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으로 우리는 기술이 경제와 산업을 주도하는 테크노믹스(technomics) 시대를 맞고 있다. 테크노믹스 시대의 핵심기술로는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cloud), 빅데이터(big-data), 모바일(mobile)이 꼽힌다. 이는 글로벌 메가트렌드를 이끌며 무인화, 자율화, 전동화, 초연결화, 그리고 기술융합화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 산업으로 드론(drone)의 급부상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 화물 및 승객 운송을 위한 미래 항공모빌리티(advanced air mobility)로 그 역할이 확대되면서 세계 드론시장은 보다 빠르게 성장할 것이다.
글 윤용현 국민대 미래모빌리티학과 특임교수
지금까지는 주로 드론 매핑이나 감시 및 조사하는 데 드론을 사용해왔지만 앞으로는 화물 및 승객 운송용 모빌리티 산업이 드론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드론으로 화물이나 승객을 운송하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 Urban Air Mobility) 산업이 앞으로 드론 활용의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될 것이며 새로운 첨단기술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드론산업은 미래 유망산업일 뿐 현재는 제품에 대한 기술기대의 거품이 많이 남아 있는 상태다.
가트너는 드론과 같은 신기술 제품이 어느 시기에 생산성 안정화 시기에 도래하는지를 예측하는 가트너 하이퍼 사이클을 발표했다. 그래프에서 보여주듯이 세로축은 신기술에 대한 기대치이고 가로축은 기술촉발 단계에서 신기술 제품이 생산성 안정화 단계에 이르는 기간을 나타낸다. 여기에서 신기술인 4D 프린팅 기술,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현실세계의 기계나 장비, 사물 등을 컴퓨터 속 가상세계에 똑같이 구현하는 기술), IoT 플랫폼 기술은 기술 촉발(technology trigger) 단계를 거쳐 기술에 대한 거품이 정점(peak of inflated expectations)을 향해 가고 있고, 인공지능의 딥러닝(deep learning) 기술은 기술거품 정점에 있고,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기술은 정점을 막 지난 상태다.
드론(drone) 산업은 현재 기술거품 정점 단계를 지나 몇 년 내 기술거품 저점(trough of disillusionment) 단계인 캐즘(chasm) 시기를 맞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국내외적으로 드론업계는 대부분 신기술로 무장한 새싹기업(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기업들의 가장 큰 숙제는 초기시장을 선점한 이후 주류시장으로 넘어가기 위해 첨단기술을 어떻게 선도해야 하는가다. 캐즘을 넘는 기업은 성공하고 넘지 못한 기업은 좌절에 빠질 위험이 크다. 따라서 스타트업계는 다양한 시도를 바탕으로 기술혁신과 개혁을 통해 캐즘을 넘어서야 한다. 캐즘을 잘 극복할 경우 2027년경부터 기술적 회복단계(slope of enlightenment)를 지나 2030년경에 생산성 안정단계(plateau of productivity)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제1차 드론산업발전기본법(2017~2022)이 발표(2017.12)된 후 드론시장 규모가 2016년 704억 원에서 2020년 4,945억 원으로 성장했지만 세계시장 규모(24.5조 원, 2020)에 비하면 아직 2% 수준에 불과하다. 전 세계적으로 UAM산업이 부상하면서 우리나라도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정책 로드맵을 발표(2020.6)한 이래 새 정부 국정과제 ‘모빌리티 시대 본격 개막’ 발표(2022.6), 모빌리티혁신로드맵 발표(2022.9.20) 등 일련의 UAM을 포함한 드론산업발전정책로드맵을 추진해왔으며, 지금은 UAM산업 발전을 포함한 ‘제2차 드론산업발전 기본계획(2023~2032)’을 수립 중에 있다.
미래 항공모빌리티(advanced air mobility)는 도심항공교통체계는 물론 지역항공교통(regional air mobility)까지 포함하는 광의의 항공교통체계다. 미래 항공모빌리티의 서비스 공간은 도심 내(intracity), 도시 간(intercity), 공항과 도심 간(airport shuttle), 지방의 항공모빌리티, 터미널형 에어셔틀, 호출형 에어택시 등 다양한 교통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미래 항공모빌리티의 비행체(air vehicle)는 자율비행과 전기 추진으로 비행이 가능한 미래 비행체인 eVTOL (electric Vertical Take Off & Landing)로 셔틀승객 운송, 항공택시, 화물운송, 구급/소방 등의 서비스를 하게 될 것이다.
항공업계의 경우 전통 강자인 항공기 제작사들이 UAM에 적극 진출, 항공운송 시장을 지키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메이저 항공업체들은 시장을 수성하며 잠재적 기회를 탐색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추진 중으로 보잉과 에어버스는 승객운송용 전기동력의 무인 멀티콥터 형태를 개발 중이다. 자동차업계는 2차원 공간 주도권을 바탕으로 최근 전기차 기술을 축적한 자동차업체들의 참여가 증가하고 있다. 대부분의 자동차 제작사들이 자동차 이상의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 진입 기회를 적극 탐색하며, 기체 제작 및 투자 형태로 참여하고 있다. 기존 항공기나 헬리콥터는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는 산업이지만, 신생 UAM산업은 그보다 낮은 진입장벽으로 신생 스타트업들이 적극적인 창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또한 드론 기반 배송서비스를 주된 목적으로 이커머스 업체들이 적극적인 투자 및 신속한 시장참여자로 부상하고 있다.
드론이 물류 및 승객 운송 서비스 사업에 진출하면서 드론산업은 ‘UAM 산업’이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됐으며 새로운 기술적 요구도가 높은 eVTOL 항공기체를 개발하게 됐다.
현재는 글로벌 항공기 제작사, 자동차 제작사, 그리고 스타트업들이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eVTOL 항공기는 700여 대가 있다. 향후 드론산업은 테크노믹스 시대의 핵심산업으로 미래 모빌리티산업을 변화시키면서 보다 큰 시장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