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부산세계박람회 #세계박람회 #4개국유치전쟁

더 나은 미래를 향한 발걸음,
부산으로!

지난 9월 7일, 우리나라는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계획서(candidature dossier)를 프랑스 파리에 있는 세계박람회기구(BIE; Bureau International des Expositions) 사무국에 제출했다. 작년에 유치의향서를 제출한 5개국 중 유치를 철회한 러시아를 제외하고 대한민국, 이탈리아, 우크라이나, 사우디아라비아 4개국이 유치전쟁에 뛰어들었다.

김병진 (재)부산산업과학혁신원 사업추진본부장 사진한경DB

2030부산세계박람회 개최 예정지이기도 한 부산 북항의 전경. 북항은 현재 디지털 트윈 등의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 공간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세계박람회는 기술과 산업 발전을 보여주던 초기의 형태에 머무르지 않고 국제사회를 하나로 모아 전 인류의 지속 가능한 개발 및 교육을 위한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예선전을 거쳐 본선에 진출해야만 참가할 수 있는 올림픽, 월드컵과는 달리 전 세계 모든 국가에 참가할 기회를 주고 주최국뿐 아니라 참가국 모두에게 자국의 발전이라는 기회를 제공한다.
엑스포(EXPO)로 통칭되는 박람회는 세계박람회(World Expo)와 전문박람회(Specialized Expo)로 구분된다. 우리나라가 개최한 1993년 대전, 2012년 여수 등 두 번의 엑스포는 모두 3개월간 열린 전문박람회였다. 우리 시대의 보편적인 도전에 대한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는 세계박람회는 최대 6개월 동안 참가국이 직접 파빌리온(엑스포의 전시관)을 건설하고 주제에 대해 자유로이 표현하는 미래 지구촌의 축소판이 만들어져 운영된다.
이 지구촌에서 인류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향한 각종 공공외교 활동과 비즈니스가 일어나며 종료 후에도 지속적인 주제 구현을 위한 활동이 계속된다. 이를 통해 주최국은 주제에 대한 전 세계적인 이니셔티브를 가지게 되며, 개최지는 인류의 발전 과정에 지속적으로 회자되는 글로벌 비즈니스 도시로 도약하게 된다.
2030부산세계박람회를 유치하게 되면 세계 3대 메가 이벤트를 모두 개최하는 세계 7번째 국가가 된다. 그것만으로도 우리나라의 국격은 향상될 것이지만 세계박람회에 참가하는 각국 참관객에게 우리의 소프트파워와 한류를 확산해 우리의 문화가 세계의 주류 문화로 성장하고, 우리나라가 인류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길잡이가 되는 리더국가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세계박람회를 유치해야 하는 이유다.

세계 3대 메가 이벤트
• 세계박람회기구(BIE)의 세계박람회 •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올림픽 • 국제축구연맹(FIFA)의 월드컵
인류의 지속가능성 변곡점, 근본적 변화의 대전환

세계박람회는 인류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목표로 하는 주최국뿐 아니라 모든 참가국을 위한 행사다. 참가국은 자국의 역량을 세계에 선보이고 경제 발전과 협력을 도모할 수 있으며, 주최국은 국제 사회에서 입지를 확대하는 동시에 미래사회에 기여를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
최근까지 우리 인류는 교통, 통신, 금융, 제조, 정보통신(IT) 등 각 분야의 혁신과 산업의 세계화를 통해 인류역사상 가장 풍요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었다. 하지만 영원할 것 같았던 성장과 풍요는 기후변화라는 전 지구적 위기와 급속한 기술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른 인간소외, 국가 간·지역 간·계층 간 격차와 경제적 양극화 현상을 심화하고 있으며, 코로나19 팬데믹은 이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Transforming our world, Navigating toward a better future).” 2030부산세계박람회의 주제다. 이는 인류가 미래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할 변곡점에 서 있다는 인식에 기반하고 있다. 인류가 직면한 이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더 나은 미래로 가기 위해서는 인류사회 전 영역의 근본적 변화를 이뤄내는 대전환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외 3개 신청국가의 주제도 BIE의 핵심가치인 교육(Education), 혁신(Innovation), 협력(Cooperation)의 의미를 담아 미래를 향한 인류의 행동을 담고 있지만 우리의 주제는 그들보다 조금 더 특별하다. 그들이 자국 중심의 행동을 주제로 제안한 것에 반해, 우리나라는 전 세계 인류가 당면한 공동의 문제에 집중해 다 함께 해결방안을 찾아내자고 제안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제안의 배경에는 공적개발원조(ODA) 수원국에서 의무분담금 규모 10위, 자발적 기여 사업 규모 2위의 공여국이 된 세계 유일의 전환국가로서의 경험과 역량을 지속 가능한 인류를 위해 세계가 대전환하는 데 가장 앞서 기여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어 더 특별할 수밖에 없다.

