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뉴스페이스 시대의 개막-
한국 과학기술의 위대한 도전의 시작

신만희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 전략기획실장 사진 한경DB

2021년 10월 21일은 한국형 발사체인 ‘KSLV-2(누리호)’가 발사된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비록 위성모사체가 궤도에 진입하지는 못했으나 발사의 전 과정이 순조로웠고, 특히 누리호의 심장인 75t 액체로켓엔진 4기를 클러스터링한 1단 로켓과 2단 로켓의 비행이 원활히 수행됐다. 다소 아쉬움은 남으나 국내 기술로 도전한 첫 시험발사였던 만큼 미진한 부분을 보완해 다음 발사 때는 반드시 완벽하게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가 지난 10월 21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엔진 설계에서부터 제작, 시험, 발사 운용까지 모두 국내 기술로 완성한 최초의 국산 발사체다.

우리나라의 우주산업은 선진국들보다 한참 뒤늦은 1990년대부터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발사체 분야에선 1958년 인천에서 국산 로켓의 시험발사가 있었고, 1970년대에는 백곰 지대지미사일도 자체 개발했으나, 우주개발보다는 무기 분야의 활용이 주목적이었으므로 논외로 하자.
우선 인공위성 분야에선 국내 최초의 인공위성인 우리별 1호가 1992년 발사됐고, 통신방송위성인 무궁화 1호가 1995년에 발사됐다. 발사체는 1993년 과학로켓급인 KSR-1을 필두로 액체로켓엔진을 채용한 KSR-3을 2002년에 발사했고, 2009년엔 러시아와 합작해 제작한 KSLV-1(나로호)이 발사되기에 이른다.
참고로, 세계 우주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 3,657억 달러로 추산되므로 국내 산업 규모는 세계시장의 약 0.7%에 불과한 산업화 초기단계에 머무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국내의 우주산업 참여기업 수는 359개이고, 기업 및 대학과 연구기관에 종사하는 참여인력은 9,397명으로 조사됐으며 이 중 제작 분야가 약 36%, 서비스 분야가 64%를 점유하고 있다.
수출입 측면에선 정부 주도의 우주개발 계획 참여라는 산업발전의 한계로 인해 내수가 61%를 점유하고 있으나, 최근 뉴스페이스로 인한 세계 우주산업 가치사슬에 자본참여와 인수합병(M&A) 등이 진행되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우주산업 분야별 규모 (단위: 억 원)
우주산업 관련 기업의 지역별 분포
국제 달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세계 10번째 참여 예정

우주 분야는 국가의 우주개발계획에 따라 산업체가 해당 사업에 참여하는 부문이 커서 정부의 예산현황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데, 2016년 8,037억 원으로 최대치를 기록한 후 2019년엔 약 6,337억 원으로 약간 감소하고 있다. 정부 예산의 감소내역을 보면, 우주기기 제작분야 예산의 감소폭이 큰데, 이는 누리호 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독자적인 달탐사 사업은 물론 국제 달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 사업에도 세계 10번째 참여가 예정돼 있어 앞으로는 이에 소요되는 각종 제작 예산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앞으로의 우주산업은 국가 주도의 올드스페이스(Old Space)에서 민간 주도의 뉴스페이스(New Space)로 진전되면서 우주개발의 상업화와 산업 생태계 전반에 변화를 초래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민간 기술이전과 투자가 늘어나고 규제완화와 우주개발 조직의 정비 등 많은 면에서의 변화도 예상된다.
특히 저궤도 위성통신, 재사용 발사체, 소형 위성체 기술진보, 데이터 처리 등 우주기술 혁신이 가속되고 경쟁이 격화되면서 발사단가 하락, 데이터·위성통신 서비스 향상 대비 서비스 단가 하락 등의 우려가 있다.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후발주자인 우리 우주산업계는 자칫 도태될 위험도 존재한다. 이러한 위기의식을 바탕으로 무엇보다 기술혁신을 기반으로 한 상업적 경쟁력을 제고하는 것이 우리 산업계에 놓인 숙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우주산업 수출입 관련 정보 (단위: 백만 원)
연도/분야별 우주산업 예산현황 (단위: 백만 원)
2040년 1.1조 달러 시장으로 성장 예상

앞으로 우주공간에서의 6G 이동통신, 도심항공교통(UAM) 비행제어, 저궤도 위성통신 등 위성활용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우주관광 및 심우주(지구 중력과 자기장이 미치지 않는 우주 공간) 탐사, 우주태양광 발전 및 자원개발 등 우주 에너지 수요도 급증할 것이다. 머지않아 우리가 접하지 못했던 각종 혁신 및 우주 기반 신성장 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우주산업 규모도 더욱 확대되어 우주산업의 성장에 따른 2차 효과를 감안 시 2040년경에는 1조1,00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우주산업이 우리나라의 미래 주력산업으로 성장하려면 풀어야 할 것들이 있다. 민간의 혁신성과 시장논리를 우주산업에 활용하기 위한 제도개선, 우주개발 예산 확대와 우주개발 조직의 범부처 정비 등이 필요하다. 더불어 한·미 미사일 지침 폐지와 아르테미스 사업 참여 등 정책적 이슈를 우주산업 성장의 동력으로 활용하는 지혜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세계 우주산업 분야별 매출 현황(단위: 억 달러)

가치사슬 2017년 2018년 2019년 2020년
지상 장비 1,198 44.6% 1,252 45.1% 1,303 48.1% 1,353 50.0%
위성 서비스 1,287 47.9% 1,265 45.6% 1,230 44.0% 1,178 43.5%
위성체 제조 156 5.8% 195 7.0% 125 5.0% 122 4.5%
발사체 46 1.7% 62 2.2% 49 2.0% 53 2.0%
전체 2,686 100% 2,774 100% 2,707 100% 2,706 100%
자료: Satelite Industry Association
세계 우주산업 성장전망 (단위: 억 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