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요한 사이버외대 베트남·인도네시아어과 교수, 연세대 지역학대학원 객원교수
미얀마는 아시아 최후의 미개척지(Asia’s Last Frontier)로서 주목받는 국가다. 특히 미얀마의 지정학적 위치는 중국(인구 세계 1위, GDP 세계 2위, 2020년)과 인도(인구 세계 2위, GDP 세계 5위, 2020년)의 거대한 배후시장을 품은 연계 지역으로 육로와 해로를 통한 무역과 유통의 허브로서 장점을 갖고 있다.
미얀마의 경제성장률은 2020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1.8%까지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한다면 2021년에는 6%로 다시 경제성장의 동력을 회복할 것으로 아시아개발은행은 예상했다. 이와 같은 미얀마의 경제성장률 지표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중 베트남과 더불어 가장 양호한 수준임을 의미한다. 2024년까지 1인당 국민소득이 꾸준히 증가하면 1,726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경상수지의 경우 2020년과 2021년은 각각 –4.5%로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물가상승률은 2020년과 2021년 각각 6%로 2019년 8.6%에 비해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미얀마는 20년 넘게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의 경제제재로 극심한 경제적 곤란을 겪어왔다. 그러나 2011년 취임한 당시 테인 세인(Thein Sein) 대통령이 개혁을 시작하자 EU는 2013년 미얀마에 대한 경제제재를 철회하고, 특혜관세(GSP; General System of Preference) 지위를 부여했다. 2016년 미얀마에 아웅산 수치 여사를 중심으로 한 민주 정부가 들어서자 미국 정부는 같은 해 10월 대(對)미얀마 경제제재를 종료했다. 미국의 재무부는 특별제재대상(SDN; Specially Designated Nationals List)에서 제외되었으며, 미국 기업의 미얀마 투자와 금융 거래 제한이 사라지게 되었다.
미국과 EU의 경제제재 철회 이후 외국인 투자가 증가했고, 중국·일본·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의 투자가 에너지와 인프라 부문에 급증함에 따라 2010년대는 6%대 고성장을 유지했다. 2020년 현재 중국·태국·일본·미국·싱가포르 등이 미얀마의 주요 무역국과 투자국이다.
미얀마는 중국과 인도를 배후시장으로 하는 물류 중심지로서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미얀마 경제는 평화적 정권 교체와 서방의 제재 해제로 인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한 상황이다. 미얀마는 평균연령 27.1세의 5,000만 명을 상회한 인구와 저렴한 임금을 활용한 생산거점으로의 중요성을 갖고 있다. 미얀마 중산층과 상류층을 중심으로 외식업, 고급 소비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과 미얀마의 교역 현황은 2010년대 들어 증가해왔으나 2020년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으로 감소세로 전환되었다. 한국이 미얀마에 수출하는 주요 품목은 수송기계·산업기계·철강 제품이며, 미얀마에서 수입하는 주요 품목은 섬유·농산물·임산물 등이다. 한국의 대(對)미얀마 투자는 2019년 누적 기준 5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과 미얀마는 상호 간 이중과세 방지협정(2002년)과 투자보장협정(2004년)을 체결했다.
한국 기업은 2020년 현재 미얀마에 200여 개가 진출했으며, 봉제 분야 비중이 56%로 가장 높고 금융(8%)과 건설 인프라(5%)가 뒤를 따르고 있다. 최근 한국의 LH컨소시엄은 양곤시 북쪽 10km에 경제협력산업단지 조성 사업을 시작했다. 경제협력산업단지 조성 사업기간은 2019~2024년이며, 미얀마의 투자 유망 분야로는 건설과 전력 산업이 있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피치솔루션(Fitch Solutions)에 따르면 미얀마 건설 시장은 2018~2020년 평균 10% 넘게 성장했다. 피치솔루션은 또한 미얀마 건설 시장 규모가 2020년 현재 60억 달러에서 2023년 100억 달러, 2028년 180억 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력산업은 미얀마 정부의 국가적 관심 분야로서 2031년 100% 전력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전력 생산 능력이 매년 40% 증가해야 하고, 송전케이블 등 관련 제품을 대부분 수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외에 미얀마 경제성장에 따른 소득 증가와 정보화 추세에 맞춰 보험산업·디지털결제산업·증권업 등이 투자 유망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2020년 12월 현재 미얀마 코로나 확진자 수는 10만 명을 돌파해 심각한 상황이다. 코로나19 초기에는 안정적인 관리를 유지했으나 지난해 8월 중순 이후 확진자가 급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미얀마 보건 역량은 시험대에 올랐다. 미얀마 정부 지출의 3%(국방비 40%)만 차지하는 보건 지출의 증대, 의료진과 의약품의 양적·질적 확충이 시급한 상황이어서 예산 분배가 새로운 논쟁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미얀마의 핵심 산업인 제조업과 관광업이 큰 타격을 받음에 따라 미얀마 정부는 2020년 상반기에 세계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으로부터 12억5,000만 달러를 차입했다. 현재 태국은 미얀마의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국경을 폐쇄했으며, 이주 송금을 통해 경제에 도움을 주던 미얀마 이주노동자(비공식 추계 300만 명)의 실직과 대거 귀국도 미얀마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미얀마 역사를 살펴볼 때 대륙부 동남아의 패권국가였던 만큼 민족적 자부심이 크기 때문에 현재 개도국이라고 해서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행위는 피해야 한다.