공적개발원조 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정부를 비롯한 공공기관이 개발도상국의 경제발전과 사회복지 증진을 목표로 제공하는 원조. 개발도상국 정부, 지역, 또는 국제기구에 제공되는 자금이나 기술협력을 포함하는 개념.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는 글로벌 주요 랜드마크의 대형 LED 전광판을 통해 홍보 영상을 선보이고 있다. 영국 런던 피카딜리 광장에 송출되는 ‘2030부산세계박람회’ 홍보 영상.
자연과 지속 가능한 삶, 인류를 위한 기술, 돌봄과 나눔의 장

2030부산세계박람회는 ‘대전환’이라는 주제를 구체화하고, 대전환을 통해 이루려는 ‘더 나은 미래’를 향한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해 대전환의 대상을 자연, 기술, 사회 등 세 가지로 나누었다. 그리고 자칫 추상적 담론으로 느껴질 수 있는 대전환을 모두가 주도적으로 체험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자연과 지속 가능한 삶(Sustainable Living with Nature)’, ‘인류를 위한 기술(Technology for Humanity)’, ‘돌봄과 나눔의 장(Platform for Caring & Sharing)’이라는 세 가지 부제를 제시했다.
첫 번째 부제 ‘자연과 지속 가능한 삶’은 기후위기 극복과 관련한 것이다. 지구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필요한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탈탄소 에너지의 생산과 에너지 효율화에 관한 기술 공유, 탈탄소 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순환경제 시스템 공동 구축, 기후 및 자연 회복으로 가기 위한 전 세계적인 연대 등을 포함한다.
두 번째 부제 ‘인류를 위한 기술’은 기술 발전이 가져오는 부작용 감소 및 인간을 위한 기술과 관련된 것이다. 인류의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돕고 산업을 고도화할 수 있는 혁신기술(innovative technology)뿐 아니라 인간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고 편리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휴먼기술(human technology), 그리고 국가 간·사회 간 격차를 해소하고 인류 모두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포용기술(inclusive technology) 등 기술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다.
마지막 부제인 ‘돌봄과 나눔의 장’은 국가 간·계층 간 격차 및 각종 불평등을 줄이기 위한 노력과 관련된 것이다. 한 사회의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한 사회안전망 구축(platform for social safety net), 그리고 이를 넘어 여러 국가 간에 발생하는 다양한 격차 해소를 위한 노력(platform for gap settlement), 궁극적으로 전 세계가 함께 더 나은 미래로 갈 수 있는 국가 간 지식과 경험의 공유(platform for knowledge sharing) 등 3가지 방안을 담고 있다.
2030세계박람회의 주제와 부제는 대전환의 기항지인 부산 북항에서 ‘자연’ ‘기술’ ‘사회’ 등 세 개의 영역에서 인류가 실천해야 할 방안을 공유해 새로운 항로를 찾아 새로운 항해를 시작할 기회를 만들고자 한다. 인간과 자연, 인간과 기술, 인간과 사회 사이에서 발생하는 불평등, 소외, 격차, 갈등 등을 해소할 혁신, 교육 및 협력의 장이 부산세계박람회에서 구현될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인간과 기술·자연·사회의 조화 속에 인간의 보편적 가치가 추구되고 개인의 잠재력이 소외 없이 발휘될 수 있는 “더 나은 미래”를 다음세대에게 넘겨줄 수 있게 될 것이다.

