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긴장관계가 좀처럼 완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새해에는 특히 미국의 중국 규제에 대한 중국의 보복조치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중국의 대미 보복조치 단행은 기정사실로, 해당 조치들이 과연 미국의 통상 측면에 어떤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가 최대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중국 당국자들은 최근 몇 년 사이, 자국에 대한 미국의 제재조치에 대응을 예고해왔으며, 실제로 지난해 ‘반외국 제재법(Anti-Foreign Sanctions Law)’을 제정하고, 제재조치를 무력화하기 위해 대항입법을 발효하는 등 대미 보복 역량 강화를 위한 수순을 밟았다.
중국이 주도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1월 1일 발효됐다. 전문가들은 RCEP이 15개 회원국 간 관세를 90% 이상 폐지하면서 역내 무역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일부 전문가는 중국이 이를 통해 아·태 지역 무역 규정을 설정하는 데 더욱 뚜렷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싱가포르 경영대학교의 헨리 가오 법학 부교수는 RCEP 발효가 미국이 전략을 재고하여 아·태 지역에 복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번 협정으로 중국은 역내 공급망을 구성하는 동남아시아 국가 제조시설에 부품 공급 경쟁력을 확보하고 일본 및 한국과의 무역증진 효과도 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무역 전문가들은 유연한 원산지 규정이 동 협정에서 가장 특징적인 내용이라고 언급했다.
세실리아 말스트롬 전 유럽연합(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이 EU도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가입해야 하고, 미국도 함께 가입할 수 있도록 설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비상임 선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인 말스트롬 전 집행위원은 최근 PIIE 기고 논문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EU는 이미 CPTPP 회원국 대부분과 무역협정이 체결돼 있는 상태”이나 만일 “FTA(즉 CPTPP)에 가입한다면 이들 무역상대국에게 EU의 글로벌 무역규범 강화 의지를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국가지식재산권국(National Intellectual Property Administration)이 세계무역기구(WTO) 및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 등 지식재산 관련 국제기구에 대한 참여와 혁신 등을 강조한 ‘지식재산권(IP) 보호제도 개혁방안’을 1월 4일 발표했다. 이번 개혁방안은 지난해 10월 중국 국무원이 발표한 ‘국가지식재산 보호 및 활용’을 위한 5개년 계획에 따라 작성된 것으로, 중국 당국은 지난해 3월 제14차 5개년 계획을 발표한 이후 동 계획에 따른 분야별 정책 목표를 제시한 문건을 순차적으로 발표해왔다. 이날 발표한 ‘IP 보호제도 개혁방안’은 7개 섹션, 총 115개 항으로 구성돼 있으며, 각 항은 중국 지식재산권법원·공업정보화부(MIIT)·과학기술부·농무부·상무부 등 주요 정부 부처 및 기관에 대한 관련 지침을 담고 있다.
코로나19로 운송 지연과 부품 부족 등 글로벌 경제 곳곳이 마비됐다. 그러나 이보다 기후변화가 더욱 오래 지속되는 공급망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하는 보고도 나오고 있다. 미국 MIT 경영전문대학원 지속가능성 프로그램(Sustainability Initiative)의 제이슨 제이 국장은 기후변화로 각기 다른 시간에 여러 장소에서 개별적인 위기가 발생해 공급망 내 여러 부분에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지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작년 한 해 동안 미국과 중국, 영국 등 세계 곳곳에서 발생한 허리케인과 태풍, 홍수 등 자연재해를 보면 글로벌 무역이 단순히 보건 위기에만 직면한 것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 지구 온난화가 진행될수록 자연재해는 더욱 빈번하고 심각해지면서 예기치 못한 경제 혼란을 초래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EU 간 무역기술위원회(TTC) 차기 회의가 오는 5월경 열릴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양측은 이번 회의에서 쉬운 목표부터 공략해 조기에 성과를 달성할 수 있도록 논의를 추진할 것이라고 대서양양안기업협의회(TABC)의 바트 고든 국장은 밝혔다. 미 민주당 하원의원 출신의 고든 국장은 최근 <인사이드 유에스 트레이드>지와의 인터뷰에서 “TTC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 대한 대서양 양안 간 대화가 시작됐다”면서, 신의 구축 차원뿐만 아니라 쉬운 목표를 중심으로 조기에 성과를 달성하겠다는 진심 어린 의지가 있는 만큼, 차기 회의가 “매우 중요한 자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사태 악화로 경제 압박이 심화되는 가운데 중국 정부는 무역을 안정화하기 위한 정책 강화를 약속했다.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중국은 국경 간 전자상거래를 위한 수입 소매 상품 목록을 최적화하고 소비재 수입을 늘리기 위해 수입품 범주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중국 정부는 안정적인 무역 공급망을 확보하고 금융기관이 소규모 무역업체에 지원을 확대하도록 장려할 계획이다. 특히 가이드라인에서는 중국이 무역기업의 환율 위험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위안화 환율의 안정적인 균형 수준 유지 방침을 재확인했다.
