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산업이 중국을 제치고 2020년 선박 수주량 세계 1위를 달성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선박 발주량이 줄었는데도 한국 수주 점유율은 42.6%로 최근 10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우리 조선업계의 기술력과 품질로 이루어낸 성과다.
자료 클락슨 리서치(Clarkson Research,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2018년 이후 꾸준히 줄어들어 2019년의 경우 발주량이 2,910만CGT에서 2020년 1,924만CGT로 전년 대비 34%가량 줄어들었다. 반면, 한국의 경우 특히 12월에는 대형 LNG운반선(174k㎥ 이상) 21척 중 21척(100%), VLCC(20만DWT 이상의 초대형 유조선) 6척 중 6척(100%), 대형 컨테이너선(1만2,000TEU 이상) 16척 중 10척(62.5%) 등 고부가가치 선종에서 세계 주요 수주물량을 싹쓸이하다시피 했다.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2021년 글로벌 발주량은 2020년보다 23.7% 증가한 2,380만CGT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선종별로 LNG운반선 320만CGT, 컨테이너선 630만CGT를 예상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2021 해운조선업 전망 보고서>에서 세계 조선 수주가 환경규제, 특히 온실가스 배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수요라는 점에서 효율성과 성능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질 것이며 이로 인해 국내 조선업 수주 역시 호전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기관의 ‘EU 의회의 해운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및 시사점’에 따르면 2020년 9월 유럽연합(EU) 의회는 해운업을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에 포함시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수정안을 표결로 통과시켰다. 2022년 1월부터 거래제 시행을 규정하고 있으며 EU 회원국이 관할하는 해역(EEA)의 모든 항만에 기항하는 5,000GT 이상의 선박들이 대상이다. 2020년부터 시행된 국제해사기구(IMO)의 SOx(황산화물) 규제로 연료비용이 높아진 데다 2022년부터 배출권 비용까지 더해지면 노후선의 조기 폐선이 증가할 전망이다.
또한 2014년 이전 발주 선박을 대상으로 2023년부터 기존선박연비지수(EEXI; Energy Efficiency Existing Ship Index)를 도입하게 되는데 기준을 통과하지 못할 경우 폐선 및 선박교체를 강제할 수 있다. 이와 같이 2022년 유럽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에 이어 2023년 EEXI까지 시행되면 세계적으로 노후선의 폐선 증가와 교체투자 수요는 코로나19 사태로 위축된 조선업계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료: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EU 의회의 해운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및 시사점’ 2020.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