종교는 상좌부 불교(인도 소승불교)로서 국민에게 민족적 정체성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미얀마 국민은 동남아 불교의 원조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으며, 세속적인 부보다 지식과 학문 세계를 더욱 가치 있게 여기며, 불교의 원리는 실제 경제활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얀마 종교와 관련해 주의해야 할 에티켓으로는 첫째, 불교문화에서 화를 내거나 소리를 지르는 것은 무례하다는 인식이 있으므로 고압적 지시와 고성을 피해야 한다. 둘째, 신체적 접촉에 주의해야 한다. 어떤 이유로든 머리를 두드리는 행동을 삼가야 하며, 여성은 승려의 옷이나 신체 접촉을 피해야 한다. 셋째, 불교적 성향에서 다른 사람과의 갈등과 대립을 회피하는 경향이 있다.
미얀마 사람들은 ‘아니요(No)’라고 표현하지는 않는 편이어서 ‘예(Yes)’라고 대답하는 경우 이를 동의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A 미얀마의 수도는 네피도이지만 경제활동의 중심지는 양곤입니다. 허가 등 행정처리를 네피도에 직접 가서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서 행정절차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듭니다. 금융시장 및 주식시장이 아직 발전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현지 자금조달도 쉽지 않지만 다행히 신한은행 등 한국계 은행이 영업 중입니다.
미얀마는 아직 투자환경이 열악한 국가이지만 잠재력이 매우 높은 국가입니다. 무엇보다 치안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며 문화적으로 한국과 유사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한국 기업들이 투자 대상으로 생각해볼 만한 국가입니다.
A 2020년 수출 통계상 우리나라가 미얀마에 제일 많이 수출한 품목은 자동차입니다. 하지만 일본, 중국 자동차와 치열하게 경쟁 중이라 한국의 자동차가 가장 인기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인기가 높은 것은 가공식품류입니다. 한국 드라마의 영향으로 한국 음식에 대한 호기심이 높습니다. 특히 미얀마인들은 매운맛을 좋아해서 한국의 라면, 어묵, 떡볶이 등이 인기가 있습니다. 패스트푸드 등 한국 프랜차이즈 진출도 활발한 편입니다. 한국 화장품의 인기도 높긴 하지만 정상적인 경로보다 보따리장수들이 자신들의 SNS를 통해 판매하는 방식이 많습니다.
바이버(Viber)로 연락하세요
과거에는 직접 대면을 선호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최근에는 다양한 교신방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미얀마에서는 특히 업무용 통신수단으로 이메일보다 바이버(Viber)라는 메신저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이메일을 확인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으므로 급하게 연락을 해야 한다면 바이버가 빠릅니다.
정치나 종교 언급을 자제하세요
정치나 종교에 대한 언급을 매우 기피합니다. 특히 인구 90%가 불교 신자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존중의 자세와 배려가 필요합니다.
4월에는 비즈니스 약속을 피하세요
불교력을 쓰는 미얀마에서 4월 둘째 주는 새해맞이 물축제 ‘띤잔’ 주간입니다. 미얀마 최대의 연휴기간이라 관공서, 기업, 은행, 상점이 모두 문을 닫기 때문에 비즈니스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미얀마로의 출장 일정을 잡을 때 4월 둘째 주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재촉하지 마세요
‘빨리빨리’ 문화에 젖은 한국인의 시각으로 보면 의사결정이 다소 더디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결정이나 답변을 재촉하지 않는 것이 비즈니스 에티켓으로 통합니다. 또한 미얀마인과의 비즈니스 약속 또는 면담 약속은 형식 절차가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중요한 인물과 만나려면 약속 희망 날짜보다 최소한 2~3주 전에 공식문서로 면담을 신청하고 회신을 받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