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通

기업 실무자에게 듣는 FTA 활용 노하우
직접 부딪히며 배우면 빨리 성장합니다

한성 P&I 노재하 과장

취재 김선녀 기자 사진 지다영

라벨 및 휴대폰 보호필름 사업을 하는 한성 P&I는 2010년 스마트 시장의 성장과 임직원의 노력으로 수출의 길이 크게 열렸다. 그때부터 한성 P&I 제품의 수출에서 FTA 활용을 담당해온 노재하 과장은 직접 몸으로 부딪치며 FTA를 배우고 경험하면서 수출의 맛을 알았다.
10년차 FTA 베테랑 노재하 과장에게 FTA 활용의 팁을 전수받아보자.

Company info

한성 P&I는 1975년부터 제품 라벨과 박스, 매뉴얼 및 보호필름 사업을 해온 제조 중소기업이다.
2018년 기준 매출 약 723억원으로 400여 명의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현재 미국, 중국, 베트남 등 해외로 제품 라벨과 휴대폰 보호필름 등을 수출하고 있다.

대구 달서구 성서공단에 자리한 한성 P&I는 각종 제품 라벨에서 시작해 박스 및 포장, 인쇄와 스티커, 필름 등의 소재 사업까지 확장한 국내 최대 규모의 라벨 업체다. 2019년 FTA 활용 우수기업의 실무자로 선정된 노재하 과장은 한성 P&I의 전자영업부에 소속되어 수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2009년 입사해 영업부에서 일했던 초반부터 수출 업무를 맡았던 건 아니었습니다. 2010년부터 스마트폰 시장이 활발해지면서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의 휴대폰 산업이 성장했고, 삼성전자가 해외로 진출하면서, 직원들의 노력이 맞물려 우리 회사도 자연스럽게 수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수출 초보자가 실무를 하면서 하나씩 배워간 케이스죠.”
지금은 웃으면서 10년 전을 회상하지만, 무역실무를 하지 않았던 초보자에게는 FTA가 까다로운 내용이 많아 어려운 점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노 과장은 대구 관세청과 상공회의소는 물론 고객사에서 지역 관세청과 협약해 제공하는 교육 프로그램 등을 시간 나는 대로 모두 찾아다녔다. FTA란 무엇인지부터 시작해 수출을 위해 필요한 서류, FTA를 활용했을 때 회사가 얻는 이득 등에 대한 기초교육이 끝나면 원산지 증명서 발급, 사후 증명 관련 서류 작성 등 세부적인 사항에 대한 교육이 이어졌다. 물론 공부하는 것과 실전이 맞아떨어지지만은 않았다.
“원산지 증명서에 적힌 날짜의 숫자가 틀려서 관세청에서 조사를 나온 적이 있어요. 처음엔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그 실수 때문에 300만원 상당의 과태료를 내야 했습니다.”
업무를 배워가던 초반에 생긴 일이다. 이 일은 초보 무역 실무자였던 노 과장에게 FTA 활용에 대한 부담을 안겨주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그 뒤로 서류 하나라도 꼼꼼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걸 절감하고 신경 써서 작업하게 된 좋은 계기가 되었다.

혼자 하는 업무는 외롭고 어려워

사실 노 과장에게 FTA 활용 업무에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HS 코드나 원산지 증명서에 기재해야 하는 항목들이 아니었다. 중소기업의 특성상 혼자서 다양한 업무를 진행하면서 FTA까지 맡게 되는 경우가 많아 일을 처리하는 데 있어 물리적인 어려움이 많았다. 팀원이 있는 것이 아니다보니 모르는 것을 물어보거나 상의할 직원이 없었다는 점도 힘든 부분이었다. 하지만 한성 P&I는 노 과장을 원산지관리전담자로 지정해 5개 품목별 인증수출자 인증을 획득했고, 가격경쟁력 강화로 2016년 대비 2018년 수출 2.3배 증가, 추가 고용 11명을 창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원산지관리전담자 지정이라는 적극적인 수출 의지로 좋은 성과를 얻은 한성 P&I는 FTA 활용우수기업으로 2019년 산업부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과정을 놓고 보면 FTA는 수출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특히 예전과 비교해 휴대폰 산업의 성장세가 주춤하는 요즘은 더욱 그렇다. 한성 P&I의 휴대폰 보호필름은 소재에서 완제품까지 원스톱으로 제작하고 있어 가격경쟁력이 좋은 편이다. 보안·보호필름 등을 접목하는 라벨의 기능 역시 굉장히 다양해지고 있어 라벨의 품질 안정성도 제품을 구매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하지만 원가절감이 되지 않으면 그 무엇도 소용이 없다.
“FTA가 없었다면 해외에서 우리 물건을 사는 건 상상도 못 했을 겁니다. 물건을 구매할 때는 품질만큼 가격도 중요하니까요. FTA 활용을 통해 관세율을 낮추면 가격경쟁률이 높아지고, 현장의 반응도 적극적이라는 걸 업무를 하면서 직접 느낍니다.”

적극적인 자세로 문제 해결

노 과장이 처음부터 지금까지 가장 많은 도움을 받는 곳은 FTA 전담 콜센터인 1380이다. 사내에 FTA 실무자가 없어 다른 사람과 공유하기 어렵다 보니 물어볼 곳이 관세청이나 관련 콜센터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국가적으로 수출 장려를 많이 하는 만큼 생각보다 FTA에 관한 정보 제공이나 교육 기회가 많았고, 그런 것들만 잘 활용해도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었다. 노 과장은 “기업이 확장하기 위해선 수출이 필수적이며, FTA 활용은 수출을 위해 필수적인 업무인데 그에 반해 FTA에 관한 인식이 낮다는 것이 늘 아쉬웠다”며, “FTA의 중요성, 업무의 가치와 내용이 잘 공유되어 회사 내에서 담당자들이 조금 더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