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열린 CES 2023은 그 어느 해보다 열기가 뜨거웠다. 174개국에서 3200개 기업이 참가했고 그중 한국 기업은 550개사로 두 번째로 많은 기업이 참가했다. 11만여 명이 방문한 세계 최대 정보통신기술(ICT) 전시회 CES는 디지털과 연결된 미래를 먼저 경험하기 위한 필수 코스로 자리매김했다. 과연 CES 2023에서는 디지털과 융합된 미래 세계를 어떻게 보여주었을까.
글 이형주 VM 컨설팅 대표
올해 CES는 개최면적이 20만㎡가 넘고, 전시 카테고리만 24개에다 전시장도 분산됐기 때문에 계획을 꼼꼼히 세우지 않고 방문했다가 낭패를 본 경우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CES 2023은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와 베니션 엑스포(Venetian Expo)로 양분돼 개최됐다. 모빌리티와 디지털 헬스케어 관련 전시는 LVCC에, 스마트홈과 메타버스 생태계 관련 전시는 베니션 엑스포 쪽에 부스가 많았다. 베니션 엑스포의 유레카 파크(Eureka Park) 존에는 한국관, 프랑스관, 일본관, 대만관 등 주요 국가의 스타트업들이 국가관 형태로 공동 참가해 최신 기술을 선보였다. 이번 CES에서 주목할 점은 한국 스타트업 111개사가 혁신상을, 20개사가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코트라가 지원한 스타트업 34개사도 혁신상 48개를 수상했다.
특히 이번 CES에서는 쇼플로어 투어(Show Floor Tours)라는 맞춤형 전시투어 프로그램을 처음 도입했다. 오토모티브 투어, 스타트업 투어, 헬스케어 투어 등 주제별로 짜인 이 프로그램은 관람객들에게 전문 전시 도슨트의 전시관 해설과 함께 주요 기업 부스를 약 2~3시간 동안 안내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CES는 수많은 기술과 기업이 최신 트렌드를 선보이는 경쟁의 무대이지만, 늘 그 시대를 리드하는 기술 트렌드가 있게 마련이다. CES 주최자인 미국소비자가전협회(CEA)는 올해의 키워드가 헬스케어, 모빌리티, 메타버스 & 웹 3.0이라고 선언했다.
①헬스케어: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가장 주목받은 것이 비대면 관련 기술이다. 그중에서도 원격의료 기술은 헬스케어와 바이오 시장의 뜨거운 이슈가 됐다. LVCC에서는 이러한 원격의료, 바이오 센서, 수면테크 등 바이오와 디지털 헬스케어 관련 기술이 총망라돼 전시됐다. 디지털 헬스케어의 미래를 LVCC 전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확인할 수 있었다.
②모빌리티: LVCC는 모빌리티의 미래를 가장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CES는 2023년 전시회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분야로 모빌리티를 꼽았다. 이에 부응하듯 거의 모든 자동차 회사가 내연기관의 종말을 선언하고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점하려 CES에 몰려들었다. 자동차 디스플레이, 재생에너지, 자율주행, 드론, 카오디오, 반도체 등 모빌리티 기술을 한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었다.
③메타버스 & 웹 3.0: 웹 3.0은 플랫폼 시대를 뛰어넘어 개인 간 연결과 거래를 촉진하는 개인화된 웹이다. 즉 웹 3.0은 인공지능(AI)과 메타버스, 블록체인, 대체불가능토큰(NFT) 등의 기술을 포괄한다. LVCC에서는 이러한 새로운 웹 3.0과 메타버스 생태계를 종합해 만날 수 있었다.
CES는 가전 전시회라는 타이틀을 벗어던진 지 오래다. 모든 미래를 위한 미래가 전시의 화두가 됐고 그에 부응하듯 정보기술(IT)과 결합한 모든 산업의 선도 기술과 제품이 CES에 모인다. 모든 것이 디지털과 연결되는 미래 사회를 가장 먼저 경험할 수 있는 장인 것이다. CES는 최고의 정보통신기술(ICT) 전시답게 전시 방문자에게 1:1로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한다. 방문자의 관심 분야에 맞는 기업과 세미나, 관람객을 모두 AI로 추천해준다. 또한 라스베이거스에 가지 않더라도 집에서 편안히 디지털 CES로 참가기업의 부스를 보고 콘퍼런스를 들을 수 있다. 관심 분야가 비슷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채널도 있다.
결국 CES는 인류 모두의 미래를 위한 전시회이지만 궁극적으로는 ‘나’를 위한 전시회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