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무역 지상 중계

의료용 고압산소치료기 분야에도 새로운 한류 열풍 만들고 싶어

㈜아이벡스메디칼시스템즈

취재 김선녀 기자 사진 지다영

코로나19의 적극적인 대응으로 K-바이오에 대한 인식이 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차근차근 준비해온 국내 의료기기 기업이라면 세계시장에서 입지를 넓힐 절호의 기회다. 지난 9년간 연구개발을 통해 독보적인 기술력을 장착한 ㈜아이벡스메디칼시스템즈는 의료용 고압산소치료기 분야에서 새로운 한류를 일으킬 예정이다.

㈜미소미코퍼레이션의 대표

㈜아이벡스메디칼시스템즈(이하 아이벡스)는 의료용 고압산소치료기(챔버)를 만드는 의료기기 회사다. 2011년 창업 이래 꾸준한 연구개발(R&D)을 통해 2015년 국산화에 성공, 세계시장에서 차별화된 기술력을 갖춘 제품을 기반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 필리핀 등으로 해외 수출국을 넓혀왔다. 신기술(NET) 인증, 차세대 세계일류상품 선정, 유럽 수출에 필수적인 CE 인증 획득으로 제품의 성능과 안전성에서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은 아이벡스는 미국, 일본, 유럽 등을 향해 두 번째 도약을 하고자 한다.

R&D 사업 통해 세상에 없던 기술개발 성공
의료용 고압산소치료기란 다이버에게 자주 발병하는 잠수병, 지난 2018년 강릉 펜션 사건으로 많은 희생자를 냈던 일산화탄소 중독 등 산소 부족과 관련한 응급질환에 필수적으로 사용하는 의료기기다. 그 밖에 당뇨 합병증 중 하나인 당뇨병성족부궤양(당뇨발) 치료, 화상, 암 환자의 방사선 치료 후 발생하는 조직괴사와 같은 만성창상과 관련한 여러 비응급 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 응급질환 외에도 비응급질환에 대한 수요가 두드러져 국내시장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글로벌 수요는 이미 충분한 상황에서 아이벡스는 수출시장에 대한 기대감과 확신으로 의료용 고압산소치료기 시장에 뛰어들었다.
창업 초창기부터 국산화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었던 아이벡스의 윤석호 대표에게 R&D는 필수적이었다. 하지만 신생회사에게 R&D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는 다양한 국가사업을 적극 활용했다. 지원받은 투자금으로 시제품을 만들어 상용화한 뒤 제품을 판매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규모를 키워나갔다.
“정부의 R&D 정책사업을 활용해 등록한 특허가 11개 이상, 출원 중인 것도 13건 이상입니다. 특히 연구개발을 거듭하며 작년에는 의료용 고압산소치료기에서 세계 최초의 새로운 기술성과를 얻어 국내 신기술 인증을 받고, 산업통상자원부장관상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상을 받았습니다.”
고압산소치료기의 치료과정은 다이빙할 때 기압을 맞추기 위해 하는 ‘이퀄라이징(압력평형)’ 과정과 흡사하다. 고압산소 치료에는 수심 20m에 해당하는 압력이 가해진다. 그리고 그 압력에 도달할 때까지 환자의 귀 통증을 계속해서 확인하고 도와주는 인스트럭터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치료마다 부가적인 인건비를 발생시키고, 압력을 맞추는 과정에서 환자의 고막이 찢어지거나 파열되고, 이로 인한 트라우마로 환자가 치료를 거부하는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신기술 인증을 받은 세계 최초의 ‘안티바로트라우마(A.B.T. RIDE¢ç)’ 기술은 기계적인 판단으로 환자의 귀 통증을 예측해 인스트럭터의 역할을 줄이고, 고막이 상해를 입는 부작용을 없애 기존 고압산소치료기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해줍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예산을 받고 연세대와 공동 연구한 아이벡스의 A.B.T. RIDE¢ç 기술은 고막의 변화도와 통증 간 상관관계를 연구해 치료에 필요한 압력까지 안전하게 도달하게 하는 기술이다.
바이오 한류, IT 차별화로 틈새시장 공략

아이벡스는 국산화에 성공한 뒤 의료기기 전시회에 꾸준히 나가 해외 바이어를 만났다. 그러던 중 2018년 필리핀의 한 병원에서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아이벡스의 첫 수출이었다.
“미국 시장을 최종 타깃으로 시작했기에 초기 개발부터 국내용 인증 기술이 아닌 미국 인증에 맞춰 동일한 성능을 갖춘 제품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추가적인 기술이 접목되면서 적정가격을 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신생기업이라 가격을 낮춰 가성비 있는 제품으로 마케팅을 해야 했지만, 제품 기술력으로만 봤을 땐 글로벌 제품에 전혀 뒤떨어지지 않습니다.”
신생기업의 당당한 가격에 당황한 필리핀 바이어를 설득하기 위해 윤석호 대표는 고민 끝에 바이어를 한국으로 초빙했다. 그는 아이벡스 제품을 실제 사용하는 병원에서 치료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미국 제품과 성능을 비교했다. 특히 보수가 어려운 글로벌 제품과 달리 IT 탑재로 원격 유지보수가 가능한 점을 어필하고, 실제로 제품 사용 초기에는 무상으로 필리핀에 직접 가서 문제가 있는 부분을 관리해주기도 했다. 이후 필리핀의 다른 프로젝트로 이어지는 좋은 결과를 얻었다. 현재 아이벡스는 베트남, 말레이시아, 일본, 인도 등과도 수출 논의 중이다. “의료기기는 나라별 개별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막대한 인증 비용이 발생합니다. 아이벡스는 앞으로도 성장을 위해 투자유치를 적극적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의료진에 대한 인식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아이벡스는 수년 전부터 미국 의료진이 참석하는 학회에 계속 참석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인증 작업이 끝나면 미국, 일본 등 선진국가 내에서는 ‘플래그십 스토어’ 역할을 할 병원을 개척하고, 그곳을 거점으로 마케팅할 계획이다.

㈜아이벡스메디칼시스템즈 기업 현황 업종: 제조업 사업규모(2019년 기준): 매출액 36억 원 수익구조:국내외 고압산소치료기 판매 매출액 중 수출액 비중: 10% 주요 수출국: 필리핀,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