세계박람회 개최, 경제유발 효과를 뛰어넘는 가치

산업연구원은 2030부산세계박람회의 유치가 생산유발 효과 43조 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 18조 원 등 약 61조 원의 경제효과와 50만 명 이상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에서는 과도한 예측이라는 평가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세계박람회의 가치는 경제유발 효과에 국한되지 않는다. 과거에는 직접적인 경제적 가치에 대한 관심으로 유치 희망이 높았으나 최근에는 그 외의 긍정적인 효과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추세다. 1889년 파리세계박람회가 남긴 에펠탑은 현재까지도 세계인을 불러들이고 있고 2010상하이세계박람회는 도시 인프라, 삶의 질 및 토지 가치에 대한 긍정적 효과가 경제적 효과를 훨씬 뛰어넘는 것에서 알 수 있듯 세계박람회가 끝나도 그 영향은 도시 발전에 지속적으로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월드컵, 올림픽 등은 1개월도 안 되는 기간만 개최되고, 폐막 후 남겨진 경기장은 도시에 지속적인 관리부담을 주게 된다. 이와 달리 세계박람회는 일부 개발도상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참가국은 자국의 비용으로 파빌리온을 건설해 6개월 동안 스스로 운영하며, 종료 후 철거까지 완료한다. 긴 개최 기간만큼 더 많은 관람객이 개최지로 모여들게 되고 공공외교와 국가 브랜딩을 위한 각종 활동이 끊임없이 계속된다. 세계박람회는 수많은 교류의 결과물이 유산으로 남게 되고, 개최 부지는 상승된 가치로 시민에게 돌아가게 된다.
2030부산세계박람회의 개최 예정지인 부산 북항은 과거 컨테이너가 점령한 산업화의 터전이었지만 박람회를 계기로 주제에 부합하는 ‘Re-Earth’라는 콘셉트의 자연·기술·인간이 공존하는 지속 가능한 공간으로 재개발하게 될 예정이다. 박람회가 열리는 동안 이곳에서 이루어질 세계인의 만남과 더 나은 미래를 향한 공동의 행동은 부산 이니셔티브를 통해 지속적인 교류의 계기가 될 것이고, 부산은 인류의 미래를 여는 글로벌 비즈니스 도시로 도약하게 될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는 뉴욕, 홍콩과 같은 글로벌 도시 하나를 만들어내어 수도권이 짊어진 국가 번영의 짐을 나누어 질 수 있는 양대 번영의 축을 형성해 국가 균형발전을 이루는 등 지속 가능한 세계 선도국가 위상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치열한 유치활동 속 부산의 인지도와 지지도가 점점 더 높아져

2030부산세계박람회는 대한민국의 국가사업이자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로 대통령실을 비롯해 전 정부 부처, 국회, 기업, 언론, 시민단체 등 전 국가적 지지 아래 유치활동을 벌이고 있다.
2030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중앙정부 차원의 전담조직인 유치위원회는 정부와 민간의 협업을 강화하기 위해 정부를 대표하는 국무총리와 재계를 대표하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공동으로 유치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유치위원으로는 대한민국 주요 정부 부처의 장관들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그룹의 회장단 등이 참여하고 있다. 또한 여야 정치계를 아우르는 국회특별위원회, 대한상공회의소를 중심으로 하는 민간 차원의 지원조직인 유치지원 민간위원회 등도 구성돼 활발한 유치활동을 펼치고 있다.
개최도시인 부산도 엑스포추진본부를 신설하고 범시민유치위원회, 부산시의회 특별위원회, 지역상공계 등이 다양한 유치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처럼 정부와 개최도시인 부산의 각계각층이 유치활동을 벌이는 것은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가 단순히 정부 차원의 일이 아닌 대한민국 전체를 위한 것이라는 공감대에서 비롯된 것으로, 특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적극적인 유치지원 활동은 우리나라가 가지는 큰 장점이다.

지난 10월 27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개최한 ‘제9회 국제 콘퍼런스’.
이번 국제 콘퍼런스는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를 주제로 개최됐다.

개최지 결정은 BIE가 정한 절차에 따라 내년 11월까지 이어지는 5차례의 경쟁 프레젠테이션(PT)과 내년 4월 초에 이루어질 BIE의 현지실사를 거쳐 내년 11월 169개 회원국의 비밀투표에 의해 결정된다. 현재까지 세 차례의 경쟁 PT가 진행됐으며 남은 과정 중 가장 중요한 것이 현지실사다. 현지실사는 BIE 사무국 및 각국 대표 등 9명으로 구성된 실사팀이 후보국을 방문해 이루어진다. 실사팀은 제출된 유치계획서를 기반으로 개최계획의 타당성과 실행 가능성, 후보 국가 및 도시의 정치적·사회적 분위기, 정부·지자체 및 시민의 세계박람회 유치 의지와 지원계획 등에 대한 평가를 해 그 결과를 169개 회원국에 제공하게 된다. 회원국은 실사결과 등을 바탕으로 개최지 선정 투표에 임하게 되므로 현지실사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유치위원회와 부산시는 이미 우리나라와 부산의 매력과 개최 역량을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전략 마련에 착수했다.
2030세계박람회의 유치전이 본격화된 이후 가장 유력한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70개국 이상의 회원국으로부터 지지를 확보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우리의 유치 의지를 꺾으려는 여러 가지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어느 것도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으며, 최근 우리 정부와 민간의 활발한 유치활동으로 부산의 인지도와 지지도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는 소식은 오히려 희망적이다. 어느 경쟁국보다 특별한 주제와 인류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우리나라의 의지와 진실함이 현지실사를 비롯해 다양한 유치활동을 통해 회원국에게 전해진다면 세계는 우리나라 부산을 선택할 것이다. 무엇보다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고 최선의 유치활동을 위한 우리 국민의 관심과 지지가 더욱 필요한 때다.

국제 콘퍼런스
2014년 제1회를 시작으로 올해 9회를 맞이한 국제 콘퍼런스는 2030부산세계박람회의 주·부제에 대한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과 아이디어 제시, 심도 있는 토의를 이끌어내는 장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