 전환에 대한 현금 지원을 강화하고, 미래차·청정수소 등 첨단분야 연구개발(R&D) 협력을 강화한다. 아울러 기업하기 좋은 환경 구축을 위해 국내 규제를 개혁하고, 국내 규제와 글로벌 규범의 정합화도 유도해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