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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
경제·통상 환경의 변화와 대응전략

김규림 삼정KPMG 경제연구원 이사 / 심종선 삼정KPMG 회계사

국내에 첫 확진자가 나온 지 1년, 코로나19 사태는 경제적 충격을 넘어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바꾸고 전 세계를 지탱해오던 시스템을 변화시킨 변곡점으로 평가된다. 이에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사회적 영향 및 통상환경의 변화를 조망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당면한 주요 통상 이슈와 대응전략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된 지 1년이 넘었다. 2021년 1월 20일 현재 코로나19로 전 세계에서 약 9,600만 명이 감염되고, 206만 명 이상이 사망했다. 금융시장 및 실물경제 충격을 막기 위해 각국 정부는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팬데믹) 초반에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빠르고 강한 통화 및 재정 정책을 집행했으나 수요와 공급의 충격이 동시다발적으로 전 세계를 뒤덮었다. 코로나19가 가져온 변화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크고 광범위하다.

코로나19가 가져온 국내외 경제·사회 패러다임의 변화

첫째, 코로나19 사태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저성장·저금리 기조를 심화하고 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극복과정에서 미국, 유럽의 완화적 통화정책에 따른 저금리 기조와 소비투자 위축, 정부의 부채 확대 등으로 세계경제는 저성장에 머물렀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긴급이동제한조치와 세계 각국의 국경봉쇄 등은 실물부문의 수요(가계)와 공급(기업)에 복합적 충격을 미치며 경기 위축을 야기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및 주요 세계 투자은행(IB)은 2020년의 역성장(-4.4~-3.9%)을 추정하고 있으며, 이는 제1차 세계대전(-3.6%)과 대공황(-3.6%)에 맞먹는 수준이다. 최근 주요 기관은 2021년 4.2~5.2%의 경제성장을 전망하고 있으나, 코로나19 3차 재확산과 백신 상용화 소요 기간, 백신 유통 시스템의 한계 등으로 경기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으며, 팬데믹 종식 이후에도 저성장 기조는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은 일제히 제로금리, 양적 완화 및 자산매입 프로그램 등 과감한 통화정책을 시행했다. 이에 우리나라 기준금리 역시 2021년 1월 현재 0.50%를 유지하는 등 당분간 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전망이다.

둘째, 코로나19로 세계 경제정책 패러다임은 재정정책 우위(Fiscal Dominance)로 이행 중이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시 완화적 통화정책에 의존해 경기를 부양해왔으나, 유동성 함정 등 통화정책 실효성과 신뢰도가 낮아져 추가적인 통화정책 여력이 낮았다. 이에 재정적자 우려와 통화정책의 독립성 훼손이라는 문제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정부는 재정정책과 이를 지원하는 통화정책을 전방위적으로 사용했다. IMF가 발표한 재정점검보고서 <Fiscal Monitor>에 따르면 2020년 독일, 이탈리아, 일본 등 선진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예산 수반 조치와 유동성 지원 비중은 각각 9.4%, 11.0%에 달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민간의 생산성 유지와 선별적·타기팅 방식의 재정정책 시행과 더불어 재정비용 부담 완화, 중앙은행 자산축소 과정의 부작용 최소화를 지향하는 통화정책 역할에 대한 논의가 확대될 전망이다.

셋째, 코로나19 사태는 전 사회적으로 비대면의 일상화,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의 전 세계 봉쇄정책의 강도를 나타내는 ‘엄격성 지수(Stringency Index)’ 추이를 보면, 지난해 2월 초 평균 6포인트에서 4월 말 78포인트로 급격히 높아진 이후 점차 낮아지며 현재 50포인트 중반을 기록 중이다. 이로 인해 의식주 등 소비를 비롯해 교육, 업무 형태 채널이 기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뀌고 대면 산업이 크게 위축된 반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배달업 등 원격·비대면 활동과 연계된 산업이 성장했다. 기업은 노동의존도를 낮추고 산업 가치사슬의 자동화를 필요로 하고, 각국 정부도 디지털 인프라,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하는 디지털 전환과 디지털 경제로의 이행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넷째, 코로나19 사태는 불균형의 심화, 즉 양극화를 초래했다. 불균형의 심화는 국가별, 국가 내 산업별, 계층별 모든 영역에서 관찰되는 특징이다. 개별 국가별 백신보급 시기, 재정여력 등에 따라 선진국과 신흥국 간 경기 개선 속도와 정도의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코로나19의 충격이 대면 서비스업 및 저소득층에 집중되는 등 업종과 계층 간 차이가 발생하고, 취약 부문 고용회복 지연 시 소득분배가 악화될 수 있다. 자산가격 상승과 실물 간 불균형도 심화되고 있다. 대규모로 공급된 유동성은 주식 등 자산으로 유입되는 반면 기업의 펀더멘털이나 경기 개선이 수반되지 않은 채 자산가격이 급등하며 버블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다섯째, 코로나19는 가계와 기업이 중시하는 가치를 변화시키고 있다. 질병이라는 비재무적 요소에서 촉발된 위기로 경제주체가 환경과 같은 비재무적 가치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됐다. 환경문제에 대한 공동의 선제적 대응방안 필요성이 부각되며, 개별 국가들 간 기후문제 등에 대한 국제적 공조와 탄소세를 통한 저탄소경제 추진정책 역시 지지받을 가능성이 높다. 한편 대기환경 규제, 연료가스 배출 규제 강화와 더불어 환경 리스크가 높아지면서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등은 친환경 생산체제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경제성장률 추이 및 전망 (단위: %)

