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김정윤 기자 사진 지다영
(주)위지윅스튜디오는 영화 <신과 함께1>, <안시성>, <군함도> 등에서 영화의 화려한 영상미를 더해준 컴퓨터그래픽(CG) 작업을 맡은 시각특수효과(VFX) 전문기업이다. VFX를 비롯, 애니메이션, 인터렉티브 미디어,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콘텐츠 등 CG기술로 표현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콘텐츠를 만든다.
한국영화 CG의 가능성을 보여줬던 <구미호>, <은행나무 침대>에 참여한 VFX 1세대인 박관우 대표와 삼성생명 자산운용부와 VFX 기업 ‘포스크리에이티브파티(4th Creative Paty)’의 CFO를 지낸 재무전문가 박인규 대표가 공동 창업했다. 위지윅이라는 이름은 ‘What You See Is What You Get’(보는대로 얻을 것이다)에서 따왔다. 2016년 설립 후, 2년 차만인 2017년에, 매출 129억, 영업이익 24억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2018년, 매출 236억, 영업이익 50억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하며 2018년 12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국내 시장을 넘어 중국과 북미 지역에도 각각 2019년 4월과 9월 영업사무소를 설립하고 글로벌 사업확장을 공격적으로 진행 중이다. 2018년 5월에는 월트디즈니 공식 협력사로 선정돼 <앤트맨&와스프>, <신비한 동물사전2> 등 대형 영화의 스크린X 작업을 맡았다. 중국 블록버스터 영화에도 참여해 중국 시장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시각특수효과는 현재 글로벌 영상 콘텐츠 시장에서 가장 혁신적인 분야로 OTT 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많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영상 콘텐츠 제작에서 멈추지 않고 사전 기획부터 제작까지 참여해 수익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위지윅스튜디오의 새로운 도전이 더욱 기대된다.
2017년 12월 과기부장관 표창 수상
2018년 4월 대통령 표창 수상
2018년 5월 미국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 Audit(회계감사) 통과
2018년 12월 300만불 수출의 탑 수상
2018년 12월 과기부장관 표창 수상
2018년 12월 IPO–코스닥 상장
2019년 12월 500만불 수출의 탑 수상
<필립스>, <스카이 파이어>, <프라이멀(Primal)>,
<음양사>, <알리타:배틀엔젤 스크린X>, <캔틴마블 스크린X>,
<마녀>, <안시성>, <뺑반>, <평창패럴림픽>, <해남공룡박물관>,
<영천화랑설화마을 돔영상>,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맵핑영상>,
<서머너즈워 시네마틱> 등
지난해 12월 무역의 날 기념, 2년 연속(2018년 3백만불, 2019년 5백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고 들었습니다.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인데도, 수출 시장에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반증인 것 같아 굉장히 기쁘게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한국영화 시장이 전부였는데, 중국 영화가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제작비 규모가 할리우드를 버금가게 확대됐습니다. 더군다나 중국은 CG 기술이 발전하지 못해서 한국 영화계에 의존하는 상황이 펼쳐지기도 했고요. 최근 중국과 북미 지역에 영업사무소를 설립해 본격적인 영상 콘텐츠 수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미 중국 및 미국 시장과 몇 차례 작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더 많은 기회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위지윅스튜디오의 사명은 어떤 의미인가요?
위지윅(WYSIWYG)은 ‘What You See is What You Get’의 약어로, 현재 화면에 보이는 내용과 동일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는 개념을 말합니다. 예전에 영상 CG는 최장 몇 주에 걸쳐 컴퓨터 후반 작업을 거쳐야 겨우 영상으로 결과물을 볼 수 있었거든요. 최근에는 최종 결과물을 실시간으로 보면서 작업하는 기술이 많이 발전했습니다. 저희는 직관적인 최신 기술을 일찍 도입해 생산성이 향상되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위지윅’이라는 사명은 업계의 최신 트렌드를 선도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인 셈이죠.
국내 영상 시각효과 업체 최초로 할리우드 영화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고 들었습니다. CG는 콘텐츠 분야의 소재·부품·장비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국산화뿐만 아니라 해외 진출에서도 큰 의미라 생각됩니다.