영국의 포스트 코로나19 경기회복세가 EU 회원국에 비해 느린 속도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2021년 3분기 중국이 독일을 제치고 영국의 최대 교역상대국에 등극했다. 브렉시트 이후 2021년 1월 영국의 전월 대비 대(對)EU 수출은 45%, 수입은 33% 감소하는 등 양자교역이 급감하고, 작년 3분기 영국 국내총생산(GDP)도 200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영국은 EU 회원국 자격으로 체결한 무역협정 승계에 60여 개국과 합의하고, 최근 호주와 무역협정을 타결하는 등 교역조건 유지 및 자유무역 지형 확대 노력에도 불구, 브렉시트와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영국중소기업연합(FSB)에 따르면 브렉시트 이후 교역조건 변경으로 많은 영국 중소기업이 EU 수출을 축소·중지하거나 무역협정 체결국으로 전환하고 있다.
인도와 영국이 1월 13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협상을 공식적으로 시작했다고 ANI통신 등 인도 언론과 외신이 보도했다. 피유시 고얄(Piyush Goyal) 인도 상공부 장관은 이날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앤-마리 트리벨리언 영국 통상장관과 회담하고 양국 간 FTA 협상 개시를 선언했다. 고얄 장관은 “이 협정은 관광·기술·스타트업·교육·기후변화 등의 협력을 확대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리벨리언 장관도 양측이 번영하며 동반자 관계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잡아야 할 기회라고 화답했다. 양측은 올해 말까지 이번 협상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며 ‘조기 성과’나 좁은 범위의 잠정 협정 도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이 지난해 ‘코로나 특수’에 따른 가구 및 가전 등 소비재 수출이 급증하면서 사상 최대 규모의 무역흑자를 달성했다. 1월 14일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중국은 작년 한 해 6,762억 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으며, 12월 월간 무역수지 흑자도 종전 기록인 845억 달러(10월)보다 급증한 945억 달러를 달성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국은 최근 몇 년간 자립경제 구축 및 대외의존도 축소 기조하에 국내 제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소비자보다는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는 팬데믹 대응전략을 실행해왔다. 반면 서방국 정부들은 재난지원금 등을 통한 소비자 지원에 초점을 맞췄고 이는 곧 중국산 제품 구매 증가로 이어졌다.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 기술기업과 미국 기업의 거래 조사를 강화하면서, 중국 전자상거래 대기업 알리바바의 클라우드 사업이 미국 국가안보 위험에 해당하는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조사는 알리바바가 미국 민간인의 개인정보와 지식재산 등을 저장하는 방식과 중국 정부의 동 정보 접근 가능 여부를 중점적으로 검토하며, 당국은 중국 정부가 미국 이용자의 알리바바 클라우드 저장 데이터 접근을 방해할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미국 규제 당국은 알리바바에 클라우드 사업 위험을 완화하도록 강제하거나 자국 및 해외에서 미국 시민의 동 서비스 사용을 금지할 수 있다.
캐서린 타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전 세계 무역정책 입안자들이 코로나19 이전의 무역시스템 재건보다 탄력적이고 지속 가능하며, 높아진 생활수준을 지탱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타이 대표는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에서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겠다는 생각을 경계하며, 지난 2년간의 경험을 통해 더 나은 시스템을 구상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공급망 강화 및 다변화가 이러한 방향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