자료: IMF, World Economic, OECD, 블룸버그, 국제금융센터, *2020~2022년 점선은 전망치, 주요 IB 전망치는 2020년 12월 15일 기준

2020년 세계 일일 확진자 수 및 엄격성지수 추이 (단위 : 만 명, 포인트)

자료: OurWorld in Data, University of Oxford (전 세계 개별국가 엄격성지수의 단순 평균으로 저자 작성)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세계 통상 주요 이슈

코로나19 팬데믹이 국가 간 통상정책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크게 자국 우선주의 팽배에 따른 보호무역주의 심화, 글로벌 공급망(GVC; Global Value Chain) 재편, 디지털 통상의 부상, 환경 이슈 확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자국 우선주의가 팽배해지면서 향후 전략물자산업과 일자리 보호를 위한 보호무역주의 심화가 예상되며, 개별 국가는 수입규제 조치와 외국인 투자심사 등을 강화하고 있다. 이미 2020년 수입규제 조치가 강화되는 모습으로 보호무역주의의 대표적인 수단인 반덤핑 조사를 살펴보면, 거대시장을 보유한 미국과 인도가 압도적인 활용률을 보인다. 코로나19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양국은 전년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의 반덤핑 조사를 개시했으며, 2020년 입은 피해에 대한 복구 혹은 회복 속도를 높이기 위해 반덤핑 등 수입규제 조치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중국 중심으로 구축된 GVC 재편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과 신흥국 간 생산비용 격차 축소, 세계경제의 과도한 중국 의존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생산 차질과 핵심물자 부족을 직접적으로 겪으면서 기존 GVC에 대한 원천적인 한계가 드러났다. 주요 기업들은 이미 생산기지 다변화와 지역허브 구축, 본국 회귀(Reshoring·리쇼어링) 등으로 GVC를 재편하고 있다.

셋째, 코로나19를 계기로 디지털 무역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비대면·디지털 서비스업 분야 통상을 둘러싼 무역전쟁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디지털 경제 저변 확장으로 디지털 산업 분야의 교역 증가가 예상되는 반면, 주요국은 데이터 안보,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국경 간 데이터 이전 금지조치, 플랫폼 기업 등에 대한 디지털세 부과 등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수 있다. 다만 전 세계가 디지털 무역 활성화를 위해 무역장벽을 낮출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있으므로 세계무역기구(WTO) 복수 간 전자상거래 협상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높다.

넷째, 기후변화를 포함한 환경문제에 대한 글로벌 공동대응 방안이 마련되고. 환경 이슈와 연계된 무역장벽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유럽연합(EU)은 2023년 도입을 목표로 탄소국경조정제도를 올 상반기 내에 입법화할 예정이다.

인도와 미국의 반덤핑 조사 건수 (단위: 건)

자료: WTO, Federal Register (U.S.), Directorate General of Trade Remedies (India) 종합

포스트 코로나 시대, 변화하는 통상환경하 국내 현안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당면한 주요 현안은 무엇일까?