최근 니컬러스 케이지(Nicolas Cage) 주연의 할리우드 영화 <프라이멀(Primal)>에 참여해 할리우드 시장에 입성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파트너십을 맺어 협업하고 있는 회사 타우필름(Tau Film)의 창업자 존 휴스(John Hughes)를 만난 것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그 분과의 인연으로 중국 영화와 협업을 할 수 있었고, 이번 영화 제작에도 참여할 수 있었거든요. 타우필름은 <라이프 오브 파이> 등의 시각효과를 담당했던 아카데미 수상자 존 휴스가 설립한 할리우드 VFX 전문기업입니다.
미국 영상기업에서 일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미국에 가시게 된 계기도 궁금합니다.
대학교 때 기계공학을 전공했고, 영화를 좋아했어요. 이 두 가지를 접목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신씨네 영화사에서 대한민국 최초로 CG 장비를 들여와서 영화 <구미호>를 제작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 회사에 꼭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입사를 지원 했죠. 당시만 해도 국내에 CG 전문가가 없었어요. 다들 처음 보는 장비고, 기술이라서 <구미호> 제작할 때는 시행착오가 많았어요. 기술적으로 부족했고, 흥행 성적도 아쉬웠죠. 두 번째로 참여한 <은행나무침대>는 시행착오를 많이 해결해 기술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국내 CG 산업이 발전하고 판타지, 액션 등 장르가 다변화하는 계기가 됐어요. 이후 ‘DGFX’라는 회사를 차리고 독립했는데 회사를 계속 꾸려가기가 힘들었어요. 당시 영화 시장이 크지 않아서 더 그랬죠. 결국 20여 편 정도 영화 작업을 하고 나서 미국에 가게 됐습니다. 제가 일했던 LA 쇼스켄엔터테인먼트는 테마파크 놀이 시설에서 상영되는 ‘라이드 필름’ 장르에서 독보적인 회사입니다.
미국과 국내 산업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미국에서의 경험이 기업을 이끄는 데 어떤 도움이 됐는지 궁금합니다.
한국에서는 CG팀이 5~6명을 넘어간 적이 없는데 미국 회사는 150여 명 정도로 규모가 훨씬 컸어요. 영화 이외에도 CG 영상을 적용할 수 있는 분야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다는 걸 알았습니다. 위지윅스튜디오를 창업할 때도 다양한 분야의 영상물을 제작하겠다는 포부로 시작했는데, 미국에서의 경험이 큰 바탕이 되었습니다.
영상시각효과에 참여한 <스카이 파이어(Sky Fire)>라는 블록버스터 영화가 중국에서 지난달 개봉했습니다. 중국 진출은 언제부터였고, 어떻게 실력을 인정받았나요?
2017년 11월 개봉한 게임 원작의 중국 블록버스터 영화 <음양사>의 입찰에 선정되어 중국과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캐릭터가 요괴인데, 이를 모두 CG로 만들어내야 하는 대형 프로젝트입니다. 공간과 배경도 물론 CG로 만들어내지요. 기술적 요건, 인력 규모, 인프라 등이 고려 대상이었고, 저희 핵심 멤버들의 오랜 경력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는 많은 자본을 투자해서 무형의 것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요즘은 VFX 예산이 상당합니다. 자연히 회사를 선별할 때 치밀하게 검증하죠. 일을 수행할 수 있는 기술력과 규모를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홍보와 마케팅, 영업도 못지않게 중요해요. 가만히 앉아 있는다고 해서 일이 오지 않습니다. 저희는 베이징 영업사무소에 4명의 프로듀서들이 늘 상주하며, 프로젝트가 있을 때마다 제작사 혹은 감독과 미팅을 진행하면서 저희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습니다.
미디어 산업의 가장 혁신적인 분야에서 선두주자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위지윅스튜디오의 앞으로 계획이 궁금합니다.
CG 기술이 콘텐츠를 만드는데 점점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세트를 대체할 배경을 만드는 정도의 역할이었다면, 폭파 장면이나 자동차 충돌 신까지 이제는 CG의 영역으로 다 넘어왔어요. 대규모 엑스트라도 더 이상 동원하지 않고, CG 배우가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기도 하죠. 애니메이션과 실사 영화의 구분이 없어지는 상황이에요. 저희는 최신 기술을 통해 본격적으로 북미 지역에 진출할 것이고, 굉장히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