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김선녀 기자 사진 지다영
“두유를 만드는 콩은 어느 나라나 비슷하지만, 우리나라 두유는 콩을 높은 온도에서 찌고 갈아 콩즙을 만들어 가공하는 데 비해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대부분의 나라는 콩을 건조해 만든 분말에 물을 섞어 두유를 만듭니다. 이런 가공 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된 영양소와 맛의 경쟁력은 세계시장에서 한국 두유의 우월성을 탁월하게 해줍니다.”
삼육식품에서 2009년부터 해외영업부를 맡아온 김기완 팀장은 삼육식품 미주 지사장까지 역임한 두유 수출의 베테랑이다. 미국·중국·캐나다 등에 두유를 수출하고 있지만,
현재 삼육식품의 최대 수출국은 베트남이다. 삼육식품은 동남아시아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일찍이 알아보고 2010년 후반부터 최고경영자의 전략적 선택과 집중에 따라 지역의 개발과 진출에 전력했다.
실무에 있어서 몇 년 전만 해도 베트남은 수출 장벽이 상당히 높았다. 관세율이 높았고, 한국 제품을 받아들일 만한 경제 수준도 아니었다. 판을 바꾸는 결정적 역할을 한 건 바로 한-아세안 FTA였다.
“가격경쟁력을 생각조차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한-아세안 FTA가 시행된 후 관세율이 떨어지고, 동시에 베트남 경제도 성장하면서 베트남 사람들이 구매할 만한 수준의 가격이 형성될 수 있었습니다. 저희도 그렇지만 바이어 쪽에서 정말 좋아했죠.”
식품 기업의 수출은 일반 제품보다 더 어렵다. ISO, HACCP, 할랄 등 국가마다 식품에는 더 까다로운 인증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모든 원재료의 위생 상태, 가공 과정 등을 검사해야 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런 복잡하고 어려운 인증 덕분에 FTA는 훨씬 쉬워진다.
“회사의 제품을 소개할 때 식품의 안전성 부분을 강조하고 설명하기 위해 인증 관련 서류를 자주 살펴보고, 모든 제품의 제조 과정을 공부하게 됩니다. 영업 업무를 오래 하면서 이런 식품 인증 관련 과정에서 FTA 원산지 증명과 겹치는 부분이 상당하다는 걸 자연스럽게 깨달았습니다. 식품 기업이라면 수출과 FTA를 준비할 때 관세율에만 접근하기보다는 식품 제조 과정부터 관련 부서와 서류 등 업무를 공유하고, 원산지 증명과 연관 지으면 FTA 과정이 전혀 어렵지 않게 느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