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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발효 추진 중인 한·GCC 자유무역협정(FTA) 다각화 나선 중동 경제, 한국과 ‘기후변화 대응·바이오 헬스’ 협력 강화

2024년 12월 19일 서울 강남구 트레이드타워에서 열린 ‘2024 한·중동 통상산업협력포럼’에는 아랍에미리트(UAE), 오만, 바레인 등 중동 8개국 주한 외교사절, 관련 기업 및 기관 관계자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포럼을 주관한 박종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는 “우리나라와 중동 지역 국가 간 ‘상생 협력을 통한 공동 성장’에 대한 공감대를 강화하고 협력 모델을 확대·발전시킬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포럼에서는 걸프협력이사회(GCC·Gulf Coo- peration Council)1) 국가와 협력 방안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정재욱 서강대 교수는 “GCC 국가의 핵심 전략을 비석유 제조업 및 서비스업에서의 노동 수요 창출로 진단하고, 현지 노동력을 활용하는 간접 수출로 우리의 GCC 협력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성규 에너지경제연구원 박사는 “중동 지역 국가의 탄소 중립 노력과 우리의 원전·플랜트 건설 능력, 수소에너지 유통·활용 측면의 강점이 협력 발판이 될 것”이라 면서 “대규모 태양광·풍력발전 단지 공동 조성, 수소·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신에너지 공동 실증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상 개시 15년 만에 2023년 12월 28일 극적으로 타결된 한·GCC 자유무역협정(FTA)은 한·중동 경제협력의 강력한 플랫폼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우리 정부는 2025년 중 한·GCC FTA가 발효될 수 있도록 양측이 공동 노력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우리의 원유·가스 최대 수입처이자 최대 플랜트 수주 시장인 중동 국가가 최근 기후 변화 대응과 산업 다각화 전략의 핵심 파트너로서 한국을 꼽고 다방면의 경제 통상 협력을 강화하고 있어 한·GCC FTA의 조속한 발효 여건이 무르익었다는 인식이 형성돼 있다. 2022년 기준 전체 무역 규모가 1026억달러(약 147조원)로, GCC는 한국 입장에서 중국, 아세안, 미국, 유럽연합(EU)에 이은 다섯 번째 교역 상대다. GCC는 한국과 FTA를 통해 제조업 생산 기반을 확충하고, 수소, 바이오 경제, 헬스케어 등 유망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2024년 12월 19일 서울 강남구 한국무역협회 대회의실에서 아랍에미리트(UAE), 오만, 바레인 등 중동 8개국 주한 외교사절과 관련 기업 및 기관 등 관계자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2024 한·중동 통상산업협력포럼’이 열렸다. 산업통상자원부


2023년 12월 우리나라와 FTA 협상 타결을 선언한 GCC 국가는 영국·일본·중국과도 FTA 협상을 진행 중이다. 중동 산유국인 GCC 국가가 FTA를 통한 대외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탈석유 산업 다각화 기조와 맞닿아 있다. 방현지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이에 “GCC 등 중동 산유국은 경제협력을 기반으로 아시아 국가와 관계 강화를 통해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변화는 중동 산유국이 국제사회에서 더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위치를 확보하려는 시도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모하메드 빈 살만 알 사우드(MBS) 왕세자 등장 이후 사우디아라비아가 ‘비전 2030’이라는 경제·사회 개혁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게 대표적인 다각화 시도다. 비전 2030은 대규모 프로젝트를 통한 관광 산업 육성, 교통에 대한 집중 투자를 통한 물류 허브 기능 강화, 자유무역 지대를 활용한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와 산업 육성 등을 추구한다. 비전 2030 추진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민간 부문 경제활동의 유가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제 다각화 관련 지표

단위: % | 자료_사우디아라비아 통계청(GASTAT) 및 통화청(SAMA)·산업연구원



한·GCC FTA 등은 원유 등 에너지 수입과 건설 수주 중심으로 형성됐던 한국과 중동 간 경제협력 범위를 다원화하고 있다. 원유와 가스 등 에너지뿐만 아니라 태양광발전 등 신재생·수소 등 탈탄소 에너지 관련 인프라 구축에 한국 기업의 역할이 크게 확대된 것이다. 삼성물산이 시공 중인 퍼실리티 E 담수복합발전 프로젝트(23억7000만달러)와 태양광발전 프로젝트(875MW급 태양광발전소 두 곳), SK에코플랜트와 한국남동발전이 아랍에미리트에서 추진 중인 그린 수소 및 그린 암모니아 생산 프로젝트 등이 대표적이다. 그린 수소 5만t(이하 연간), 그린 암모니아 25만t 생산을 목표로 하는 프로젝트다. 이밖에 대형 병원 운영, 헬스케어, 바이오 헬스 등의 분야에서도 우리나라 기관의 참여가 증가 추세다. 방 전문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정부 간 협력 플랫폼을 통해 중동 산유국과 경제 협력을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단순한 에너지 공급원 이상의 파트너십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용어설명

  • * 1) 걸프협력이사회 (Gulf Cooperation Council)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 오만 6개국으로 구성된 관세동맹 형태의 경제협력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