첫째, 2020년에 나타난 보호무역주의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융단폭격식(혹은 관점에 따라서는 시장정화형) 규제라는 점이다. 미국의 18개국산 알루미늄시트 반덤핑, 15개국산 PC강선 반덤핑, 7개국산 매트리스 반덤핑, 5개국산 알루미늄포일 반덤핑·상계관세와 인도의 7개국산 신문인쇄용지 반덤핑, 6개국산 저밀도폴리에틸렌 반덤핑, 6개국산 동판 반덤핑 등 여러 국가를 동시에 조사하는 사례가 증가했다. 이는 자국 산업에 실질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는 규모의 국가만을 규제했을 경우, 수입국 내 수요자들이 인근 국가로 공급처를 다변화하면서 규제 전 수준으로 수입이 그대로 유지되는 현상이 빈번히 발생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수입규제로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는 산업구조를 가진 관계로, 이러한 유형의 규제에 포함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둘째, 미국과 프랑스 등이 글로벌 기업들의 리쇼어링을 추진해 GVC를 재편하는 추세와 달리 우리나라는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해외공장 보유 기업의 94.4%가 국내 복귀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우리나라 리쇼어링 정책은 2013년 ‘해외진출기업의 국내복귀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 후 본격적으로 추진됐지만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13년 법 시행 이후 2020년 8월까지 국내 복귀기업은 80개에 불과하다. 이들 기업은 국내로 유턴 시 노사관계와 규제, 외국인투자기업 대비 역차별, 높은 법인세 등으로 국내 복귀를 기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로의 복귀뿐만 아니라 중국을 벗어난 전면적인 GVC 구축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우리나라는 중국에 대한 교역의존도가 상당히 높다. 우리나라의 2020년 대중국 수출의존도는 25.8%, 수입의존도는 23.3%다. 그런데 2019년 기준 대중국 중간재 수출과 수입비중은 각각 77.4%, 61.6%에 달해 우리나라가 GVC에서 중국을 배제할 경우 산업 전반의 경쟁력 저하로 연결될 소지가 있다.

셋째, 상품 중심의 무역구조와 가격 기반의 수출경쟁력 자체가 디지털 무역의 본질과 동떨어져 있다, 2010년 초반부터 전자상거래 인프라를 바탕으로 빠르게 디지털 무역시장을 넓혀온 중국은 2019년 디지털 수출 규모와 전자상거래 수출 규모가 각각 1,435억 달러, 141억 달러다. 반면 우리나라의 디지털 수출과 전자상거래 수출 규모는 중국의 30% 수준인 414억 달러, 52억 달러 수준에 불과하다. 디지털 무역은 특정 상품이 아닌 디지털 서비스와 수단 등이 디지털 플랫폼 내에서 처리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국경 간 거래와 부가가치를 핵심으로 한다. 또한 디지털 플랫폼은 생산자와 소비자 간 네트워크 효과, 데이터 집적 및 활용이 유기적으로 결합되며 고도의 서비스가 창출될 때 발생할 수 있다. 원천적인 사고의 전환과 인프라 구축이 필요한 상황이다.

넷째, 현재 논의 중인 EU 탄소국경세의 경우 탄소국경조정 방법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으나 수입상품에 탄소관세를 부과하는 방안과 EU에 수출하는 기업들로 하여금 탄소배출권 구매를 의무화하는 방안이 논의 중이다. 전자는 현행 부가가치세나 관세환급제도와 마찬가지로 수출 시 수출품에 포함된 탄소배출권 구매비용을 환급해주고, EU 역내에 반입될 때 관세가 부과되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후자는 현재 탄소배출권거래제를 도입하고 있는 한국과 EU의 규제 수준 차이를 계산해내는 것이 관건이다. 어느 방법을 따르건 간에 수출되는 개별 상품에 포함된 탄소 함량을 파악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우리 기업들의 대비가 필요하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점은 미국이 지난해 12월 17일 WTO에 제안한 ‘공정경쟁환경 무역규칙을 통한 지속가능목표 추진’이다. 미국은 여기에서 특정 수출국 정부가 환경보호규제를 도입하지 못했거나 도입했다 하더라도 이를 효과적으로 집행하는 데 실패할 경우, 이로 인한 수출국 기업과 수입국 기업 간 경쟁력의 차이를 보정하기 위해 상계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을 다루었다. 한국은 전반적으로 미국보다 환경규제 수준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이를 근거로 상계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크게 높아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개도국에 생산기지를 구축한 우리 기업에게는 또 하나의 거대한 수입규제 장벽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높다.


