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손정익 서울대학교 식물생산과학부 교수 사진 ㈔한국수직농장연구회, 에어로팜스 홈페이지(https://aerofarms.com)
2050년에는 세계 인구가 90억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인구 증가를 감안하면 2050년까지 지금보다 식량을 70% 증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기후변화, 산업화 등의 영향으로 곡물을 생산할 수 있는 농경지는 계속 줄고 있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기술을 결합해 도심 건물 안에서 수경 재배가 가능한 수직농장이 미래 농업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도심 속 농작물을 재배하는 수직농업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20(International Consumer Electronics Show 2020)의 스마트시티 부문에서 한국의 수직농장 스타트업이 모듈화된 컨테이너형 수직농장으로 최고혁신성장상을 수상한 바 있다.
수직농업(Vertical Farming)은 인공광 아래에서 환경조절을 하면서 다단으로 연중 고품질 및 소량의 작물을 재배하는 실내농업 방식이다.
세계 인구의 빠른 증가, 심각한 기후변화, 다양한 오염 환경 대두, 식품 안전성 요구, 푸드 마일리지 추구 등으로 인해 수직농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수직농업은 시간과 공간에 상관없이 집약적인 작물 생산, 연중 계획 생산, 고품질 생산, 고속 생산, 청정 생산 및 노동력 절약 같은 장점이 있다. 그러나 높은 초기투자 비용 및 유지관리 비용을 극복하기 위해서 첨단기술도 중요하지만 수익성 창출이 가능한 산업화 적정 기술 등을 포함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의 개발도 필요하다.
수직농장은 1980년 초 ‘식물공장’이라는 용어로 일본을 중심으로 시작해 한국, 중국, 대만, 싱가포르 등 아시아 지역으로 확산되었고, 최근 미국과 유럽 국가를 비롯해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상업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수직농장이 필요한 이유와 가중치는 국가별로 약간씩 다르다. 일본은 기후가 고온다습하므로 냉방 없이는 하절기 온실 재배가 어렵기 때문에 발상의 전환을 하여 수직농장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미국은 넓은 지역에 따른 물류비용 문제로 도시 농업과 연계된 수직농장이 발달하게 되었으며, 중국의 경우는 식품 안전성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위도가 높은 지역의 국가에서는 현저한 광 부족으로 인해 식물재배가 어렵기 때문에 수직농장이 필요하다.
국외에서는 미국의 에어로팜스(AeroFarms)·플랜티(Planty), 일본의 스프레드(Spread)·미라이(Mirai), 중국의 산안바이오(SananBio)·폭스콘(Foxconn) 등 대규모의 수직농장이 운영되고 있으며, 세계 각 지역에 다양한 목적의 수직농장이 설치되고 있다. 예를 들면 2019년에 미국의 오아시스바이오테크(Oasis Biotech)는 산안바이오의 투자를 받아 라스베이거스에 식용 및 약용 작물 생산을 위한 대규모 수직농장을 설치했고, 일본의 프라임델리카(PrimeDelica)는 상아미하라에 편의점 샌드위치용 작물을 위한 대규모 수직농장을 설치하였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인 프레시팜스(Fresh Farms)는 투자를 받아 지주회사 크롭원(Crop One)을 만들어 에미레이트항공과 같이 두바이에 기내식품 자재를 공급하는 대규모 수직농장을 설치할 예정이다.
국내에는 인성테크, 팜에이트, 알가팜텍, 카스트엔지니어링 등을 포함한 약 40개 업체가 존재하지만 팜에이트의 중규모를 제외하면 대부분 소규모이며 최근 GCL 팜이 중규모 이상의 수직농장을 완공해 곧 가동할 예정이다. 다양한 시도로는 수직농장 프랜차이즈 사업, 지하철역 수직농장, 아파트 내 수직농장, 터널형 수직농장, 기타 가전형/가정용 소규모 수직농장 등이 있다. 최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즈음하여 스마트 기술을 적용한 수직농장 등 타 분야와 다양한 융합을 시도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관련 산업에 대한 정책, 법 제도 정립이 미진하며 산업적 관점에서 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수직농업에 관계되는 관련 산업은 식용작물·기능성, 광원·조명, 수경재배·관수, 환경제어·정보통신기술(ICT)·센서, 공조, 건축자재, 구조·모듈, 특수분야(우주농업·극지농업 등) 등이 해당된다. 농촌진흥청 보고서(도시형스마트농업모델 개발을 위한 자료조사 분석, 2019)에 의하면 수직농업의 글로벌 시장규모는 2018년 22억 3,000만 달러에서 2028년 198억 4,000만 달러로 추정되며<도표 1>, 2018년 기준 세계시장에서 미국의 비중은 약 37.8%로 추정된다. 또한 국내 내수시장 규모는 2018년 2,500억 원에서 2028년 9,230억 원을 전망하고 있다<도표 2>. 최근에는 구글, 아마존, 소프트뱅크 등 다국적 기업 등에 의한 투자가 적극적으로 진행 중이다.
점점 가속화되고 있는 기후변화, 재해, 오염 환경에 대한 우려와 함께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청정·안전 식품의 강조, 수작업이 필요한 농업에서 인력 및 물류비용 절감, 소비 패턴의 다양성 및 고품질·기능성 추구는 수직농업의 필요성을 더욱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수직농장은 다양한 분야와 융합이 진행되고 있고<도표 3>, 스마트 기술의 적용과 함께 미래 농업 방식과 미래 사회에 영향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