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피해가 경제 및 사회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사망자가 나오는 국가마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실시되며 이동이 제한되고 소비는 얼어붙었다.
코로나19의 충격은 예상보다 크고 빠르다. 글로벌 통상에 미치는 악영향이 이미 수치로 드러나고 있다.
코로나19가 글로벌 통상에 미치는 영향은 이미 관련 지표에서 나타나는 가운데 올해 세계 무역이 전년 대비 32%까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코로나19에 따른 수출 타격은 지난 3월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 국한됐던 코로나 에피데믹(감염병의 국지적 유행)이 이탈리아와 미국 등으로 확산되며 말 그대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단계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생산 및 소비 활동 위축이 전 세계로 확대되면서 무역활동이 상품과 지역을 가리지 않고 크게 감소하는 모습이다.국내에서는 한국경제연구원이 기초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타격이 가해진다는 것을 전제로 올해 세계 교역 감소폭은 6% 정도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세계무역기구(WTO)의 전망은 한층 더 비관적이다. 세계 전반의 경제활동과 일상생활이 크게 위축되면서 올해 국제무역이 13~32%까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망치의 편차가 19%포인트에 이르는 이유에 대해 WTO 측은 “전례 없는 공중보건 위기에 구체적인 경제적 여파를 측정하기 어려운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호베르투 아제베두 WTO 사무총장은 “각국 정부가 효과적인 정책 대응을 조율해 이행하는 데 성공하면 올해 국제무역은 전년 대비 13%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이에 실패하면 감소치가 32%에 이를 수 있다”라고 말했다.
물론 이 같은 비관적인 전망들이 모두 현실화될 것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중국의 3월 무역 관련 수치들이 단적인 예다. 당시 중국은 전년 동월 대비 수출은 6.6%, 수입은 0.9% 감소했다. 줄어들기는 했지만 시장의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당초 로이터통신은 시장 전문가들의 예측을 종합해 3월 한 달간 중국이 수출에서는 14.0%, 수입은 9.5% 감소율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의 악영향이 극심했던 1~2월 수출이 17.2%, 수입은 4.0% 줄었던 점을 감안하면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중국의 사례는 코로나19 진화와 일상생활로 복귀하는 속도에 따라 무역은 기대보다 빨리 회복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오히려 코로나19 충격으로 미국과 중국 간 통상전쟁이 격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무역협회는 “1단계 미·중 무역협정이 2월 발효됐지만 당시 약속한 교역확대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미국은 여전히 보조금, 환율, 화웨이 제품 거래 등에 대해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미국 대통령선거를 앞둔 가운데 나타난 중국발 코로나19로 중국에 좀 더 적극적으로 책임론을 제기하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 재선에 유리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글로벌 통상에도 새로운 어젠다들이 급부상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형성된 통상환경에서 전 세계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무역통상 어젠다의 동향을 분석해보고 한국의 대응전략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좀 더 깊이 들여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