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지난 12월 9일 항공사 보조금 문제를 둘러싼 무역분쟁에서 미국 상품에 부과한 보복관세를 유예하겠다고 밝혔다. 영국의 이런 결정은 EU의 무역 정책에서 영국의 이탈이 시작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 EU의 무역협정 규정을 벗어나게 되는 만큼, 미국 등과의 양자 무역협정 체결을 서두르고 있다. 영국의 보복관세 유예 조치는 브렉시트 전환기간이 끝나면 즉시 발효된다.
영국은 지난 12월 15일 자국이 의장국을 맡은 2021년 G7 정상회의에 한국을 ‘게스트 국가’로 초청한다고 발표했다. 한국, 인도, 호주 등 3개국을 초청할 예정이며 “공동의 과제와 가치관을 공유할 수 있는 우호국”이라고 설명했다. 2020년 1월 브렉시트를 단행한 영국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참여하기 위해 회원국과 비공식 협의를 거듭하는 등 아시아·태평양 국가와 관계 확대를 서두르고 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2월 10일 캐서린 타이 미 하원 세입위원회 민주당 수석 전문위원을 차기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로 지명했다. 이는 미국 무역 정책 방향에 관한 중요한 신호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타이 수석전문위원이 임명될 경우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NAFTA, WTO 창설, 중국의 WTO 가입 등 1990년대 미국의 정책 경쟁을 겪지 않은 인물이 USTR 대표직을 수행하는 것으로, 무역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WTO 회원국 중 오타와그룹(WTO 개혁 논의를 위한 10여 개 중견국 위주의 소모임) 5개국 대사들은 지난 12월 11일, “WTO 개혁 논의에 미국 등 주요 회원국들의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미국의 리더십 역할을 복원하도록 바이든 신행정부에 촉구했다. 이들 대사는 워싱턴 국제무역협회(WITA) 주최 웹 세미나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분쟁해결절차, 코로나19 팬데믹 대응, 산업보조금, 기후변화 등 WTO에서 다뤄져야 할 개혁 사안들에 대한 오타와 그룹의 의견을 제시했다.
미국은 지난 8월 발표한 ‘바이 아메리칸’ 행정명령(미 정부기관의 필수 의약 및 의료용 조달품을 미국 기업에서 구매하도록 하는 내용)에 따라 WTO 정부조달협정(GPA)의 적용을 받는 품목 중 특정 필수 의약품 및 관련 ‘중요 투입재’를 제외하겠다는 의사를 지난 12월 초 WTO에 통보했다. 타 회원국들은 45일 안에 반대를 제기할 수 있으며, 조율이 안 될 경우 중재절차에 들어가도록 되어 있다. 반면 반대 국가가 없으면 수정안 그대로 효력을 갖게 된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최근 인터뷰에서 “취임 직후에는 코로나19 대응, 미국 경제 재건 등 국내 이슈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한 중국 관세를 재검토하겠다”라고 밝혔다. 중국의 지식재산권 탈취, 덤핑, 불법 보조금 등 불공정한 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정책을 펼칠 것이며 현재 중국과의 협상 테이블에서 활용할 레버리지가 부족한 만큼 동맹국들과의 협력을 위해 관계 개선에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미국 소비자들이 외식 대신 쇼핑에 치중하면서 중국산 제품 수입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초 팬데믹에 따라 중국과의 무역이 감소하고 제조시설은 미국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예상이 빗나갔다. 관세 등 중국산 제품 수입에 제동을 걸었음에도 글로벌 공급망은 미국으로 복귀하지 않고 있으며, 미국이 장기간 팬데믹의 영향을 받으면서 중국의 제조업 지위만 강화되는 모양새다.
코로나19 책임론으로 시작된 중국과 호주의 갈등이 쇠고기, 보리, 와인 등에 이어 석탄으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 관영통신 글로벌타임스는 12월 13일 자에서 “호주산을 제외하면 석탄을 제한 없이 수입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라고 보도했는데 이는 호주산 석탄 수입을 사실상 금지한 것으로 해석된다. 모리슨 호주 총리는 이에 대해 “사실이라면 WTO와 FTA 규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1월 1일 유럽연합(EU)을 완전히 탈퇴하는 영국은 지난 12월 29일 터키의 수도 앙카라에서 터키와 FTA 서명식을 개최했다. 이로써 양국의 무역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토대가 마련됐다. 영-터키 FTA의 내용은 기본적으로 현재의 교역조건을 유지하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간 교역규모는 지난해 기준 252억5,000만 달러로, 이번 협정은 영국이 브렉시트 이후를 위해 맺은 FTA 중에서 일본, 캐나다, 스위스, 노르웨이에 이어 다섯 번째 규모다.
1월 1일 오전 8시부터 한-영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됨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2월 30일 민관 합동 회의를 열고 브렉시트 준비 상황을 최종 점검했다. 이번 최종 점검회의에서 정부와 업계는 브렉시트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브렉시트로 인한 통상 공백에 대비해 2019년 8월 한-영 FTA를 체결했다. 이에 한-EU FTA 체제처럼 한국과 영국 간 모든 공산품 관세가 철폐된다. 자동차, 차부품 등 우리 주력 수출 품목에 대한 무관세 혜택도 유지된다.
미국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이 미국의 베트남 환율에 대한 상계관세 조사 중단을 촉구했다. 현재 미국은 통상법 301조를 활용해 중국, EU에 관세를 부과 중인데 베트남 환율도 조사 중이다. 헤리티지재단은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미국 기업들이 미·중 무역분쟁 때문에 베트남으로 이전하고 있다. 만약 베트남의 환율조작을 이유로 관세를 부과할 경우 상품가격 인상이 예상돼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 소비자가 더욱 큰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RCEP은 중국이 아닌 아세안 국가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협정이다. 이를 통해 아세안이 EU와 비슷한 역내 공급망을 갖추기 위한 발판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중국 제조업체에게 매력적인 아웃소싱 지역으로 거듭날 가능성도 있다. 아세안의 인구는 미국과 EU를 능가하고, 충분한 경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 부소장은 “RCEP을 중국 주도 무역협정으로 설명한다면, 무역협정을 통해 무역 파트너 다변화, 공급망 강화, 경제 및 고용 성장을 집중적으로 추진하는 아시아 국가들의 전반적인 추세를 놓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료: 한국무역협회 통상지원센터 통상보고서(2020. 11.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