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이 유엔(UN) 연설에서 기후변화를 언급하며 착용했던 국내 기업의 업사이클링 제품 정장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재고의류와 친환경 원단, 폐플라스틱 등을 활용한 패션 비즈니스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업사이클링 패션 비즈니스가 꾸준히 성장해왔다. 최근 높아진 대중의 관심에 따라 더욱 주목받고 있는 글로벌 성공 사례를 소개한다.
‘리트 오스’는 2005년부터 자투리 원단을 이용해 리사이클 패션을 이끌고 있는 세계적인 에스토니아 디자이너 브랜드다. 리트 오스(Reet Aus)는 박사학위를 취득한 패션 디자이너이자 환경주의자로 이미 사용한 옷이나 재료를 지역 재활용센터에서 가져와 옷을 만들기 시작해 자원순환 패션 디자이너로 성장했다. 리트 오스는 재사용하거나 이미 있는 것을 가지고 재작업하고 다른 것과 섞어서 새롭게 만드는 업사이클링을 한다. 이제 ‘리트 오스’는 지속가능성의 대명사처럼 불린다. 업메이드(UPMADE)라는 증명서와 생산 시스템을 개발해 브랜드와 제조업체들이 산업적 업사이클링을 실행하도록 돕기도 한다. 이 시스템을 통해 의류 제작 과정에서 어떤 모양의 자투리가 얼마나 발생 하는지 알 수 있다. 이를 이용해 옷을 만들고 라벨지에 “이 티셔츠는 평균 물 사용량의 91%를 아꼈고 이산화탄소 배출량 85%를 감축했습니다”라는 식으로 물과 에너지 절약 정보를 표기한다. 기존 의류 제조법은 평균적으로 섬유의 18%를 자투리로 남기고 제작했다. 업메이드는 업사이클링을 적용해 버려지는 섬유량을 줄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방식으로 제작 효율을 올리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줄일 수 있다.
또 리트오스는 유럽연합(EU) 및 자국의 환경부와도 협력한다. EU는 지난 2018년 순환경제 패키지를 채택하며 2025년까지 섬유 쓰레기를 다른 쓰레기와 분리해 모으도록 모든 회원국에 요청했다. 이들 재고 의류를 순환하게 하는 것이 리트 오스가 맡은 임무다.
1993년 론칭한 스위스 친환경 업사이클링 브랜드 ‘프라이탁(FREITAG)’은 업사이클 패션의 대명사와 같다. 그래픽 디자이너인 마르쿠스 프라이탁과 다니엘 프라이탁 형제가 버려진 트럭 방수포와 자전거 내부 튜브, 자동차 안전벨트로 만든 재활용 가방은 오늘날 전 세계에서 322개 매장을 운영하는 대표적인 업사이클링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트럭 방수포는 부드럽고 가벼우며 유연하다. 프라이탁은 관리하고 수선하기 쉬운 제품만을 만든다. 매일 사용하면서 찢어지거나 수리한 흔적들이 더 가방을 개인적이고 독특하게 만들어준다. 프라이탁은 100% 리사이클 페트(PET)로 만든 섬유에 방적돌기 염색법으로 훨씬 적은 물과 화학제품, 에너지를 써서 제품을 만든다. 또 비스탁 에어백(B-STOCK airbag)을 재활용해 위급상황에서 생명을 구하는 에어백에 새로운 기회를 불어넣어 가방을 만들기도 했다. 최근 프라이탁은 100% 생물 분해되어 비료로 사용할 수 있는 선구적인 섬유를 쓴 ‘F-ABRIC’ 의류 라인을 선보였다. 곧 가방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1973년 등반가이자 서퍼인 이본 쉬나드(Yvon Chouinard)가 설립한 친환경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도 패션업계 글로벌 업사이클링 성공 사례 중 하나다. 파타고니아는 1985년부터 매년 매출의 1%를 지구환경을 보호하고 되살리기 위해 활동하는 전 세계 환경단체를 지원하는 데 사용해왔다. 누적 지원금만 1억4,000만 달러(1,680억 원)가 넘는다. 소비자가 입은 의류나 사용하지 않고 폐기된 옷들을 되살려 만든 합성 또는 천연 섬유를 사용해 새롭게 생산하는 원료에 대한 의존과 탄소 배출을 줄인다. 파타고니아가 이번 시즌 전 제품에 사용한 소재 중 69%는 재생 소재다. 집에서 버리거나 수명이 다한 플라스틱 등을 모아 리사이클 폴리에스테르를 만든다. 재생 나일론과 리사이클 면을 사용한다. 또 리사이클 캐시미어로 지나친 염소 방목으로 인한 초원 황폐화를 줄인다. 파타고니아는 지속가능성의 사명과 비전을 가지고 탄생했다. 제품 디자인은 단순하고 기능적인 것을 중요시하며 수선이 용이하고 내구성이 월등해 몇 세대에 걸쳐 입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 10월 초에는 ‘버리지 말고, 입으세요(Don’t waste it, wear it)’ 캠페인을 전개하며 재활용 소재에 대한 관심을 환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