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후체제 #탄소국경조정제도 #IPCC #RE100 #환경 이슈

키워드로 읽는 기후변화 통상 이슈

미국,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이 환경 관련 의무조항을 강화하면서 기후변화 등 환경 이슈가 통상 현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에서도 ‘탈탄소와 청정에너지’가 주요 의제 중 하나다. EU도 2019년 발표한 유럽 그린딜의 목표달성을 위해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통상규범을 강화하는 추세다. 미국, EU 등 주요국의 기후변화 관련 통상정책의 동향과 쟁점을 △신기후체제 △CBAM △IPCC △RE100 등 4가지 키워드로 살펴봤다.  

keyword 1 신기후체제

신기후체제는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서 2020년 만료된 교토의정서(Kyoto Protocol)를 대체할 새 기후변화체제에 대한 국제적 합의문이다. 2015년 파리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의 21번째 당사국총회에서 도출된 합의문이어서 ‘파리협정’이라고도 부른다.
교토의정서에 합의된 기후변화체제는 지구 평균기온을 산업혁명 이전보다 2℃ 이상 올라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각 국가가 온실가스 배출감축을 노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 기여도가 높은 선진국은 온실가스 감축 의무량을 설정해 목표를 달성하고, 개발도상국 등은 자발적인 온실가스 감축활동에 나서는 방식을 통해서다. 신기후체제는 선진국에만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부과한 교토의정서의 한계를 넘어서서 195개 당사국 모두에게 구속력 있는 감축 의무를 부과한 첫 기후협약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의의가 있다.

keyword 2 탄소국경조정제도

EU는 지난해 7월 기후 대응 법안인 ‘핏포55(Fit for 55)’를 발표하면서 CBAM 시행을 예고했다. 올해 6월 유럽 의회 및 이사회에서 수정안을 발표했고 향후 집행위, 유럽 의회, 이사회 간 협의로 최종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CBAM은 EU로 수입되는 제품에 내재된 탄소배출량에 배출권거래제(EU ETS)에 따른 탄소비용을 부과해 징수한다. 온실가스 배출 규제가 약한 국가로 이전하는 ‘탄소누출’을 방지하고 자국의 산업 경쟁력 약화 대응, 글로벌 기후 합의 사항에 타국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목적이다. EU 집행위와 이사회 법안 초안은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를 비롯한 5개 항목에 적용될 것으로 예고했으나, 유럽 의회는 플라스틱, 유기화학품, 수소, 암모니아 등 4개 품목의 추가를 제안했다. 또한, 유럽 의회는 집행위와 이사회 안과는 달리 적용 배출범위를 직접배출에서 전기 생산에 따른 간접배출까지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향후 기관 간 입장 차이를 조율해 어떻게 합의안을 도출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keyword 3 IPCC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기후변화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세계기상기구(WMO)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1988년에 공동으로 설립한 유엔 산하 국제 협의체다. 기후변화에 대한 가장 광범위한 정보를 모으고 분석하는 곳으로 명성이 높다. 특히 최고 전문가 수백 명이 참여하는 평가보고서는 전 세계 기후변화 정책을 뒷받침하고 있다. 1990년에 발간된 제1차 평가보고서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1995년 발간된 제2차 평가보고서는 교토의정서에, 2014년 발간된 제5차 평가보고서는 파리협정에 채택되는 등 주요 기후협약의 이론적 근거가 됐다.
최신 버전인 제6차 평가보고서는 2021년부터 순차적으로 발간되고 있다. 제1실무그룹 보고서(WGI; Working Group I)는 기후변화의 과학적 근거, 제2실무그룹 보고서는 기후변화 영향-적응 및 취약성, 제3실무그룹 보고서는 기후변화 완화를 다뤘다. 2022년 10월 안으로 이를 종합한 최종 보고서가 발간될 예정이다. 이번 제6차 평가보고서에서는 현재 각 국가가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달성한다 해도 산업화 이전 대비 추가적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1.5℃ 이하로 억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망, 세계 각국이 더 적극적인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 나서야 한다는 근거를 제공했다.

keyword 4RE100

2050년까지 사용 전력의 100%를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만 충당하겠다는 다국적 기업들의 자발적인 약속이다. 2014년 영국의 비영리단체인 ‘기후그룹’과 ‘탄소공개프로젝트’가 처음 제시했다. 기업 입장에서 RE100 참여는 생산비용 상승으로 직결된다는 점에서 부담이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각종 규제 법안이 발효되면서 넷제로(탄소중립) 흐름에 동참하지 않는 기업에 더 큰 불이익이 부여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2022년 7월 기준 RE100에 가입한 전 세계 기업은 구글과 애플, 제너럴모터스(GM), 이케아 등 376곳으로 2014년(13곳)에 비해 크게 늘었다. 한국 기업은 2020년 6곳에서 2년 만에 21곳으로 증가했다. 미국, 일본, 영국에 이어 네 번째로 많다. SK그룹을 시작으로 미래에셋증권, KB금융그룹, LG에너지솔루션 등이 동참했다. 올해 들어 현대자동차, 기아, 현대모비스, KT, LG이노텍 등이 합류했다. 최근 삼성전자도 RE100 가입 선언을 통해 2050년까지 탄소배출을 0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가입 1년 안에 이행 계획을 제출하고 매년 이행 상황을 점검받는다. 재생에너지 비중을 2030년 60%, 2040년 90%로 올려야 자격이 유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