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박람회는 전 세계에서 약 3,480만 명의 관광객이 찾아올 대규모 지구촌 축제다. 43조 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18조 원의 부가가치 창출도 기대된다. 경제적 이익에 더해 한국은 올림픽, 월드컵에 세계박람회까지 글로벌 대형 3대 행사를 모두 개최한 7개 국가에 들어간다.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전의 의미에 대해 △경제·문화 올림픽 △대전환과 신기술 △진화의 도시, 부산 △민관 유치 총력전 등 4개 키워드로 정리했다.
박람회(EXPO)는 인류의 산업·과학기술 발전 성과를 소개하고, 개최국의 역량을 과시하는 경제·문화 올림픽으로 불린다. 5년 주기로 열리는 박람회는 세계(등록)박람회와 전문(인정)박람회로 구분된다. 세계박람회가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는 반면 전문박람회는 특정 주제를 다룬다는 차이가 있다. 행사기간도 세계박람회는 최장 6개월간 이어지고, 전문박람회는 최장 3개월간 열린다. 한국은 1993년 대전, 2012년 여수에서 전문박람회를 개최한 경험을 갖고 있고, 세계박람회 유치에는 2014년 처음으로 나섰다. 박람회는 18세기 들어 지역별 산업발전 정도가 눈에 띄게 차이가 나자 각 지역의 기술적 발전을 한데 놓고 비교하는 자리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시작됐다. 영국이 1851년 국영박람회인 1851런던세계박람회를 연 것을 세계박람회의 시초로 본다. 이때를 기점으로 자국의 선진과학 문명과 국력을 과시하려는 목적으로 세계박람회를 개최하게 됐다. 1928년 세계박람회기구(BIE)가 설립돼 박람회를 관할하고 있다.
한국은 인류가 기후위기, 기술격차, 사회 양극화라는 3대 위기에 직면했다고 봤다. 이에 위기를 넘어 더 나은 미래로 가기 위해 근본적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를 이번 세계박람회의 주제로 내세웠다. 특히 2030부산세계박람회를 미래를 선도할 신기술을 교류하는 장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다. 인공지능(AI), 드론, 로봇, 차세대 이동통신(6G) 등 신기술을 활용해 방문객이 편리하게 관람할 수 있는 박람회를 구현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드론 배달, AI 플래너를 통한 관람, 아바타로 대신 줄서기 등이 포함된다. 박람회 최초로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해 세계인이 언제 어디서나 박람회에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도 갖고 있다. 특히 박람회장 조성 시 수소·전기차, 친환경에너지 공급, 탄소중립 해양가든 조성 등 친환경 기술을 적극 도입해 탄소중립 세계박람회를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은 식민지 시기와 광복, 전쟁과 분단을 겪으면서도 산업화와 민주화 등 급격한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행한 국가로 손꼽힌다. 녹색경제 전환, 인간중심 기술 구현에 앞장서는 디지털 강국이기도 하다. 최빈국에서 선진국으로 발전한 유일한 국가로서의 다양한 경험을 전 세계와 공유할 수 있다는 게 최대 강점이다. 특히 부산은 1950년 6·25전쟁을 거치면서 피란수도로서 30만 명 규모의 도시가 100만 명의 피란민을 품은 포용성과 개방성의 가치를 간직하고 있다는 점에서 세계사적 의미를 지닌 공간이기도 하다.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고 해양문명과 대륙문명이 교차하는 공간이라는 점도 매력적이다. 전 세계 환적 2위, 물동량 7위의 글로벌 비즈니스의 허브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부산아시안게임, 부산국제영화제, 국제게임전시회(G-STAR),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 굵직한 국제행사를 치른 경험을 갖고 있다. 전시회 및 숙박시설 인프라도 풍부하다. 피란도시에서 유라시아 관문도시를 넘어 그린스마트도시로 진화하고 있는 부산이야말로 세계박람회 개최의 최적지라는 게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가 세계박람회기구(BIE) 회원국을 설득하고 있는 주요 포인트다.
올해 7월 정부와 민간이 총망라된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가 출범한 이후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전 세계 169개 세계박람회기구(BIE) 회원국을 상대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오일 머니’를 앞세운 최대 경쟁국 사우디에 비해서는 아직 객관적으로 열세다. 하지만 한국의 추격세가 만만치 않을뿐더러 개최지 결정까지 약 1년이 남은 만큼, 정부는 지속적으로 유치활동을 펼쳐 나가면서 지지 국가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한국에서는 유치위 출범 직후부터 정계, 관계, 재계가 힘을 합하여 현지 국가 고위층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설득작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재계는 최태원(SK그룹 회장)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중심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드림팀’을 꾸려 각 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동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장관급, 기타 고위급, 대통령 특사 및 외교장관 특사 파견 등을 통해 적극적인 교섭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132개 회원국에 대해 전담 기업을 정한 재계에서도 대기업 총수와 경영진이 유치·교섭 활동을 병행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