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관세정책으로 세계무역기구(WTO) 자유무역 체제가 위협받는 가운데, 우리 정부는 중남미 국가들과의 통상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미·중 관세전쟁 등 무역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을 수출 시장 다변화를 통해 정면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한-멕시코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20주년을 계기로 4월 29일(이하 현지시각)부터 양일간 멕시코 멕시코시티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2025 한·멕시코 파트너십 플러스 위크’를 개최했다. 멕시코는 한국의 제1위 중남미 교역국일 뿐 아니라, 500개 넘는 우리 기업이 투자 진출한 주요 경제 협력국이다. 코트라는 5월 2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중남미 지역 무역투자확대전략회의를 개최하고, 산업협력, 시장 다변화, 공급망 재편 대응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하며 지원방안을 모색했다. 우리 정부는 2023년 11월 브라질과 남미 국가 중 최초로 무역 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를 체결하는 등 산업·통상·에너지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브라질은 인구 2억1200만 명으로, 내수 시장과 인구 규모가 중남미 국가 가운데 가장 크다. 국내총생산(GDP)도 1조9000억달러에 달해, 세계 9위 수준이다. 코트라에 따르면, 2025년 브라질 경제성장률은 2.5%로 전망되며, 수출입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브라질의 12위 수출국, 23위 수입국으로, 2024년 양국 교역액은 126억달러였다. 한국은 전기기기·기계류·차량을 주로 수출하고, 원유·곡물·철광석 등 원자재를 수입한다. 특히 브라질 자동차 시장 규모는 전 세계 6위로, 성장 잠재력이 높다. 현대자동차의 2024년 브라질 판매량은 20만 대 이상으로, 2023년 대비 10% 이상 성장했다. 최근에는 방산 절충 교역 영향으로 특히 항공기 부품 수출이 급증했다. 코트라는 “한국 기업은 공급망 다변화 전략의 일환으로 브라질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는 중남미 국가와 통상협정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 2004년 칠레와 대한민국 역사상 1호 FTA 발효를 시작으로, 2011년 페루, 2013년 콜롬비아, 2018년 코스타리카·엘살바도르·온두라스·니카라과·파나마 등 중미 5개국과 FTA 협정에 정식 서명했다. 2024년 한·중미 FTA 당사국들은 과테말라의 가입의정서에 서명했고, 중미 6개국으로 확대된 협정 발효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이외에도 2023년 10월에는 석유·금·구리 등 천연자원 부국인 에콰도르와 전략적경제협력협정(SECA)을 타결했고, 2024년 8월 파라과이와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를 체결해 통상·산업·에너지 분야 정부 협력 채널을 최초로 구축했다. 그 결과 지난 20년 사이 한-중남미 교역 규모는 2020년 134억달러에서 2023년 549억달러로 4배 이상 증가했고, 한국의 대(對) 중남미 직접투자액은 같은 기간 6억2000만달러에서 97억8000만달러로 약 15배 급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