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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분기 외국인직접투자 ‘역대 최대’ 70억4900만달러 유치 “글로벌 스탠더드보다 유리한 제도·규제 환경”… 올해 연간 FDI 350억달러 유치 목표 위해 뛴다

4월 3일 북한산 자락의 서울 은평구 진관사에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산업 분야의 외국인 투자 기업(이하 외투 기업) 대표들과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 주한 외국 상공회의소(상의) 회장이 모였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주재한 외국인 투자 전략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이날 회의가 진관사에서 열린 것은 ‘한국의 전통 사찰 문화를 체험해 보자’는 마틴 행켈만 주한독일상의 회장의 제안이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장관과 외투 기업 대표들은 진관사에서 제공한 사찰 음식 등을 함께 체험했다. 체험을 통해 외투 기업 대표들에게 ‘한국 알아가기’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외투 기업이 현장에서 겪는 애로를 듣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회의는 2월 14일 외투 기업 오찬 간담회 이후 올해 두 번째 만남이다. 


회의에는 도레이첨단소재, 듀폰코리아, 르노코리아, 보잉코리아,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코리아, 에쓰오일, 한국바스프 등이 참석했다. 안 장관은 △첨단산업 글로벌 기업 투자 유치 인센티브 강화 △글로벌 스탠다드 규제개혁 △기업 친화적·고객 감동형 지원 체계 등 매력적이고 안정적인 투자 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미·중 무역 분쟁 등 전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열풍 속에서도 우리나라의 2024년 1분기 외국인직접투자(FDI) 신고액은 70억49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5.1% 증가했다. 1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신고 금액이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2023년 1분기 대비 99.2% 늘어난30억8000만달러의 투자가 신고됐다. 전기·전자(14억5000만달러)가 113.5%, 기계장비·의료정밀(5억4000만달러) 49.2%, 화공(3억4000만달러)69.5% 씩 투자 신고액이 증가했다. 서비스업 투자신고액(38억5000만달러)이 전년 대비 2.5% 감소했지만, 금융·보험 투자액(21억9000만달러)은 전년 대비 34.3% 증가했다. 투자 주체 국가별로는 일본과 중화권에서 유입된 투자액이 11억3000만달러와 21억2000만달러로각각 281.8%, 146.7% 급증했다. 투자 유형별로는그린필드 투자(38억6000만달러)가 2023년 1분기 대비 7.1% 감소했지만, 인수합병(M&A) 투자는 31억9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15.4%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에 대한 미국의 기술규제 등으로 중국에 대한 FDI가 감소한 반면, 한국을 향한 투자가 늘어나는 사실을 주목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4월 9일 2024년 1~3월에 유치한 FDI가 총 3016억7000만위안(약 57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6.1% 감소했다고 밝혔다. 반면 1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운 우리나라를 향한 FDI는 2020년(207억4700만달러) 이후 3년 연속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FDI가327억달러를 넘으면서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62년 이후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전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움직임에도 우리나라의 FDI가 증가하는 배경으로는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85%를 커버하는 자유무역협정(FTA) 네트워크의 영향력 등이 지목된다.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의 회장은 1월 24일 대한상의가 개최한 ‘2024 ForeignChamber Day: 주한 외국 상의와 간담회’에서 “글로벌 공급망 및 지정학적 리스크 등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한국은 미국과 FTA, 얼라이쇼어링 등 강력한 동맹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말했다. 

안덕근(맨 오른쪽)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4월 3일 서울 은평구 진관사를 방문한 외국인 투자자들과 대화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2023년 327억1900만달러로 집계된 우리나라의 FDI 신고액은 2020년 대비57.7% 증가했지만, 세계 23위에 머물러 있다. 정부는 2024년 FDI 350억달러 유치 목표를 달성하고 외국인 투자 환경 개선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있다. 규제 등 기업 경영 환경을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게 개선해 외국 기업이 마음껏 투자할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암참이 최근 ‘한국의 글로벌 기업 아·태 지역 거점 유치 전략’을 담은 서한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낸 데 맞춰 글로벌 기업의 아시아 지역 본부를 유치하기 위해 세제 등 정책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전략도 갖고있다.

윤 대통령은 2월 14일 서울 대한상의에서 외국인 투자 기업 대표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고 “여러분이 대한민국에서 사업을 전개하는 데 도움이될 수 있도록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글로벌 스탠더드보다 더 유리한 제도와 규제 환경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 시장이 더 합리적이고 더 바람직한 스탠더드를 만들어 갈 수 있다면 더 강력한, 아주 경쟁력 있는 시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