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verview

인간의 상상력으로 탄생해
일상이 된 로봇

손웅희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원장

로봇은 인간의 상상력에서 탄생해 현실의 기술과 제품, 그리고 서비스로 존재한다. 노동력을 대체하고자 했던 생산제조 로봇을 넘어 이제는 인간과 공존하는 서비스 로봇으로 산업전환이 이뤄지고 있으며 메가트렌드와 함께 신시장을 창출해나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는 융합이다. 기술의 융합을 넘어 인간 중심의 현실세계와 가상세계의 융합을 말한다. 기계혁명과 전기혁명이 현실세계였고, 정보혁명이 가상세계의 시작이었다면, 4차 산업혁명은 양쪽 세계가 공존하는 융합세계이며 로봇은 이 융합을 실현시키고 서비스를 완결하는 주체인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기반 기술을 인간의 생체기관과 연결해 생각해보자. 사물인터넷(IoT) 기술은 인간의 오감에 해당해 데이터를 수집하는 역할을 하고, 인공지능(AI)은 전전두엽 역할로 데이터 정보를 분석하고 판단한다. 또한 5세대 이동통신(5G)은 신경망 역할을 통해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달한다. 이러한 정보를 기반으로 내린 판단을 실행하는 것이 로봇의 역할이다. 향후 로봇산업은 디지털전환(DX), 디지털트윈(DT), 메타버스(MV)와 더불어 미래산업을 바꾸어나갈 것이다.

로봇산업의 글로벌 동향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은 로봇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상기하는 계기가 되었다. 과거에는 로봇의 필요성을 이야기할 때 산업경쟁력이나 효율성 위주였다면, 오늘날의 로봇은 생산제조 현장을 넘어 인간과 사회 안전을 위해 그 필요성이 확장되고 있다.
로봇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매년 급격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전 세계 로봇 매출은 연평균 13% 성장하고 있으며, 물류로봇과 협동로봇, 자율주행로봇 등 서비스 로봇을 중심으로 시장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2019년 168억 달러이던 서비스 로봇 매출은 연평균 24%의 증가세를 보이며, 2023년 398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의 모든 산업이 위축되면서 로봇 시장에도 일부 차질이 있었다. 그러나 제조업 및 물류 관련 산업 등 세계경제가 회복되기 시작하면서 로봇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코로나19의 영향에 따른 비대면의 일상화로 다양한 서비스 로봇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다. 의료·국방 등 전문 서비스 로봇과 로봇청소기, 교육용 로봇 등 개인 서비스용 로봇의 연 매출은 22% 증가하며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대기업 또한 앞다퉈 로봇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구글의 경우 로봇 기업과 AI 전문기업을 인수하며 로봇사업을 본격화했으며 아마존은 물류관리에 로봇을 적용해 비용을 9억 달러나 절감하는 성과를 거두자 최근 자율주행배송로봇 기업을 인수, 사업확장을 추진 중이다. 도요타도 웨어러블 로봇을 개발하며 로봇사업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모습을 보인다. 국내 대기업들도 로봇산업 진출을 가속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다양한 로봇을 개발해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CES 2021’에서 청소·서빙·안내 로봇 등을 선보였고, 현대자동차는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하며 e모빌리티와 로봇의 미래시장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다.

로봇산업의 발전

초창기(1910~1960)
최초 로봇 ‘Elektro’ Westinghouse Electric社(1919)
George Devol 최초로 프로그래밍된 로봇 출시(1954)
최초의 로봇공장 및 R&D연구소 Father of Robotics 설립
도입기(1961-1989)
VERSTRAN 최초 상업용 로봇 출시(미국, 1962)
블록을 잡는 Shakey 로봇 출시(스탠포드 대학)
최초 산업용 로봇 PUMA 출시(미국, 1984)
병원에서 약을 배달하는 서비스 로봇 Helpmate 로봇 출시(미국, 1984)
성장기(1990년~)
모듈형 조립로봇 개발(덴마크. Lego社, 1998)
강아지와 유사한 ALBO 개발(일본, 1999)
장애물을 피해가는 Roomba 출시(미국, 2002)
최근 로봇산업
미국, 로봇의 태동국가로 세계 시장 60% 점유
독일, 서비스로봇 중심 개발
프랑스, 정부차원의 과학기술 시스템 구축에 중점
일본, 노인간병 등 서비스 로봇 분야 투자
자료: ‘An overview of current situations of robot industry development’(2018)
규제 개혁 통한 로봇산업의 미래 준비가 필요

향후 미래 로봇 시장은 서비스 로봇이 대세라고 하지만 아직은 제조 로봇에 비해 시장 규모가 미약하다. 그렇다면 서비스 로봇의 시장 진입과 확대를 위해 점검하고 준비해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 기술적 문제도 있겠지만 관련 규제로 인해 실사용을 하지 못하거나, 특성상 여러 환경하에서의 실증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위해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은 ‘로봇규제혁신지원센터’를 구축했다. 유망 로봇 분야의 규제 샌드박스를 지원해 직접 로봇을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그동안 총 15건의 규제 개선 사례를 발굴했고, 이 중 실외 자율주행배송로봇과 무인주차로봇 서비스는 실증으로 이어졌다.
또한 다양한 로봇이 복합적으로 활용되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대규모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도심의 큰 쇼핑센터나 병원 등을 중심으로 물류로봇, 서빙로봇, 방역·순찰로봇, 배송로봇 등이 사용되는 로봇 서비스 환경을 조성하고, 통합 관제시스템과 로봇·통신 기반 데이터를 수집하는 인프라를 조성할 예정이다. 이러한 환경을 집적화한 것이 ‘국가 로봇 테스트필드 사업’이다. 서비스 로봇의 다양한 실제 환경을 모사한 실증시험 환경과 로봇을 중심으로 5G를 통해 다양한 사물과 연결되는 환경을 구축하고, 이를 검증해 제품 상용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성능 검증은 물론 인증평가, 표준개발 등 비즈니스를 위한 지원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로봇산업의 성장은 단지 그 산업의 성장보다 타 산업과 융합될 때 더욱 빛을 발하게 된다. 이미 뿌리·섬유·식음료 분야를 중심으로 제조업의 표준공정모델을 개발해 실증을 추진한 결과 많은 기업의 성공사례를 가져왔고 여타의 다른 산업 분야에서도 로봇 도입 요구가 적극적이다. 로봇산업계가 전반적인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해 더 많은 산업 분야와의 교류와 협력이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