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무역 지상 중계
국민 연료 ‘썬’, 세계시장을 석권하다
㈜태양
글 오인숙 기자 사진 박충렬
㈜태양은 국내 최초의 휴대용 부탄가스 생산업체다. 휴대용 부탄가스의 가장 큰 시장은 한국과 일본으로 부탄가스의 편리성에 대해 알지 못하는 나라가 많다. 이는 새로운 수요 창출 기회가 많음을 의미한다. 휴대용 부탄가스 원조인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 타이틀을 거머쥔 ㈜태양은 글로벌 거점화 전략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태양은 썬그룹의 관계사로, 그룹 내 모든 품목의 수출을 담당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휴대용 부탄가스, 캠핑가스, 라이터가스와 같은 가스 제품과 에어로졸 부품 및 완제품을 꼽을 수 있다. 특히 휴대용 부탄가스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한 자체 브랜드 ‘썬’이 매우 유명하다. 가스 제품은 ‘썬’ 브랜드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판매하고, 에어로졸 완제품은 OEM으로만 판매하고 있다.
㈜태양은 휴대용 부탄가스, 라이터가스, 캠핑가스에서 세계 1위 기업이다. 부탄가스 세계시장 점유율은 50%, 대용량 라이터가스 점유율은 30%에 달한다. 이런 위상에 걸맞게 두 제품은 각각 지난 2009년과 2011년에 세계일류상품에 선정됐다. 캠핑가스는 형태에 따라 세계시장이 양분되어 있는데, 현재 ㈜태양에서 생산하는 형태는 전 세계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에어로졸 제품은 가정용품에서 화장품, 생활용품, 공업용품까지 다양하다. 에어로졸은 밀폐된 용기에 액화가스와 함께 봉입한 액체나 미세한 가루 약품을 가스의 압력으로 뿜어내어 사용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고객사가 제품 충전을 의뢰하면 완제품으로 충전해준다. 주요 고객사는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헨켈 등이다.
일괄생산체계 갖춘 세계 유일 기업
가스를 다루는 만큼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태양의 임종현 전무는 “어떻게 하면 보다 안전한 제품을 만드느냐가 핵심”이라며 “30년간 쌓아온 제품 노하우와 생산관리 능력이 더해져 안전한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라고 설명한다.
“가스 제품은 폭발 시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무엇보다 안전성이 중요합니다. 더욱 안전한 부탄가스를 만들기 위해서 꾸준히 기술 개발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온도 감지로 가스 유로를 차단하는 밸브를 장착한 부탄가스를 국내 최초로 개발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태양의 가장 큰 경쟁력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부품부터 완제품까지 일괄생산체계를 갖춘 에어로졸 충전회사라는 것이다. 원가 경쟁력과 품질 경쟁력이 월등히 뛰어난 이유가 여기 있다. 제작과정에서 작은 결함이 생겨도 바로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에 이는 매우 큰 강점이다.
“조립하는 과정에서 부품이 조금만 잘못돼도 가스가 새어 나와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저희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제품을 직접 만들기 때문에 제품 결함이 거의 없습니다. 그만큼 안전하고 믿을 수 있어 고객의 신뢰가 큽니다.”
2016년에는 동종 업계 최초로 식약처로부터 CGMP(Current Good Manufacturing Practice) 인증을 획득하고, 세계적인 공인 시험 검사 기관인 뷰러베리타스(Bureau Veritas)로부터 국제 화장품 규격인 ISO 22716 인증을 받았다.
원조 일본 제치고 세계시장 선점
“휴대용 부탄가스를 처음 개발한 나라는 일본입니다. 저희가 국내 최초로 이를 도입해 1980년대 후반부터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88서울올림픽을 거치면서 휴대용 부탄가스의 편리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국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지요.”
일본에서는 휴대용 부탄가스가 일상생활용품과 재난용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자국 내 기업이 전체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찾는 사람이 많다. 그 부족분을 한국에서 수입하면서 국내 휴대용 부탄가스 선도기업인 ㈜태양의 수출도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청출어람이라는 말처럼 현재는 원조 일본의 기업을 제치고 ㈜태양이 세계 1위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태양을 비롯해 한국 기업의 제품이 해외시장에서 90% 이상을 차지할 만큼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월등하다.
이처럼 오랜 노하우를 바탕으로 그간 큰 어려움 없이 수출에 매진했지만, 지난 2015년 발생한 공장 화재로 뼈아픈 시간을 보내야 했다. 부탄가스 생산공장이 전소되면서 제품 생산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그러나 전 직원이 합심하고 노력하여 단 9개월 만에 공장을 재건했다. 모두가 깜짝 놀랄 만큼 단기간에 이뤄낸 결과였고, 다행히 고객도 큰 이탈 없이 기다려주어 사업도 정상궤도에 오를 수 있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많은 수출기업이 어려움을 겪었지만, ㈜태양은 다행히 큰 타격을 받지 않았다. 외식사업용 수요가 준 대신 재택근무 등으로 가정용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다.
“현재 부탄가스 시장은 한국이 가장 크고, 그 뒤를 이어 일본, 미국, 유럽, 러시아, 대만 순입니다. 한국과 일본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는 아직 부탄가스의 편리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만큼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기회가 무궁무진한 거죠.”
이를 위해 ㈜태양은 글로벌 거점화 전략을 추진하며 글로벌 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다. 현재 미국과 중국에 현지법인을, 일본과 유럽에 사무소를 운영하며 면밀하게 시장동향을 파악하고 있다. 아울러 기존 거래처와의 관계를 강화하는 한편, 신규 거래처 개척에도 집중하고 있다. 각종 해외 전시회 참가와 광고 활동으로 회사를 알리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앞으로 더 넓은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며 한 단계 더 도약할 ㈜태양의 미래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