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무역 지상 중계

당진 쌀로 세계의 입맛을 사로잡다

㈜미소미코퍼레이션

취재 김선녀 기자 사진 지다영

충남 당진에서 재배된 쌀이 아프리카 잠비아와 몽골, 일본과 이라크의 식탁에 오른다. 해외무역 유통 사업으로 쌓은 노하우, 농가와 국내 쌀에 대한 애정으로 국내 농수산물을 아프리카부터 중동, 아시아까지 세계시장에 소개하고 있는 ㈜미소미코퍼레이션은 국내 농산물의 해외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미소미코퍼레이션의 임성남 대표

현지 자연환경과 문화, 그리고 오래된 식습관으로 만들어진 각 나라의 식문화는 다른 상품에 비해 무척 보수적이라 식품 수출의 경우 언제나 어려움을 겪기 마련이다. 하지만 한국 서해안의 넓은 평야에서 충분한 태양과 바람을 맞고 자란 쌀이 해외의 입맛까지 사로잡았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바로 ㈜미소미코퍼레이션이 국내 농수산물 판로 개척을 위해 당진의 농가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농가 수출을 위한 컨설팅 기업
㈜미소미코퍼레이션은 국내 농산물 수출을 체계적으로 돕기 위해 설립된 회사다. ㈜미소미코퍼레이션의 임성남 대표는 일본에서 오랫동안 부동산, 건설업을 하며 해외업무 경험을 쌓고 일본의 대형마트 체인을 운영하며 수출입유통 무역을 진행해왔다. 임 대표는 2012년 당진의 온동정미소의 아프리카 쌀 수출을 도우며 국내 농산물 수출에 첫발을 디뎠다. 2017년 ‘미소미’로 이름을 바꾼 (구)온동정미소는 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을 받았을 만큼 현재 국내 최대의 쌀 수출량을 자랑한다.
“당시 온동정미소의 쌀 수출을 위해 미곡종합처리장 RPC(Rice Processing Complex)1) 인증 과정을 도왔습니다. 좋은 품종과 맛으로 국내 쌀 매출 성적은 좋았지만, 수출하기 위해서는 쌀의 품질향상과 유통구조를 위한 시설구축 등 까다로운 절차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죠.”
임 대표는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국내 농가 수출을 돕기로 하고 당진의 농가들을 만났다. 당진시의 15개 농수산물 업체를 만나 미팅한 결과 대부분의 업체가 수출을 위한 기본적인 인증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당진에 우수한 농산물 업체들이 있지만, 수출을 위한 기본적인 여건이 갖춰져 있지 않았습니다. 인증은 물론 패키지 문제도 많았죠. 예를 들어 즙의 경우 과거에는 가위로 잘라먹는 형태였지만 지금은 대부분 뚜껑을 달아 먹습니다. 하지만 일반 농가에서 패키지 디자인까지 신경 쓰기는 쉽지 않아 당진시와 협의해 패키지 디자인 개선을 위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농가에는 맛은 똑같지만 모양이 예쁘지 않거나 살짝 흠집이 생겨 팔리지 않는, A급이 아닌 과일 등도 창고에서 썩어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미소미코퍼레이션은 조합 단위로 이것들을 잼으로 만들어 일본에 판매하는 등 농가에 도움이 될 만한 다양한 컨설팅을 해주고 있다.
시장 맞춤형 제품으로 세계시장 공략

모든 영업이 그러하듯 식품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국내의 자연환경에 맞춰 건강하게 쌀을 재배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나라마다 제각각인 쌀의 품종에 맞춰 나라별 입맛에 맞는 쌀을 가공해내는 것이 핵심이다.
“일본의 농사 엔지니어들은 캄보디아에서 히토메보리 품종으로 쌀을 지어 영국으로 다량 수출합니다. 쌀 하나를 구매할 때도 무척 깐깐한 일본 바이어의 경우 쌀의 수분 함유량 퍼센티지까지 주문합니다. 가공 과정에서 그들이 원하는 만큼의 수분 함유량이 나오지 않아 수출품을 다시 가지고 돌아오기도 했었죠.”
쌀을 해외에 수출할 때 10개 업체 중 9곳은 일반 포장을 한다. 하지만 수출 시 컨테이너 안에 있는 쌀은 온도에 민감해 맛이 변한다. 임 대표는 여러 시행착오 끝에 알아낸 압축기술을 통해 원래의 맛과 수분을 간직한 쌀을 수출해 바이어를 만족시켰다.
임 대표는 쌀 외에도 당진사과연구소 영농조합법인 사과즙과 명천맛김, 도내 메타비랩스 떡볶이 등 기타 가공식품들을 수출하는 데 성공하며 판매제품을 확대할 예정이다.
“식품 수출 전에는 현지 시장을 정확하게 파악합니다. 예를 들어 몽골의 경우 언뜻 생각하면 생활수준이 높지 않아 일반 가공식품을 좋아할 거로 생각하지만 몽골인은 건강식품을 선호합니다. 도라지, 양파즙 등 가볍게 먹을 수 있는 건강식품으로 공략해야 합니다. 아프리카 역시 식문화가 전혀 다른 먼 나라라고 생각되지만, 농산물 재배를 하지 못해 농산물 수요가 무척 많은 곳입니다.”
㈜미소미코퍼레이션은 당진 농산물 외에도 지역 특성을 살린 고품질 상품을 개발·생산하기 위해 농가와 지속적으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지금은 전 세계가 코로나19 사태로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어 수출품이 한정되어 있지만, 차례로 여러 농산물을 계속해서 다양한 국가에 수출할 예정이다.
“당진에서 시작했지만, 당진시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옆 동네 서산, 태안 등으로 지역을 넓힐 생각입니다. 쌀 소비가 감소하여 과잉공급이 계속되는 만큼 적극적인 해외 진출이 필요합니다. 앞으로도 더욱 엄격한 품질관리와 날카로운 시장 공략으로 더 많은 한국 농산물을 세계에 알리겠습니다.”

㈜미소미코퍼레이션 기업 현황 수출품목 쌀 및 가공식품 수출지역 몽골, 싱가포르, 일본, 잠비아, 이라크, 두바이 국내 농가 대상 컨설팅 내용 수출 관련 인증 상담, 식품 패키지 디자인, 유통망 연계, 해외 시장 조사 및 홍보 등

1) 반입에서부터 선별·계량·품질검사·건조·저장·도정을 거쳐 제품 출하와 판매, 부산물 처리에 이르기까지 미곡의 전 과정을 처리하는 시설을 말한다. 농가의 노동력 부족을 해소하고 관리비용을 절감하며 미곡의 품질향상 및 유통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시설로, Rice Processing Complex를 줄여 간략히 RPC라고도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