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에서 비철금속업계 동향에 관한 뉴스를 다룰 때면 어김없이 런던금속거래소(LME; London Metal Exchange)가 등장한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LME의 등장이 더욱 빈번해졌다. LME의 역할은 무엇이며, 어떻게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비철금속 거래소가 됐는지 살펴보고, 비철금속지수인 LMEX는 어떤 방식으로 산출되는지 알아본다.
자료 글로벌공급망분석센터
LME는 1877년 영국 런던에 설립된 140년 역사의 세계 최대 비철금속 거래소로, LME에서 발표되는 공시 가격은 세계 비철금속 계약 및 파생상품 가격의 기준이 된다. 2012년 홍콩증권거래소(HKEX)가 14억 파운드(약 2조5,000억 원)에 LME를 인수함으로써 홍콩증권거래소가 원자재상품을 취급하게 됐고, LME는 최대 금속 소비국인 중국으로의 진출 기회를 확대하는 계기가 됐다.
영국의 비철금속 거래는 1571년 엘리자베스 1세 시대, 런던 왕립거래소(The Royal Exchange)를 중심으로 시작됐다. 런던이 비철금속 거래의 중심지가 되며 19세기 초 수많은 원자재 무역상, 선박 임차인, 금융인이 모여들기 시작했고, 많은 수의 개별 그룹이 런던 커피하우스 근처에 거래 공간을 만들며 현재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LME 거래 방식 중 하나는 링 거래인데, 금속을 파는 상인이 바닥의 톱밥 위에 원(ring)을 그리고 ‘체인지(change)’를 외치면, 거래를 원하는 사람들이 원 주변에 모여 입찰가를 제시하던 것에서 유래됐다.
LME에서는 알루미늄(합금 2종, 프리미엄 포함), 구리, 아연, 니켈, 납, 주석, 철강(스크랩 및 철근), 몰리브덴, 코발트, 금, 은 등 14개 기초자산을 대상으로 하는 선물·옵션·스와프 거래가 가능하다. 거래 방식은 △링 거래(Ring: 플로어에서 공개호가 방식으로 체결되는 거래) △전산 거래(LME Select: LME가 운영하는 전자 거래 플랫폼을 통한 거래) △전화 거래(Inter-Office Telephone Market) 등으로 나뉜다.
LMEX(London Metal Exchange Index)란 LME에서 거래되는 구리, 알루미늄 등 6개 품목의 가격을 가중평균해 산출한 것으로, 비철금속 가격 기준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수로 활용된다. LMEX는 팬데믹 초기인 2020년대 초 경기 불황에 의한 비철금속 수요감소로 하락했으나, 이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러·우 사태로 원자재 수급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LMEX 가중치 : 알루미늄(42.8%), 구리(31.2%), 납(8.2%), 아연(14.8%), 주석(1.0%), 니켈(2.0%)
※2022년 초 알루미늄, 구리 등 비철금속 가격이 크게 상승하며 LMEX는 지난 3월 사상 최고치인 5174.30 기록
비철금속의 시세는 다음의 원인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경기 동향 경기가 호황이면 수요 증가로 가격이 상승하고 불황이면 가격이 하락한다.
산출국의 정치·사회 정세 주로 개발도상국에서 생산이 이루어지는 비철금속은 내전, 파업 등 해당 국가의 정세에 큰 영향을 받는다.
전쟁 및 각국의 비축 상태 비철금속은 중요한 전략물자로서 전쟁 대비 등으로 재고를 확보하려는 나라가 생길 경우 가격이 상승한다.
인플레이션 인플레이션이 예상되면 환물심리*가 커져 비철금속의 매입 수요가 증가한다.
*환물심리 : 인플레이션 등으로 화폐가치 하락이 예상될 때 이를 방지하기 위해 현물에 투자하려는 심리
이 외에도 글로벌 비철금속의 소비·생산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이 경기 부양책을 쓰면 중국 내 제조업 경기가 확대되며 비철금속 수요가 커져 글로벌 시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