											해외에 공장을 보유한 우리나라 기업이 리쇼어링 의향이 없는 이유 (복수 응답) (단위 : %),
											국내 높은 생산비용 63.2, 현지 내수시장 접근성 25.0, 현지 원청 기업과의 관계 23.0, 국내 각종 규제 (노동·환경 등)9.9, 국내 경기 침체 9.2, 현지 정부 외자 기업 인센티브2.0, 유턴기업 인센티브 부족 2.0, 기타 1.3,
											자료: 중소기업 ‘리쇼어링’ 관련 의견 조사 결과보고서 (k-biz중소기업중앙회, 2020. 6)
2019년 9월 2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환경 운동가들이 기후변화 시위를 벌이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우리나라의 통상전략 방향과 제언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글로벌 저성장·저금리 기조에 따라 자국우선주의와 보호주의 강화, 다자무역의 약화, 무역규제 강화 등 수출지향형인 우리나라의 통상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러한 환경 속에서도 기업과 정부가 사전 준비와 경쟁력 강화 노력을 지속한다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
일례로 2020년 융단폭격식 수입규제가 이에 대한 대응역량 강화 노력을 꾸준히 해온 우리 기업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주기도 했다. 미국이 중국산 알루미늄 포일에 대해 2017년부터 반덤핑·상계관세를 부과함에 따라 한국산 알루미늄 포일의 수출은 2016년 2,352톤에 불과하던 것이 2018년에는 2만3,064톤으로 10배가량 증가했다. 중국산 공급 감소가 한국, 브라질, 터키 등 여러 국가의 공급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한국은 2019년 1위 수출국으로 올라섰다. 미국은 이들 국가를 추가로 규제하기 위해 2020년 10월 신규 반덤핑 조사를 개시했는데, 월등한 경쟁력을 가진 한국과 독일의 반덤핑관세 이후 판매 가격 상승에 대한 미국 내 소비자들의 불만이 제기되자 1위 수출국인 한국과 2위 수출국인 독일을 제외하고, 4~8위 5개국에 대해서만 조사를 진행했다. 우수한 제품 경쟁력으로 미국 수요자들의 러브콜을 받는 상황에서 결과적으로 한국에 유리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7개국산 매트리스 사건에서는 한국 기업의 인도네시아 생산법인이 조사대상이었는데, 다른 국가의 생산자들이 13~990%의 반덤핑관세율을 적용받은 데 비해 우리 기업은 2.61%를 적용받았다. 이는 우리 기업이 자체적으로 미국과 인도네시아로 공장을 이전하고 인도네시아 생산법인 반덤핑 이슈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함으로써 미국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크게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제품 본연의 압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수입규제 대응역량을 강화함으로써 보호무역주의의 파고를 현명하게 넘은 사례다.
높아지는 통상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해외시장에서 국내 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정부는 주요 어젠다와 국제규범 마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핵심국가와 전략적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등 실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대응전략을 준비해야 한다. 우선 세계 보호무역주의 강화 대응을 위해 우리나라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 등과의 전략적 관계를 만들어 통상 이슈 공조, 수출시장 다변화 등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또한 보호무역주의 강화는 개별 기업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그룹 내 전 계열사가 취급하는 국경 간 이동을 요하는 모든 재화에 대해 리스크를 가중시킨다.

이러한 리스크는 GVC 재편을 통해 각국에 분산된 공급망을 단순화한다 하더라도 발생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도록 그룹 지주사 차원의 컴플라이언스 시스템 혹은 통상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GVC 재편 과정에서 우리나라 기업은 불가피하게 중국 내수시장 중심의 기존 공급망 유지와 동남아 등지로의 다원화 전략을 취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정부는 기업에 다양한 선택지 제공과 경쟁력 강화 제고를 위해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이미 체결한 FTA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또한 필요시 국내로 복귀하는 기업이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업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경제 도래로 세계 교역에서도 디지털 통상이 중요한 만큼 이에 대한 국제협력 강화 및 선제적 이슈 선점 역시 중요하다. 특히 디지털 경제와 관련된 혁신적 기업에 대한 정책지원과 자금지원이 지속돼야 할 것이다. 또한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국제규범 마련 논의에 정부가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며, 기업 역시 환경규제가 통상과 연계되어 발생시킬 새로운 규제 환경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규제 변화에 신속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이미 보유한 유관 시스템(관세환급시스템·원산지관리시스템 등)의 고도화 플랜을 수립해야 한다.

미국의 중국산 알루미늄 포일 반덤핑·상계관세 부과 이후 수입국 변동 추이 (단위: 톤)

주: USITC Dataweb에서 중국산 알루미늄 포일에 대한 반덤핑 명령에 게재된 HS Code 기준으로 조회, 자료: 삼정KPM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