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通

까다로운 인증수출자 취득으로 유럽 수출에 날개 달아

㈜월드에너지 김아림 해외마케팅팀 차장

취재 김선녀 기자 사진 지다영

흡수냉동기 전문업체 ㈜월드에너지는 인증수출자 취득은 물론 원부자재 관리 프로세스 도입, 지역별 자유무역협정(FTA) 전담자 구성 등 자사 제품이 해외로 뻗어나갈 수 있는 수출의 길을 완벽하게 닦았다.

2004년에 설립한 ㈜월드에너지는 지역난방용 온수를 이용하는 지역냉방용을 비롯해 엔진의 폐열(Jacket Water 엔진 냉각수, Exhaust Gas 배기가스)을 이용하는 열병합발전용, 그리고 각종 산업폐열을 이용하는 흡수냉동기 전문업체다. 흡수냉동기란 공장이나 건물 또는 선박내부의 냉방을 중앙에서 제어하는 역할을 하는 기계다. 작은 규모지만 흡수냉동기 및 냉동장비 개발과 설계, 제조에서 국제적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국내는 물론 유럽과 미국 등 해외에서도 흡수냉동기로 알려진 강소기업이다. 전체 직원의 절반가량이 연구팀에 종사할 만큼 새로운 기술과 신제품 개발에 주력해 해외 흡수냉동기 판매회사로부터 신제품, 그 응용 제품에 관한 기술 개발과 제품설계 의뢰를 받아 수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주)월드에너지 주력 제품인 고효율 저온수 흡수 냉동기
인증수출자 취득으로 수출 증가
“유럽 수출 초기에는 저도, 수입자도 FTA에 대해 잘 몰라 몇 년간 일반 관세로 수출을 했습니다. 그러다 2018년 한-EU FTA 인증수출자를 취득해 2019년부터 한-EU FTA를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관세가 줄어들어 저희보다도 수입자 쪽에서 훨씬 좋아합니다.”
㈜월드에너지의 김아림 차장은 현재 유럽지사 및 미주지역의 견적 응대와 수출업무, 판매원 관리 등을 담당하고 있다. 첫 직장에서부터 수출업무를 하였고, 구매업무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본격적으로 활용한 건 ㈜월드에너지에 입사한 후부터였다. 2012년 한-아세안 FTA, 2015년 한-콜롬비아 FTA, 2018년 한-EU FTA까지 차근차근 FTA 활용법을 공부하고, 이를 차례로 도입하면서 이제는 FTA 전문가에 가까워졌다. 특히 한-EU FTA를 위해 몇 달 이상 준비해야 했던 인증수출자까지 마치고 나니, 수출이 훨씬 쉬워졌다.
“인증수출자 취득을 위해 어떤 서류들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몰라 무척 난감했습니다. 네이버 지식인부터 국세청 홈페이지까지 뒤져보지 않은 곳이 없었죠. 특히 냉동기 특성상 들어가는 부품이 많아서 20~30여 곳의 협력업체와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그중 주요 업체에서 인증수출자 관련 서류를 받는 일부터 HS(Harmonized System)코드를 확인하는 것까지 어려운 점이 많았지만, 한번 취득을 해놓으니 한-EU FTA도 어렵지 않습니다.”
㈜월드에너지는 한-EU, 한-아세안 FTA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2018년 수출이 전년 대비 15% 증가했으며 특히 유럽의 경우 연 2억 원의 관세를 절감하는 효과를 거두었다.
원부자재 관리 프로세스 도입으로 FTA도 스마트하게

㈜월드에너지는 2019년부터 스마트 공장을 위한 설비 도입을 시작해 올해부터는 대부분 공정이 자동화될 예정이다. 공정의 데이터가 모두 기록되는 스마트 공장은 FTA 활용에도 큰 도움이 된다. 바로 원부자재 관리 프로세스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자재명세서(BOM; Bill Of Material)는 하나의 제품을 구성하는 요소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원산지 판단 기준이 되는 품목 자료로, 제조공정 및 완제품에 드는 부품의 구성비를 알 수 있습니다. 특히 한-아세안 FTA에서 BOM 제출을 의무화하고 있어 FTA를 좀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원부자재 관리 프로세스가 도입되면 제품이 완성되기까지 어느 시기에, 부자재가 얼마만큼 사용되는지 파악할 수 있어 원가 산출이 가능하다. 가격 결정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원가를 줄이고 FTA 활용까지 손쉽게 할 수 있어 일석삼조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수출 업무를 꼼꼼하게 관리하기 위해 FTA 관련 파일들을 모아두고 있다.
4명의 FTA 담당자가 바이어에게 밀착 대응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FTA 담당 직원을 1~2명 두는 데 비해 ㈜월드에너지는 해외마케팅팀 4명이 모두 FTA를 담당한다. 유럽과 미주지역, 아시아, 기타 지역 등 지역을 나눠 담당자가 밀착 대응하는 것이다.
“한 사람이 여러 지역을 맡으면 상대적으로 어느 한 곳에 소홀해지기 쉽고, 실수도 하기 마련입니다. FTA 활용도 국가나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르므로 담당자를 두어 진행하면 훨씬 꼼꼼하고 확실하게 업무를 할 수 있어 좋습니다.”
김아림 차장을 포함해 2명이던 해외마케팅팀은 현재 4명으로 늘어났다. FTA 업무 유경험자를 경력직으로 채용했고 신입사원도 철저한 FTA 교육을 실시해 전문성을 갖출 수 있도록 했다. 이로써 마케팅팀 전원이 FTA를 활용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게 되었다.
“FTA 활용은 많은 서류와 작업이 요구됩니다. 처음엔 어렵지만 필요한 서류와 그 서류를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을 정확하게 분석한 뒤 업무를 시작하면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도 여러 번 다시 조사해서 서류상의 오류를 줄이는 습관도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